7월 28일 화요일. 이탈리아 로마. 

열악한 숙소ㅋㅋㅋ 뭔가 참 덥고.. 2층은 흔들거리고.

  27일에 도착해서 한 거라고는 밥사고 숙소에 박혀서 우울해 있던 거밖에 없네요. 숙소가 너무 열악해. 첫날이지만 뭐.. 더욱 우울할 수밖에 없었던 게 취리히-빈 구간의 열차를 예약하지 못해서. 여기 와서 예약해야하는 구간이었는데 표가 없다고 그러니까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걸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스위스 가서 생각하자.. 하고 일단 미뤄뒀다.

 
  이탈리아는 참 덥다.... 햇볕이 날 구워 삶을만큼 뜨거웠다. 그나마 그늘은 낫지만 그늘 자체가 많을리가... 아침부터 난 날씨에 지쳐서 콜로세움도 포로 로마노도 안들어갔다. 그래도 도시 전체가 유적같아서 그런가 난 괜찮았다. 돌다보면 별로 아쉽지도 않았다. 역사에 별로 관심도 없는 자의 여행은 이렇습니다. 날씨만 좀 더 서늘하면 좋으련만.


  관광지답게 사람이 정말 많고, 호객꾼도 엄청 많다. 가만히 서서 분장하고 있는 사람도, 로마의 병사로 분장하고 사진을 찍고 돈받는 사람도 참 많았다. 장사꾼들의 천국 같아 보이는 그런 곳. 그에 비해 식당은 눈에 잘 안띄어서 의외였다. 유적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았다.


  콜로세움에서 걷고 걷다 보니 예상치 않게 트레비 분수 도착. 시원해보이는 분수였다. 하지만 이 땐 이미 난 죽어있었어... 관심도 없이 아, 트레비네. 이러고 봤다. 실제로 보니 그렇게 크지 않았다.



  물을 사고 나서 식당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트레비 근처의 Al Picchio 라는 식당.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짜.

  이 땐 잘 몰랐는데 이탈리아 음식은 짜다. 정말 짜다... 더운 지방이라서 그런가? 나 짠거 잘 먹는데 여기선 진짜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여튼 이 식당에서 시킨 건 햄이 올려진 피자와 뽀모도로. 피자에서 햄을 걷어내고 먹어야 했다. 너무 자서 햄을 손댈 수도 없었다. 뽀모도로는 그나마 토마토때문에 약간 나았지만... 맛 없는건 아닌데 짜서 못먹는 음식이었다.

  이탈리아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걸 고르라면 당연히 젤라또가 아닐까! 으으응 달콤시원하고 맛있어서 좋다. 청량한 느낌이 든다. 쫀득쫀득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막 청량하다. 오늘 들어간 가게의 청년은 "아가씨 빨리빨리 많이많이 골라"를 한국어로 남발했다... 당황스러웠다... 근데 생긴게 카사비안의 써지 닮았어. 써지가 음식을 권유하네.. 이러면서 젤라또를 샀었다. 어쨌거나 맛잇었음.


  걷다가 보니 또 트리톤 분수까지 갔다. 트레비를 본 뒤라 더욱 시시했다. 이거 진짜 작다. 이 앞에서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길을 물어봄. 야 왜 하고 많은 사람 두고 동양인한테 물어보니...? 그나마 트레비 물어보길래 왔던 길 더듬어서 알려줌. 잘 찾았을까ㅋㅋㅋ

  더 돌아볼까 하다가 내 체력이 바닥나서 포기할 수박에 없었다. 너무 덥고 피곤하고 지쳤어. 오는 길에 떼르미니 역에서 콜라 하나 사왔는데 이건 은자가 값을 치렀다. 감사합니다. 더위에 약한 나라 죄송합니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2유로
              엽서 1
              물 1.20유로
              파스타 7.90유로, 피자 8.30유로. (각자 팁까지 9.20유로)
              젤라또 5유로

총 금액: 18.40유로
* 백년동안 업데이트 할 예정인 유럽 여행기를 다시 기억해내고 시작...
* 처음에 쓰는 걸 까먹었는데 사진들은 내가 찍은 거 + 은자가 찍은거 섞여 있음... 한 폴더에 넣어놔서 구분 못하겠고 하면서 쓰기 헷갈리니^.^ 은자 미안... 사랑해 알지? 모르면 말고ㅡㅡ

7월 27일 월요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게 유레일 예약했던 표. 나머지도 이런 식이다. 잘 보면 차 번호랑 쿠셋 번호가 적혀있다.

  베네치아. 시간이 촉박해서 혼났다. 도착하고 나서 짐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나니 벌써 오전 열한시. 짐보관소에 줄이 꽤 길었는데.. 기다리면서 엄청 커다란 아이를 봤다. 농담이 아니고(...) 아무리 봐도 얼굴은 초등학교 6학년 생 정도인데, 엄마랑 형 둘다 체구가 크더라. 엄마는 나 다섯개 들어갈 거 같은 덩치셨고(나는 결코 작지 않다), 애는... 팔다리 보니까 우왕ㅋ 너는 조금만 있으면 190은 그냥 넘을듯ㅋ 이런 기분이... 그냥 애기 체형에 키가 나보다 컸다. 170 넘었던 듯.


  아무튼 짐 맡기고 로마가는 기차를 예약함. 우리가 타고 로마로 이동할 기차는 오후 2시 43분 것이었다. 으익 세시간 반정도밖에 없잖아...!

  시간이 너무 없어서 급한 마음을 가지고 바로 바포레또를 타고 싼 마르코 광장으로 출발했다.  한 번 타는데 6.5유로나 하는 바포레또. 그래도 물위의 도시를 구경하는 데에는 바포레또가 저렴한 편이다. 곤돌라는 운치있지만 비쌉니다. 시간도 얼마 없어서 선택권도 없었고...

바포레또 승차권. 그냥 코팅된 종이카드고 반납할 필요도 없다.

바포레또 승착장에서 찍은 거

건너편 바포레또. 사람이 바글바글.

역마다 이렇게 이름이 쓰여 있다.

  베네치아는 프랑스와 달리 날씨가 꽤 덥고 햇살이 따가워서 모자가 간절했다. 물론 저는 모자가 어울린 적이 없는 여자이므로 가져갈 생각도 안한 물품입니다.

  바포레또를 타고 보는 베네찌아 풍경은 꽤 좋았다. 청량하고 그랬다. 물이 깨끗하단 생각은 안들었지만서두 바다니까 뭔가 쾌청하구... 그리구 건물들이 다 물에 잠길듯 말듯하니 있어서 아 얘네 여름에 비오면 큰일이겠다 이런생각이 막 들구ㅋㅋㅋㅋ 그렇잖아도 홍수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고는 하는데. 글쎄?



  싼 마르코 광장엔 사람이 득시글. 이렇게 사람많은 데는 처음인 것 같았다. 건물들도 특색있고 좋았지만, 유리 공예품과 가면들이 특이하고 예뻤다. 독특해서 기념품 사기 좋은 듯. 유리공예품은 보관때문에 못샀고 가면 관련해서 열쇠고리 기념품을 샀다. 흔하지만 예쁘다. 베네찌아만 온 거라면 가면이라던가 유리공예품을 사갔을 것 같다.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 빵의 피자는 너무 짰다. 하지만 젤라또는 엄청 맛있었다. 아 이때 알았어야 했다. 이탈리아의 음식은 짜고, 젤라또만이 진리임을. 하지만 곧 경험으로 알게 되는걸.

   곤돌라니 뭐니 구경하다가 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 길을 잃어서(..) 미칠뻔. 미로같은 동네다. 지도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모저모 엄청 헤매고 뛰어다녔다. 차 놓칠까봐 쫄았다. 결국 어떻게 승착장 찾아서 바포레또 탐...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와보면 좋지 않을까...



  이탈리아 로마로 가는 기차는 그냥저냥 쾌적한 편이었다. 예약비 10유로 든것 빼고는 유레일 패스 덕에 따로 돈도 안들고 괜찮았다.

  저녁 때 도착한 로마 첫인상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도미토리 룸의 불편함과 길거리의 더러움은  마이너스 인상. 세탁소에 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고... 슈퍼마켓에서 사온 샐러드는 기가 막히게 맛이 없었고.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 마자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엄청 했다. 처음 방에 도착했을 때 옆방의 남자애가 클럽가자고 그랬는데 은자나 나나 피곤에 쩔어서 거절함. 일단은 관광부터 해야지 클럽부터 가면 쓰겠어요... 하지만 이 날이 클럽 레이디 데이날이었다고. ㅡㅡ망했네 망했어.

  이러저러한 걱정 속에서 이탈리아 첫날을 맞이했다.

  아놔 점점 대충 쓰고 있어.. 아직 두 번째 나라도 안갔다는 사실이 호러... 작년 여행기라는 사실도 호러...

소비금액: 유인 물품 보관소 4유로
              바포레또 2번 13유로
              기념품 열쇠고리 다섯개 정도.. 10유로
              점심 피자빵 2.8유로
              젤라또 2.5유로
              이탈리아 기차 10유로
              엽서 10유로

총 금액: 43.1유로

(사실 샐러드 값이니 뭐니 그런건 안적어 놔서 모르겠다...)
6월 30일 수요일. 스웨덴 가는 날. 도착 예정은 6시 25분 하지만...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스웨덴 가는 날. 회사 다니면서 내가 해외 갈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급하게 사고를 쳐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이 만도 디아오 보러 스웨덴 간다고 했을 때도 ㅇㅇ호... 이랬는데 갑자기 급 가고 싶어져서-_-; 표를 막 알아보고 하루만에 표 사고 해서... 거의 열흘간 준비한 여행. 말이 열흘이지 막상 준비한 시간은 4, 5일 정도?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굳이 고른 건 아니고 그 때 남아있는 표가 이거 밖에 없었다. 표를 구하고 항공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물먹을 줄은 이 때는 몰랐다. 한 마디로 예정은 오후 6시 25분 스톡홀름 도착이었지만, 실제로 이 날 나는.... 아 눈물이 앞을 가려.

  어쨌든 당일. 한국에서는 비가 왔다. 비행기 못뜨는거 아냐 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공항 가니 비도 좀 멎었고, 항공기들도 잘 뜨는 듯 해서 안심했다. 아에로 플로트 쪽으로 가서 표를 발급받았는데,


  나는 모스크바 경유라서 표를 두 개 받아야 하는데 하나만 주는 거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이랑 코드쉐어 하는 비행기라 나머지는 그 쪽 가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여기서부터 좀 불안하긴 했어...-_- 내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좀 불안했는데... 어쨌든 아 네 그러고 표 받고 짐 부치고 다 함.


  그리고 나서 공항에서 대기 하는데... 난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안되는데 왜 비행기가 딜레이 되고 난리... 30분이나 딜레이. 불안감이 증폭하는 가운데 비행기를 탐...

삼계탕 고기 같은 저 고기는 생각보다 맛있음. 회는 패스. 브라우니 매우 달음.

만두 느끼...하지만 서너개는 먹음. 햄은 맛이 없어서 야채만 쏙쏙.

  비행 시간은 모스크바까지 8시간이 약간 넘는 정도.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 까지는 딱 두시간이다. 모스크바까지 가는 동안 기내식을 두 번 먹음. 점심이랑 점심...인가..? 첫번째 기내식은 선택권이 없었고 두 번째껀 만두랑 햄버그 중에 선택할 수 있었음. 약간 느끼했다... 맛은 뭐 그냥저냥한 기내식 맛. 첫번째 기내식에서의 회는 먹지 못했다. 붉은 살 생선회 싫어해...

  아에로 플로트 비행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탔던 케세이 퍼시픽은 자는데 너무 불편한 의자였는데 여기 의자는 상대적으로 편했다. 비행기가 신식인 건 좋았는데 8시간을 버틸 수 있는 컨텐츠는 케세이 퍼시픽 쪽이 월등하게 좋았다. 우리나라 TV컨텐츠도 있었고, 우리나라 영화도 꽤 있었는데 여기는 우리나라 영화 하나 뿐이고... 영화 갯수도 훨씬 적었음. 컨텐츠를 채우는 게 앞으로 도움이 될 듯...

퐁퐁 걸을 수 있을 거 같은 구름

  그렇게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을 땐 원래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연된 시간이었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환승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와 미친 사람들 내리는 시간도 길었고, 내리고 보니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어서 도저히 앞으로 빠지질 않는 거라. 트랜스퍼 트랜짓 분리해서 내보내는 것도 안하고 한참을 안하고 줄은 줄대로 길고; 게다가 직원은 두 명 뿐.

   사람들 줄이 진짜 길었는데 염치불구하고 막 앞에가서... 그때가 5시 55분 이었다. 내가 비행기 타야 할 시간은 20분이었음... 직원한테 나 늦었다 나 비행기 타야한다고 하니까 하는 말은 무조건 wait here뿐이었다. 내가 다섯번인가를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그것 뿐... 막 전화 어딘가로 하고 길게길게 답변 듣더니만 왜 나한테 하는 말은 단 두마디냐고-_- 그것도 계속 두들겨대야지 그 말을 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가서 일단 비행기는 놓쳤고 나는 너무 패닉이고-_- 내 짐이며 숙소며 어쩌나 이러고 거의 울거 같이 됐는데... 주변에 한국인 관광객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날 막 챙겨주심.. 내가 한국의 정을 이런데서 느끼다니ㅡㅡ 빵이랑 물도 주시고.. 나 거진줄 알았다. 근데 감사했음 진짜로... 은자한테 문자 보내서 막 물어보기도 하고 진짜.. 패닉이었는데... 나중엔 그나마 여유를 찾아서 한국 분들이랑 이야기 하고.. 터키 가시는 어떤 학생이신 군인ㅋㅋㅋ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그랬음.

  한참 기다리고 나니까 한시간 쯤 지나고 나서야 설명을 해주더라. 너는 이미 비행기를 놓쳤고, 그렇기 때문에 아에로 플로트 쪽에서 호텔방을 마련해 주겠다. 내일 아침 일찍 스톡홀름 행 비행기가 있으니 그걸 타고 가면 된다... 야이... 호텔이고 나발이고 날 스톡홀름으로 보내줘 이것들아...ㅜㅜ

  게다가 난 무비자 입국이라고; 내 주변 한국인 관광객 분들도 그랬지만... 무비자 입국은 도망갈까봐-_- 감시원이 붙는다. 호텔까지 가는 것도 그쪽에서 버스 해줘서 감시원 붙어서 타고, 호텔에서도 방문 앞에 감시카메라 있고 복도에 감시원 있고 호텔 방 안에서 나오질 못함. 일처리도 진짜 어지간히 느려서 호텔에 갔을 때가 8시 다되서였고, 호텔에서도 한참 수속이 걸려서 내가 호텔 방에 들어갔을 때의 시간은 9시 반이 넘어서였다. 이게 무슨 개고생이여...

한국 분들이 챙겨주셨던 빵이랑 음료수.

호텔 방 풍경. 트윈 베드가 두개나 있다... 편하긴 한데.. 맘이 안편하고 난 여분 옷도 칫솔도 없어...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1층 풍경. 난 나갈 수도 없다...

10시 반에 저녁 식사라고 나온 거. 저 튀김 안엔 이상한 닭고기가. 샐러드는 해산물 샐러드인데 한 입 먹고 안 먹음.
식욕도 없는데 맛도 더럽게 없어서 거의 안먹었다.

  아에로 플로트에서 돈 내준 거였지만 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어서 진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방이 공짜고 뭐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나쁜놈들아 나를 스톡홀름으로 보내달라고ㅡㅜ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나만 잇는게 아니라 다른 외국인도 둘이나 있고, 심지어 독일 커플은 방도 못받고... 어떤 한국 남자분도 숙소 방 없다고 방을 안줘서 공항에서 밤을 새야했다...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거였음...

  방에 혼자 있고 아무리 편하다 한들 쉽게 잠이 오지 않았고, 계속 한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 하면서 잤다. 마음껏 씻을 수 있다는 것만이 위안... 그나마도 갈아입을 옷은 없었지만-_- 여행 다니면서 씻는게 나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날씨랑 씻는거. 샴푸랑 그런건 다 있었는데 칫솔이랑 치약은 호텔방에 없었다. 칫솔은 가지고 있었는데 치약은 다른데 놔둬서... 식사때 나온 소금으로 이빨을 닦음. 비참 뿐이야...

7월 1일 목요일.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으로.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도 일찍 깼다. 네시 반 쯤....? 또 일어나자 마자 씻고... 준비하고 있으니 감시원들이 식사하라고 부름. 6시 반에 식사를 하고, 7시에 다시 작은 봉고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송되었다. 이 때 아침에 어떤 한국 남자분 만났는데 그분이랑 진짜 서러움의 공감을 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분도 보딩 한시간이었는데 나와 똑같이 웨이트 히어만 들었다고 미친 직원들이라고ㅋㅋㅋㅋㅋㅋ 아놔 진짜 둘이서 러시아 저주를 한바가지 함ㅋㅋㅋㅋㅋㅋ 웃긴게 같은 상황인 사람을 만나니까 그나마 서로의 불행을 털어놓고 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

비행기 확인. 내가 타는 건 SU219.

아침이라 한적했던 게이트 입구.

표... 흑흑 내가 널 받으려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니.
원래 나는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이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표가 바뀌어서 다시 아에로 플로트 이용.
작은 비행기라 뭐... 시설이 엄청 좋진 않고 그럭저럭 했다.

아침 기내식. 이미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상태라 끼적끼적 먹다 말음.

  모스크바에서 아침 8시 50분 비행기 타고 아침 8시 50분에 스웨덴 도착했다. 시차가 두 시간이라서 두 시간 비행하니 쎔쎔ㅋㅋㅋ 왠지 시간 절약한 기분이네요.

  입국 심사하는데 좀 웃겼다. 숙소 예약한 바우처랑 입국날짜가 다르니까 입국심사 직원이 "날짜가 다른데...?" 내가 비행기 딜레이되서 고생함ㅜㅜ 이랬더니 동정의 시선을 보내줌. 그 다음 질문이 "근데 너 4일 머무르는데 나머지 날은 어디서 자?" 그래서 내가 보랭예에서 하는 페스티벌 간다고... 하니까 "거기 숙소는 어딘데?" 나의 답은 "없어... 나 거기서 안 잘거야" 그랬더니 ㅇ_ㅇ... 이런 눈으로 날 바라봄. 나도 알어 더이상 말하지마... 니가 뭘알아...

  짐 찾는 게 좀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비행기를 놓친 경우 짐이 먼저 출발하면 공항에서 맡아두거나 한다고. 나 같은 경우는 짐이 나와 같이 스탑되어서 같은 날 보내짐. 무사히 짐 옮겨지는 벨트에서 내 짐을 찾고 나니 그제야 안심이 됐다. 화장실 안에서 옷도 다 갈아입고 세수도 깔끔히 하고 그랬다. 사람이 없는 화상실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함ㅋㅋㅋ 민폐를 끼친 건 아니라구요!

  스톡홀름 시내까지 갈 땐 버스를 타도 되고 알란다 익스프레스라고 기차를 타도 되는데,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타면 20분이면 간다. 이미 이 때 내 상태는 돈보다 시간..! 이 상태였기에 미련없이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탔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표. 240 크로나. 둘이 사면 더 싼 게 있는데 난 혼자니까...ㅋㅋㅋ
학생용도 있는데 그건 매표소 가서 끊어야 함. 나는 그냥 기계에서 생각없이 끊음...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는 곳. 동굴같고 한적하고 그랬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내부. 그냥 지하철 같음ㅋㅋ

이런 시골길을 지나지나 스톡홀름 중앙역으로 갔습니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며 느꼈던 건 내게 기차 역방향의 저주가 걸려있다는 거. 아, 이쪽으로 왔으니 역방향은 이쪽이 아니겠지 하면서 탔는데 기차가 거꾸로 출발.... ㅎㅎ...

SL카드. 그냥 톡 찍으면됨ㅋㅋ 학생용은 보라색이었던 거 같다.

  스톡홀름 시티 도착해서는 Pressbyran 편의점 가서 SL카드를 샀다. 스톡홀름 내의 편의점은 Pressbyran과 세븐 일레븐이 대세. 스톡홀름 여행할 때에는 사람들이 교통편 무료+여러가지 관광할 곳 무료인 스톡홀름 카드를 많이 끊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고, 들어갈 곳이 별로 많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교통권만 된 SL카드를 삼. 1일 SL카드는 성인 100크로나. 19살이라고 할 걸.... 어차피 신분증 확인은 거의 안한다.

  내가 묵을 숙소는 Crafoord Place. 그냥 호스텔 월드 이런데서 평점 높은 데 아무데나 고름(...) 중앙역에서 버스로 세, 네 정거장 정도. 걸어도 무리 없는 거리인데 처음이라 잘 모르니까 그냥 버스를 탔다.


  이런 식의 버스 내부. 우리나라 버스보다 약간 더 크고, 중간엔 유모차를 놓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리는 문은 가운데와 뒤쪽 문 하나. 버스에 따라서 내릴 때 버튼을 눌러줘야 문이 열리는 버스가 있다.

  버스를 탄 건 좋은데 역방향을 탔어(...) 후후.. 초행길 길치니까요... 아 지도는 스톡홀름 내에서도 구할 수 있긴 한데 나는 그냥 구글지도를 작게 뽑아서 이어붙여 가져감. 내가 길치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상세 지도가 필요했다. 여튼 역방향 타고 가다 세르겔 광장에서 내려서 그냥 걸어서 가기로 함. 그렇게 멀진 않았고 다 좋았는데 가는 길에 동양인은 나 뿐이었다. 사람들이 진짜 다 한번씩 쳐다봐서 기분이 묘했다. 특히 애들은 대놓고 쳐다보고... 그래 신기하니...
 
  숙소 와보니 이미 이틀째 숙박비는 결제완료된거라 환불이 안되고 눈물이 남ㅋㅋㅋㅋ 직원이 왜 연락안해줬니 그러는데, 내가 딜레이되서 공항에 갇혀있었어... 했더니만 그냥 날 동정하는데 그렇다고 돈주는건 없었다. 동정할 거면 돈을 주라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린넨 빌리는 데는 또 돈이 따로 들고, 아무튼 숙소는 이런 식이었다. 깔끔하고 조용한 숙소였다. 내가 숙소 다니면서 이렇게 깨끗한 호스텔은 독일 이후로 처음. 가구나 베개 이런 건 당연하다는 듯이 이케아ㅋㅋㅋㅋㅋ 4인 룸이었는데 내가 갔을 때 내 방엔 나밖에 없었다; 밤에 여성 여행자 한 분이 오시긴 했는데 나 잘때 오고 해서 아침에만 잠깐 인사함.

숙소쪽에서 본 시내. 숙소가 약간 고지대였음.

생각보다는 밋밋했던 길. 심심했다 건물들이.

  숙소와서 짐 풀고 정리하고 그러니 열두시 쯤이었다. 몸이 약간 피곤하긴 했는데 악으로 일정을 다 소화하기로 마음먹음. 먼저 시청사 쪽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스톡홀름은 버스가 진짜 잘 되어 있어서 정류장에 붙은 버스 시간표대로 버스가 딱딱 온다. 그리고 상세하게 다니려면 버스 쪽이 월등하게 편함. 노선도 같은 것도 잘 붙어있긴 한데, 인터넷에서도 SL홈페이지에 가면 다 확인할 수 있음. 자기가 출발지랑 목적지 입력하면 시간이랑 날짜 맞춰서 노선도 알려준다. 한국에서 미리 다 알아감.

정류장에 이런 식으로 버스 시간표가 다 붙어있다. 그리고 정말 저대로 온다.

이건 정류장에 따라 다른데 이런 식으로 버스가 몇 분 후에 온다고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긴 함.

어디서 3번을 타야 하나 날 헷갈리게 만들었던 Tegelbacken 정류장.

  숙소 근처 정류장인 Tegnergatan역에서 에서 53번 버스를 타고 Tegelbacken에서 내렸고, 다시 3번 버스로 환승해서 한 정거장 걸려서 Stadshuset에서 내리면 시청사. 내리면 바로 앞이 시청사 건물이다. 시청사는 내부를 보려면 투어신청을 해야만 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다. 나는 1시 투어를 신청했는데, 기한 지난 국제학생증을 내밀었는데도(...) 학생 요금으로 관광할 수 있었음. 60크로나. 신청해 놓고 남는 시간에 시청사 외부 관광을 조금 했다.

으으 탑이 너무 높아...


시청사 투어 가격.

  시청사는 외부는 심심하고 내부를 봐야지 재미있었다. 영어 가이드 들었는데 어렵지 않은 영어라서 알아먹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노벨상 만찬 회장으로 이용되는 블루홀이랑,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된 무도회장, 황금의 방, 바이킹 양식의 목조천장이 있는 회의장, 프레스크화로 장식 된 왕자의 갤러리를 구경. 투어 시간은 45분 정도.

  블루 홀 들어갔을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블루 홀이 왜 블루 홀인가 했더니 처음에 블루로 장식할 예정이었어서서ㅋㅋㅋㅋ 그런데 하늘을 보이게 하고, 그런 식으로 바뀌면서 블루 자체는 벽에 있는 약간의 장식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탑의 위치도 예정했던 것보다 높아졌는데... 그건 그때 덴마크에 무슨 탑이 생겼는데 예정된 탑보다 높아서ㅋㅋㅋㅋㅋ 덴마크 탑보다 1미터 올렸다고. 그리고 천장은 원래 다 유리로 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기둥을 세워야 해서.. 그건 포기하고 약간 드러내는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

블루홀에서 블루가 남은 곳이라곤 왼쪽에 있는 하얀 기둥쪽에 있는 블루 선...


그냥 이동 중. 별로 신기한 것은 없었다.


  블루 홀을 보고 기억이 잘 안나는(..) 작았던 방을 지나 회의장으로 갔다. 실제로 지금도 쓰이는 회의장인데 천장 장식이 목조로 이뤄져 있고 약간 특이했다. 여기서 설명 많이 들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고... 인상적인 건 사람들 시간에 맞춰서 회의한다고. 풀타임 정치인이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어서 밤 시간 쯤에 회의를 한다고 했다.

사실 특이한 건 이보다는 천장.


  회의장을 보고는 탑 아래 쪽으로 가서 약간 설명 들었음. 별 건 아니고 이 탑이 왜 덴마크의 탑보다 높은지...ㅋㅋㅋ

탑 천장. 높음. 매우 높음.

옆쪽에 있던 장식물... 의미 있었는데 물론 까먹음.


   탑 설명 듣고나서는 사진을 찍을 때 플래쉬를 터트리지 말아달라는 왕자의 갤러리로 이동. 무슨 왕자였더라.. 아무튼 이 나라 왕자가 만든 갤러리인데, 왕자면서 아티스트였다고. 이방에 있는 커다란 프레스크 화를 왕자 혼자서 2년인가... 3년인가 걸쳐서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칭찬했지만 왕자 자신은 그 칭찬이 자기가 진짜 훌륭한 예술가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아니면 왕자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3년에 걸쳐서 또다시 작업해서 완성한 게 이 방이라고. 대단하다 이걸 혼자 하고 있게...

프레스크 화. 가까이서 보면 되게 섬세함ㅋㅋㅋ 단순한 그림이긴 하지만...


  그리고 나서 또 이것저것 보면서 이동. 시청사 꾸미는데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여자 예술가는 한 명 뿐이라고 한다. 커튼 짜는 사람이었는데... 회의장 커튼도 그 여자가 짰고, 뭐 무슨 커튼도... 그랬다나 뭐라나.

이거 무슨 도큐멘트 함이라고 했나...? 서류함인가 그랬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노벨상 시상식때 무도회장으로 쓰이는 황금의 방. 벽에 네모네모난 반짝이는 돌들이 붙어서 그림을 만들어 내는데 진짜 황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특수처리 되어서ㅋㅋㅋㅋ 떼서 황금을 건지긴 어려울 거라고 가이드가 그랬다.

무도회장이라고 넓음.

화려하다.. 진짜 금이니까.

솔직히 이 벽화는 나도 좀 징그러웠다.

  저 벽화를 그린 예술가가 진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저 벽화에 그려진 게 무슨 여왕인데(...) 머리를 메두사처럼 그려놓지를 않나, 여왕인데 여성스럽지 않게 해놨다고 욕먹었다고. 예술가의 변은 이 여왕이라는 사람이 동과 서를 화하게 하는 강한 존재였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강조한 거라고 그랬다. 왼쪽 아래에 있는 부분은 서양의 모습, 오른쪽 아래의 모습은 동양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뭐 썩... 아 그리고 여왕의 무릎에 있는건 스톡홀름이랬나 아무튼 스웨덴의 모습. 보호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듯 싶었다.

  황금 방 설명 들으면서 웃겼던 게 이 예술가가 일을 느릿느릿하다가 급하게 하느라고ㅋㅋㅋㅋ 벽화 실수를 꽤 했다고 한다. 모자 씌워야하는 인물에 안씌운다던가 뭐 그런거... 그래 급하게 하면 안된다니까.

  이렇게 시청사 관광을 끝냄ㅋㅋㅋ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투어였다. 나올때 기념품 상점에서 기념품을 약간 샀다. 물가 때문에 비쌈... 근데 기념품은 여기 거가 제일 나았다. 나중에 감라스탄 가서 본 기념품들은 너무 허접해서 여기서 더 안산 걸 후회했다. 바사호 박물관 기념품들도 별로였고.

  끝나고 나서는 배가 고파서 세르겔 광장 구경도 하고 밥도 먹기로 했다. Bolinders plan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69번 탑승. Sergels torg 하차했다. 두정거장 걸림.

세르겔 광장 전경.

주변엔 다 쇼핑가다.

저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거리와 쇼핑가는 진짜 명동 같은 느낌이었다.

  밥먹으러 간 거긴 한데 내가 찾아왔던 식당은 다 감라스탄 쪽이기도 하고, 그나마 위 쪽에 찾아왔던 식당들을 찾아 헤맸으나 한곳은 없어지고ㅜㅜ 한 곳은 너무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라 소란스러워서 그냥 나왔다. 길거리 헤매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기로 함. 타이 식당 이런거 되게 많았는데 그런 덴 가고 싶지 않았다. 스웨덴 와서 타이 음식 먹기 싫어...

오드리 햅번이 일했다던 PUB근처에 재래시장이 스더라. 꽃도 있고 가방, 식품.. 여러 종류가 있었음.

영화관이었는데ㅋㅋㅋㅋ 으익 거대 슈렉! 깜짝 놀라서 찍음.

  헤매다가 그냥 아이리쉬 식당을 들어감. 타이 식당 피해서 들어간 게 아이리쉬 식당이라니... 하지만 적당한 식당이 안보였어ㅜㅜ... 더블린 이라는 이름의 식당+펍이었는데 그냥 혼자 앉아서 먹음... 치킨 샐러드. 맛은 평범. 스프라이트까지 포함해서 189크로나.


이게 무슨 건물이더라.

여기가 메탈의 나라... 라고 느낀 게 길에 이런 메탈 관련 물품 샵들이 되게 많았다.
길에 완전 고딕 스타일로 차려입은 애들도 엄청 많았고... 우리나라라면 좀 신기하게 볼 텐데.

  잠을 설친 것도 있고 피곤해서 바사 뮤지엄을 갈까 말까 했는데 결국 가긴 갔다. 세르겔 광장에서 47번 버스를 타고 Nordiska museet/Vasamuseet에서 하차하면 된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예뻤다. 물의 도시 스톡홀름인지라 페리 같은것도 보였고, 중간 중간 마음에 드는 건물들도 몇 개 보였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노르디스카.. 북방민족 박물관이 보인다. 건물이 예쁨.

그 옆쪽으로 가면 바사 뮤지엄 가는 길이 나온다. 바로 나오진 않고 들어가서 약간 걸어야 한다.

바사 뮤지엄 바로 옆도 바다인지라 이런 보트들 많이보임ㅋㅋㅋ

  바사 뮤지엄에서도 기한 지난 국제 학생증을 잘 써먹어서(...) 80크로나를 내고 들어갔다. 일반 어른은 110크로나. 사실 큰 배가 있대서 간건데... 오 진짜 들어가자마자 큰 배가 있다....

장난 아니게 큼.

  거의 이 배 하나만을 위한 박물관에 가까워서... 이 배가 거의 4층 높이? 정도로 크고... 그 외 배에 관한 것들, 이 배에서 발견된 해골에 관한 이야기.. 복원 이야기 이런것들로 채워진 박물관이었다. 나는 큰 배 하나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안에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사진 쫌 찍고ㅋㅋㅋ 앉아있다가 예쁜 아기 발견해서 가져갔던 한복 입은 테디베어 인형 줬더니 애기가 막 부끄러워했다. 귀여워... 애기가 짱...

  바사 뮤지엄 내의 기념품 파는 데는 별 거 없어서 실망. 그냥 그랬고... 뭐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나옴.


  바사 뮤지엄을 다 보고 이젠 감라스탄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시간이 늦어서 왕궁 관람을 못하게 된 게 아쉬웠지만 그냥 저냥... 감라스탄은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 느낌으로, 여러 잡화점이 모여있고 음식점, 그런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길 구경 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세르겔 광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면 감라스탄.

  길 구경은 좋았는데 다만 기념품 가게들이 너무 후져서 고르는데 애먹었다. 비싸기도 비싸서... 사실 난 환전해 간 돈은 아끼지 않는 편이고 첫날 러시아에 갇혀있느라 돈을 못써서 모자라진 않았는데, 예쁜게 없어. 유리 공예품은 사가면 깨질 거 같기도 하고... 뭐 어떻게 기념품을 사긴 삼. 시청사에선 기념품 사는데 240크로나 썼고 여기선 234크로나. 둘다 텍스프리 되기 때문에 표 받아서 공항에서 신청하면 되었다.

좁은 길도 있고 큰 길도 있고...



  길 가는데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먹길래 나도 갈증나서 사먹었다. 39 크로나. 먹긴 먹었는데... 난 이탈리아의 젤라또 같은 걸 기대했건만 여기 건 쫀득쫀득하고 당도가 몹시 높은 아이스크림이었다. 베스킨보다 더달아; 결국 더 갈증이 나서 쿱 가서 에비앙을 사먹었다. 다른 물 사고 싶었는데 대체 뭐가 스파클인지 알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맛없는 에비앙을 삼. 15크로나. 물 병 값 1크로나 포함이다.

스톡홀름 물도 별 수 없이 더럽고나.

큰 길 두고 이쪽으로 가면 법원 쪽.

반대 쪽이 왕궁이다.


  왕궁 지나서 또 감라스탄 골목으로 내려오며 여러가질 보았다.

스벤스카... 뭐일까. 무슨 건물일까.

그냥 여유로워 보여서 찍은 풍경.

  이렇게 감라스탄 구경을 마무리... 감라스탄에서 생긴 일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이라면.... 나 헌팅당함ㅋㅋㅋㅋㅋㅋㅋ기념품 가게 주인한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중동인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어깨서 내 인생 헌팅 3번 중에 3번이 다 중동인인 것인지? 스웨덴에서도 중동인인것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공예 기념품 보는데 맘에 안들어서 나가려는데... 가게 주인이 잠깐만 이야기 하자고 날 앉히고ㅋㅋㅋㅋ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뭐다... 어디서 왔냐, 학생이냐... 혹시 자기랑 커피 마시지 않겠냐고ㅋㅋㅋㅋㅋㅋ 내가 커피 싫어한다니까 그럼 밥먹자고 저녁 계획 있냐고ㅋㅋㅋㅋㅋㅋ 막판엔 껴안으려고 하길래 그냥 도망감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근데 이것도 혼자라고 약간 무섭더라ㅋㅋㅋㅋㅋ

  감라스탄에서 원래 밥먹으려고 했는데 점심을 늦게 먹고 밥먹을 힘이 없어서 그냥 패스. 숙소로 일곱시 쯤 돌아온 듯... 방에 들어와서 있으려니 내가 5번 방이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림. 문 여니까 헐벗은 남자애가ㅋㅋㅋㅋㅋ 이닦으면서 너 저녁 계획이 뭐냐고ㅋㅋㅋㅋㅋㅋ 없다니까 막 놀라면서 자기네랑 놀러 나가자고 함. 피곤해서 안가려다가 그래 그럼 가자 했더니 50분에 보자고 함. 내가 알았다고 그때 봐^^ 이래놓고... 잤다.... 미안... 내가 너무 피곤해서... 잠든 새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지만 잊을게.

  이렇게 스톡홀름에서의 관광이 마무리 되었당ㅋㅋㅋ 막판의 헌팅이 내게는 제일 웃겼다...

7월 2일 금요일 아침. 스톡홀름 산책

  일찍 자서 그런가 일찍 깨서 숙소 주변부터 위쪽 쭉 돌았다. 한 시간 정도 산책한 듯. 원래 애들이 오기 전에 그 위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예행연습이나 할까 했는데.. 결국 그 위쪽 레코드 점은 안감. 대신 세르겔 광장 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애들 만나기 직전에 갔다.
 

첫날은 추웠는데 이 날은 또 기가 막히게 좋았던 날씨.



  지나다가 빵집 있길래 아침 사려고 들어갔다. 사실 별로 먹을 생각 없었는데 또 있으니까 먹고 싶더라. 밥먹던 사람들이 날 다 쳐다봄... 그래 여기서 아시아인은 신기 대상이니... 아 근데 사려는데ㅋㅋㅋㅋ 대체 속에 뭐가 든건지 모르겠엌ㅋㅋㅋㅋㅋ 다 스웨덴어.. 그래서 생각없이 달걀이 들어있던 걸 골랐는데 이게 에그 & 캐비어... 나 먹다가 비려서 처음에 버릴 뻔 했다. 근데 먹다 보니까 버터 짭쪼름한 맛이 나면서 맛있어지길래 결국 다 먹음ㅋㅋㅋ

  아침 먹고 산책 끝내고 체크아웃 하고 나왔다. 애들하고는 스톡홀름 중앙역 쪽 메트로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전에 레코드점을 들리려고ㅋㅋㅋㅋ 서둘러 체크아웃 해서 나옴. 레코드점 오픈 시간은 10시.

중앙역 건물

세르겔 광장에서 감라스탄 쪽으로 쭉 아래로 내려오면 있는 레코드 샵.

  레코드 샵에서 한국에서 못 구했던 하이브스 앨범사고.. 슈플 1집은 없어서 못사고ㅜㅜ 그 외에 몇가지 더 샀다. 앨범이 꽤 쌌다. 미드프라이스 행사도 많이 하고...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켄트 박스셋. 우리나라에선 십만원이 넘는데 여기선 199크로나일 뿐이야... 나는 팬은 아니라서 안사고 멘타 사다줌ㅋㅋㅋㅋ

충격의 켄트 박셋 199크로나! 삼만 이천원 정도. 나는 안사고 멘타를 위해 삼ㅋㅋㅋ

  이렇게 다 사고ㅋㅋㅋ 메트로에가서 애들을 기다리기로 함. 메트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마켓 들러서 요거트 샀다. 이거 덴마크 산인가 그렇던데 신기한게 물병은 물병값이 있는데 이건 없었음; 고민하다가 더 싼거 산건데ㅡㅡ 암튼 요게 14크로나.

맛남ㅋㅋ

메트로 풍경... 평범하네요.

  이렇게 저렇게 아침을 보내고 애들을 무사히 만나서ㅋㅋㅋ 그 애들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보랭예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7월 2일 금요일 오후부터 7월 4일 일요일 새벽. 보랭예.


7월 4일 일요일. 공항과 기내 풍경

  보랭예에서 폐인의 모습으로 돌아옴. 스톡홀름 도착 시간이 7시 50분. 원웨이 티켓 사서 걔네 숙소로 갔다. 원웨이 티켓은 19살이라고 말하고ㅋㅋㅋㅋㅋ 사서 18크로나. 거기 가서 샤워하고 짐챙겨서 나왔다.

또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고 공항갔고.. 공항가는 길에 샀던 초코우유. 이게 12크로나? 기억이 잘 안나네.

  알란다 공항에서는 좀 특이했던 게 항공사 위치가 없고; 거의 자동화 기계를 이용한다. 기계에 여권번호 넣으면 표가 띡리링!하고 나옴ㅋㅋㅋ 완전 짱편함! 그리고 짐 부치는 것만 그 창구 이용하면 된다.

자동화 기계.

아 이번 표는 보딩 패스 받을 필요 없이 한번에 나옴ㅜㅜ

  공항에선 남은 돈을 2크로나 남기고 다 씀. 만족했는데... 집에와서 20크로나 지폐 발견하고 울었음....
 
  여튼 또 모스크바까지 두시간 타고 이동했는데... 와 스칸디나비아항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1시 비행기니까 당연히 밥을 줄 줄 알고 먹을거 안샀는데 밥을 안줘ㅋㅋㅋㅋㅋ 기내식이 유료야.... 그래서 안사먹음... 왠지 화가나서ㅋㅋㅋㅋㅋㅋㅋ

  모스크바에서 보딩 기다리는 동안엔 배가 고파서 조그만 파이 하나랑 콜라 작은 페트병 사서 먹었다. 70루블. 환율을 몰라서 얼만지 모르니까 떨렸는데... 나중에 카드 고지서 보니까 2800원 정도 나왔더라. 괜히 걱정했네.

걍 오뜨같았음ㅋㅋㅋ

  다시 8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웃긴게 아에로 플로트 이번에도 딜레이됨; 딜레이 안되는 날이 있긴 한거니... 이번 여행으로 나의 아에로 플로트에 대한 불신은 매우 커졌다.


  먹었던 기내식. 저녁용, 아침용. 저녁용 밥은 더럽게 맛이 없었고... 빵이 매우 달아서 또 못먹음. 아침용은 오믈렛이었는데 그럭저럭 했는데 문제는 오른쪽 회와 연어구이.. 한입 먹고 또 토할뻔 함.

  이번 비행기는 심지어 시설이 좋지도 않고 여행 즐길 것도 없어서ㅡㅡ 내가 피곤에 쩔어서 기절하지  않았다면 매우 괴로운 여행이 될 뻔 했다. 여튼 시간은 자느라고 후딱 지나갔다.

  이렇게 짧은 여행기 마침! 음 스웨덴은 내 생각만큼 매력있는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고생을 또 많이 해서 그런가... 하지만 머리 비우고 오는 데에는 좋은 여행이었다. 재미는 있었다ㅋㅋㅋ
7월 26일 일요일. 빠리 마지막 날.

진짜 후진 파리 지하철ㅋㅋㅋ 마주 앉으면 다리가 닿을 거 같다고!

  오페라 갸르니에에서 쇼핑을 좀 하려고 했더니 일요일이라서 휴일 크리... 거의 모든 가게가 닫혀 있었다. 정처없이 점심을 먹기 위해 헤매다 보니 또 갸르 드 노드(...) 지겨워 이 역. 역 바로 앞의 버팔로 어쩌구 하는 식당에서 밥먹었다. 웨이터들이 잘생기고 훈훈... 체인같았는데 음식도 맛있었고 계산해주시는 아주머니도 친절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는 좋았음.

갠츈했다.

  야간열차를 타기 위한 역인 베르시 역 도착. 지하철에서 내려서 기차역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여기서만큼 길 못찾은 적도 드물.. 아니 드물진 않지만.. 한참 헤맸다. 경찰 아저씨에겐 두 번이나 길을 물었고, 예쁜 아가씨에게도 물었고... 고생고생해서 찾아감. 생각보다 쉬운데 왜 헤맸는가 심각하게 길찾기 능력에 대해 고민했다.

  베르시 역에서 한국에서 예약 못한 구간인 취리히-빈 구간을 예약하려 했는데 어쨰써인지 안된다고 했다. 그건 이탈리아 가서 하기로 하고, 이 때가 세시 반이었기에 일곱시 반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카페에 들어옴. Bercy Cafe. 정직한 이름이다(...) 나는 환타 오렌지 시켜먹었고 은지는 초코우유를 마심. 초코유윤지 모르고 시켰는데 그냥 초코 우유임... 바람이 산들산들 좋았다. 저 멀리서 스케이트 타는 청년들이나 감상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저녁은 Pac De Bercy에서 먹음. 공원에서 먹었다는 소리다. 터키식 음식? 케밥같은 걸 파는 가게에 가서 음식을 샀고, 포장해서 나와서 공원에서 먹었다. 양이 꽤 많아서 좋았는데 감자튀김도 산더미. 여기 온 뒤론 뭘 시켜도 감자튀김이 같이 나오는 것 같다... 결국 감자튀김은 남겼다. 공원에 놀러 온 가족들이 많더라. 우리 밥먹는 벤치 앞의 건물의 벽장식이 대단해서(...) 왠지 웃겼음. 아무튼 밥을 먹고 근방을 돌다가 일곱시 쯤 베르시 역으로 돌아와서 유레일 패스를 오픈했다. 카운터의 아저씨에게 오픈 플리즈, 하고 잠깐 기다리면 금방 해준다. 오픈해 준 아저씨가 즐거운 여행 되라고 했다. 응 그럴거에요.

미술관은 아니고 그냥 무슨... 나라에서 하는 센터인지... 그림이 짱...

대체 청소차는 왜찍었냐고

  야간열차에서 아침으로 먹을 머핀과 물을 샀다. 하지만 열차에 들어가니 이미 개인용 물이 한 병씩은 있어서 후회... 그래도 나중에 먹을 수 있을테니 후회는 말아야지. 이 물은 알고 보니까 있는데도 있고, 없는 데도 있고 그렇다고. 그러니까 만약을 대비해선 사두는 편이 좋다.

  야간열차는 굉장히 좁다. 게다가 의자를 접어올려 침대를 만드는 방식인지라, 침대를 만든 순간 의자를 쓸 수 없다. 이런 면에선 오히려 천장이 높은 3층이 낫지 않을까 싶다. 짐 보관하는 것도 그렇고... 나와 은자는 원래 둘다 2층이었는데 같은 칸에 탄 인도계인지 아무튼 그쪽 모녀 셋의 요청으로 한쪽 면의 1, 2층을 쓰게 되었다. 난 피곤하고 지쳐 있어서 9시쯤 금방 잠들었다. 흔들거리고 좁은 의자 침대. 하지만 비행기에서보단 훨씬 잘 잤다. 누울 수 있어서 그런가? 야간열차는 새벽에는 몹시 추우니까(담요가 있더라도) 옷을 잘 껴입고 자는게 중요할 듯. (이렇게 적었지만 야간열차마다 시설은 천차만별이더라... 어떤 건 더워서 이불도 안 준다.)


  아무튼 이렇게 프랑스 안녕. 다음은 이탈리아 입니다.

소비금액: 점심으로 스테이크+아이스크림 11.9유로
              저녁으로 Grec complet "salad+frites" 닭고기 샌드위치 같은 거... 4.8유로

              카페의 환타 오렌지 4.1유로
              야간열차역에서 머핀과 물 5.4유로

총 금액: 22.1유로
7월 25일 토요일. 날씨는 쌀쌀한듯 시원했다.

  일찍 잤는데 더 일찍 깼다. 네시 반? 화장실 좀 갔다가 mp3만 듣고 있었다. 새벽은 한국이나 파리나 너무너무 조용하다. 나 때문인지 은지도 여섯시 쯤 깨어나서 둘다 또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아침은 어제랑 같은 메뉴.

  여덟시 사십 오분 쯤 몽마르뜨가 있는 abbsesses역으로 출발했다.

파리 지하철엔 낙서가 많았다. 다니다보니 파리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손목에 실감는 흑인들을 보며(이거 여행기들 보면 유명하다. 손목에 실감아주고 돈받는 거. 근데 생각보다 장사 막하진 않았다...?) 사크레꿰르 사원으로 올라갔다. 하얀색으로 만들어진 사원 건물 자체도 굉장히 예뻤지만, 그 위에서 바라보는 도심의 풍경도 상당히 멋졌다.

밑에서 봐도 예쁨.

오르는 길은 지옥도.

시내 보는 풍경도 만만치 않게 좋았다.

성당은 뭐 옷차림 제제 있었는데 사실 난 나시 입고도 잘만 들어갔다. 다들 들어가던데..?

  사원 안에서는 엽서 두장을 샀고, 사원 밖에선 노점상들에게 에펠탑 열쇠고리 세개를 샀다. 그냥 저냥 마음에 들더라. 엽서는 몽마르뜨 아래로 내려와 도심으로 가는 골목에 더 싼곳이 많긴 했다. 그냥 사원에서 샀다는 데 의의를...

  내려와서 걷고 걷다 보니 갸르 드 노드 쪽이더라. 가는 길목엔 이상할 정도로 드레스 가게가 많았다. 예쁜것도 있고 촌스러운 것도 있고... 우리나라랑 다르게 이런거 입는 문화가 발달했구나, 뭐 그런 생각 정도. 도중에 카메라 물품 가게가 나와서 잠시 들렸다. 은자의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사기 위해서. 점원 언니와 바디 랭귀지로 대화ㅋㅋㅋㅋㅋㅋㅋ 발음이 후진건지 못알아들어 챠져... 어째서... 그래도 잘 샀다. 갸르 드 노드까지 와서는 그냥 메트로를 타고 cite역까지 이동했다.

  cite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큰 성당인 saint chappel을 들렀는데, 처음엔 그게 노트르담 성당인 줄 알았다. 길치니까요. 문제는 우리에게 길을 물어보는 다른 관광객에게도 길을 잘못 알려줬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요.... 우리도 몰랐어.... 암튼 저 성당은 입장료가 있었다. 이미 몽마르뜨에서 사원을 보고 난 터라 딱히 들어가고 싶진 않아서 그냥 헤매며 걸었다.

여기가 saint chappel... 의외로 화려하다 문을 보면ㅋㅋㅋ

  이후에 헤매고 걷고 걷다가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 우왕 굳! 너무 잘 꾸며져 있고 햇살이 좋으니까 와 천국같았다. 날씨도 좋고 소풍나온 사람도 많고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너무너무 편안해 보이는 곳이었다. 궁궐은 들어갈 수 없게 경비가 지키고 있었고, 여기도 나무들은 네모네모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었다.

안에 있던 연못(?)

날씨 봐라 천국이다

공원이라기엔 참 넓었어요

요게 궁궐. 못들어간다.

네모네모 가로수ㅋㅋㅋㅋ

  뤽상부르 공원에서 안락하게 쉬다가 빵떼온 사원으로 이동. 여기서도 겉모습만 구경했다. 네모넴환 건물이었다. 적십자 모양이 생각나서 조금 웃었다.

별다를 건 없었던 듯.

  소르본 대학으로 이동하는 길이 너무 좁고 복잡해서 또 길을 잃었다. 당황하지도 않고 그냥 걸었다. 헤매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작은 골목들이었다. 그러다가 눈 앞에 Universite de Paris라는 말을 보고도 그게 소르본 대학인 줄 몰랐다가, 앞쪽으로 돌아가서 정문을 보고야 알았다. 확실히 대학 치고 건물은 작았지만(우리나라에 비해) 여러 석상 같은 것도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방학이라서 사람은 없었다.

소르본 대학 정문 앞 쪽의 작은 분수. 앞엔 노천 카페들이 가득했다.

보고도 몰랐어요.

  소르본 대학에서 이제는 먹자 골목으로 이동. 중간에 중세 박물관도 봤지만 박물관이라 그냥 지나쳤다... 뭐 겉모습은 중세틱. 중세 박물관이니까.

  먹자 골목은 너무나 많은 먹을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있는 데로 가야해서 그냥 대충 골랐더니 엄청 실패했다... 10유로짜리 메뉴가 길에 적혀있던 데를 그냥 들어간 거였는데, 나름 코스식으로 나오긴 하더라. 다만 맛은 없어. 없어...

가게 분위기는 그냥 깔끔.

어디서나 기본인 빵.

이게 뭐냐면 무려 양파수프.
우리나라의 수프같은 것이 아닐 거라곤 생각하긴 했는데, 무슨 국같은 거에 치즈가 둥둥. 먹다가 포기했다.

은지의 에피타이저였던 팬케이크..? 뭐지 아무튼 그런건데 저 위의 허브가 너무 향이 강해서 죽는줄.

누가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닭이었던 거 같음. 닭이라 좋았지만 소스나 허브가 진짜 별로였다.

그나마 우릴 살렸던 아이스크림. 평범.

그리고 커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커피가 웃긴데 우리가 식사 다 하고 나갈준비 하고 있으니까 종업원 언니가 와서 카페? 이러는거다. 그래서 아 후식인가..? 이러면서 ㅇㅇ 그랬더니 커피가 나옴. 에스프레소. 죽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따로 된 거여서 돈을 내야하는거였어... 우왕 굳... 서버 언니가 친절했다는 거 빼면 진짜 별로인 식당이었다.

  밥을 먹고 어쨌든 기운을 내며 노트르담 사원으로 이동했다. 정면은 그냥 정신병자(...)같이 많은 조각들이 있었고 그래그래 넘어갔는데, 측면과 후면을 봐을 땐 꽤 감동했다. 섬세하고 정교한 건물의 모양새를 보니 만든 건축가의 뇌구조를 의심하게 되더라. 나는 그런 인간이니까요. 만드는 사람도 꽤 고생했겠다...

이게 정면인데

문에 있는 조각들을 보면 말이 안나와

측면과 후면들. 예쁘고 신기하고... 아무튼 보는덴 즐거웠는데 만드는 덴 지옥이었겠지..

  노트르담에서 페르라세즈 묘지로 이동. (뭐 정확히는 시청사까지 또 걸어가서 메트로를 타고 이동했다.) 거 참 으스스하면서도 날씨는 좋아서 기묘했다. 참 다양한 무덤들, 특히 가족 무덤이 많아서 인상 깊었다. 사람이 금방 다녀간 무덤, 오랫동안 방치된 무덤, 화려한 무덤, 단순한 무덤. 다양한 무덤이 시선을 사로 잡았고, 사당인지 뭐 그런 것도 있었는데 특이해 보였다. 짐 모리슨의 무덤에 가보고 싶었는데 위치를 알았을 땐 이미 너무 지쳐서 되돌아 갈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그냥 나옴...ㅎ 나중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뭐 그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게 하는 공동묘지였다.

이게 은자와 내가 전날 보고 ??? 했던 입구

페르라셰즈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봤던 포스터ㅋㅋㅋ 왠지 반가웠던 스폰지 밥.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저녁으로 바게뜨 샌드위치를 샀다. 여기 직원도 영어 전혀 못했는데 일일이 바게뜨를 손으로 가리켜가면서 이거? 이거? 이러더라ㅋㅋㅋㅋ 역시 바디랭귀지가 짱이야. 암튼 샌드위치는 엄청 큰 데도 3.1유로. 참치도 맛있고 만족했다. 은자는 하얀색 빵 파니니 샌드위치를 샀는데 납작 눌러서 데워주는게 신기했다.

  내일은 오페라 갸르니에를 돌다가 이탈리아로 이동할 예정.

  이라고 써놓고 잠깐만 저녁산책을 하자고 하고 나갔다가 무려 한시간 반을 걸었다. 어딘지 도착하고 보니 동역 한정거장 전... 나름대로 스케이트 보드 타는 사람들이라던가, 작은 강줄기, 여러가지 쓸데없고 재미있는 것들을 보았다. 길거리 산책 중간에 인사하고 웃음짓는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다른나라에서도 이럴까,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할아버지는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오! 하면서 막 안녕하세요. 해주는데 어케 한국어 안 건지 신기. 또 어떤 아랍계 아저씨는 계속 말을 걸면서 따라오는데 은자랑 나랑 약간 당황해서 마구 빨리 걸으며 헤어짐ㅋㅋㅋ 따라오지마 무서워 이 사람아ㅋㅋㅋㅋ

  역에 도착해서느 콜라와 껌을 샀다. 점원이 곤니찌와를 해줌. 그래.. 아니거든.... 여튼 그렇게 산 콜라는 반쯤 먹고 숙소 근처 역에서 부랑자 아저씨에게 뺐겼다. 너무 자연스럽게 헤이! 헤이! 이러더니 그거 주면안되냐고 해서ㅋㅋㅋ 걍 줌. 거지 돋네...

소비금액: 점심 12유로 (10유로, 커피 2유로)
              팁까지 은자랑 합하고 나눠서 13.8유로
              저녁으로 산 바게뜨 샌드위치 3.1유로

              기념품, 엽서 2유로

              콜라랑 껌 3.48유로

총 금액: 22.38유로
7월 24일 금요일.

  파리 호텔의 아침식사는 꽤 좋았다. 바게뜨+크로와상에 각종 잼이랑 버터, 음료, 차도 다 있었다. 간소한 부페식ㅋㅋㅋ 배불리 먹고 나와서 루브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은 9유로. 학생할인도 없었고 은자는 선생님이시라 교사카드? 만들어 갔는데 그걸로도 할인 안된단다. 결국 할인따윈 업ㅂ어...

외관이 예쁘다

이게 입장하는데ㅇㅇ


  루브르.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왔는데도 무덤덤했다. 동양쪽 조각 같은 건 재미있었다. 회화가 많은 곳에 사람도 많았는데, 막상 그쪽은 그냥 그랬다. 모나리자를 봐도 별로 감흥이 없던 나와 은자... 나는 만화에서처럼 뭔가 대단한 걸 보면 나도 감동할 줄 알았지. 아니었어.. 사람은 변하지 않아... 사람들이 적은 층이 내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루브르 박물관 내에서의 상대적인 말이고, 기본적으로 내게 박물관은 재미가 없어...

  건물 외관 같은 것들이 오히려 즐겁고 재밌고 그랬다. 기억나는 건 나폴레옹의 아파트. 조세핀 즉위식을 그린 회화, 뗏목 같은 것들. 자세한 이름은 물론 모른다. 남들은 일주일을 줘도 모자라다는데 나랑 은자는 지쳐서 후딱후딱 나왔다. 아침에 들어가서 점심먹을 때 나왔으니 서너시간 돈 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루브르에서 나와서 세느강을 따라 걸었다.

세느강 유람선. 물은 더럽긴 한데 뭐 여유로와보이고 좋더라. 폭이 좁아서 오히려 운치있었던 듯.

이게 예술의 다리... 아마도. 잘 안보인다ㅋㅋㅋㅋ 별건 아니었고.

이게 퐁네프 다리였던거 같다 아마도...


  루브르에서 나와서 예술의 다리와 퐁네프 다리 사이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고른 이유 그런거 없고 그냥 지쳐서 아무데나 들어감ㅋㅋㅋ 격식없어보이는 평범한 식당이었다. 그래도 음식도 맛있고 웨이터도 친절해서 좋았다. 치킨꼬치+볶음밥+샐러드+감자튀김 메뉴랑, 칠면조 샌드위치+감자튀김 메뉴를 먹었다. 주문할 때 웨이터가 '프로마쥬?' 이러는데 우리 둘다 못알아들어서.. 어.. 예스. 이래서 치즈가 올라간 메뉴를 받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치즈 추가는 돈드는데! 그래도 맛있으니 참아야지... 웨이터가 막 계속 주문할 때 예쁘다고, so sweetie! 일케 외쳐대는데 넘 웃겼다ㅋㅋㅋㅋ 근데 파리에 있어보니 이건 약과였어...

  퐁네프 다리 자체는 보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다리에서 보는 풍경은 예쁘고 좋았다. 도착한 날 비가 와서 오늘도 청량한 날씨였다. 걷고 걸어서 시청사에 가기로 했다.

이건 그냥 길가다가 들린 곳인데 뭐하는 곳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좁았는데 중간에 저런 탑인지 뭐시기가 있었다. 간소한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기대도 안했던 시청사 건물이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광장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무대 설치와 중간중간 권투 무대 같은게 보였다. 근데 뭐 행사 별로 신경 안쓰고 거기 광장에서 늘어지게 쉬었다. 날씨가 좋으면 좋지...

시청사. 화려하고 예뻤다!

때맞춰 무슨 행사 준비를 하고 있더라... 뭔지는 안봄.

행사 때문인지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서 잘 이용했다ㅋㅋㅋㅋ
임시인데도 깨끗하고 좋았음...

파리 곳곳에 있던 쓰레기통. 단순한데 처리하는거 쉬워보였다.

  잘 쉬다가 마레지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 역시나 레스토랑 같은게 많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길을 걷다가 맑은 날씨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 비를 피하러 들어갔던 곳이 바로 옆에 보이던 성당. 생각없이 들어간 건데 이게 의외로 풍스럽고 오래된 성당이었다. saint-paul성당. 들어가자마자 굉장히 웅장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천장이 높고 큰 성당이었다. 비가 그칠 때까지 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촛불이나 장식물들도 그랬고.. 아무튼 꽤 분위기 있었던 성당이었다.

휴일엔 여기가 꽉 차는 걸까...

  비가 그친 뒤엔 생각없이 걸었는데 걷다 보니 바스티유 광장이 나왔다(...) 별로 갈 생각 없었는데. 길 잃어서 지하철 나올 때까지 걸어야지, 하고 걷다보니 바스티유. 상징물인지 뭔지 푸른 탑같은 게 있었는데 뭐 딱히 특출나단 생각은 안들었다.

어두워서 그런가 더 볼품없어ㅋㅋㅋㅋㅋㅋㅋ 헉...

광장 옆에 있는 쇼핑몰인지 뭔지... 열어있진 않았던 거 같다.
여기 불량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있어서 재빠르게 피했다ㅋㅋㅋㅋㅋ

  바스티유 광장에선 비가 또 추적추적 와서 오래 머무르진 않았다. 지도를 보니 현위치가 숙소에서 멀지 않은 듯 해서 그냥 숙소까지 걷기로 했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가게들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걷다보니 정말로 숙소에 도착해서 신기했다. 길치니까요.

  숙소 근처에 도착한 게 네시 반 쯤이었고, 저녁으로는 과일 가게에서 바나나와 체리를 샀다. 체리를 1kg 단위로 팔고 있길래 머뭇머뭇 대니까 가게 아저씨가 "하프 키로?!" 이래서 고개 끄덕끄덕 하고 삼ㅋㅋㅋ 가게에 일하는 젊은 청년이 있었는데 동양인 처음 본건지 뭔지 뚫어지게 쳐다봤다고 은자가 그러더라... 그 청년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웃어서 왠지 인사하고 다님ㅋㅋㅋ

  과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서 빵집에 들렸다. 디저트 종류의 빵을 샀다. 오페라랑 딸리 타르트. 가게 점원이 영어를 전혀 못해서 우리 손짓으로 막 세서 샀다ㅋㅋㅋ 마지막으로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1.5리터짜리 물을 사서 돌아옴.

다음날까지 두고두고 먹은 과일들ㅋㅋㅋㅋ 넘많아ㅋㅋㅋㅋ

내 발이 250입니다...

저 딸기 타르트가 날 죽였다... 너무맛있어... 엄청 달고 엄청 맛있었다.

  이렇게 잘 먹고 쉬다가 은자랑 저녁 산책을 나왔다. 일곱시 사십 오분이었는데 하늘은 오후 두시의 하늘이었다. 쭉 걷고 걸어 작은 공원에서 쉬기도 했고, 길가 구경을 많이 했다. 공원에선 애들 데리고 나온 엄마들이 많았는데 애들 너무 귀여웠다.

  걷다가 페르라셰즈 공동묘지 앞까지 갔는데 무슨 건물인지 몰라서(...) 은자랑 나랑 저게 뭘까 한참 고민했다. 지도도 안들고 산책나간거라 알 수가 있어야지. 들어가지도 않았고... 아무튼 이 산책길에 인사하는 사람들을 셋이나 만났다. 한 아저씨는 길가다 멈춰서서 봉쥬르!를 외치더니만 You're so pretty. 하고 가버렸다. 은자랑 나랑 둘다 황당ㅋㅋㅋㅋㅋ 페르라셰즈 앞에서는 중동계 소년들이 수없이 인사해댔고(얘네가 니하오가 안먹히니까 곤니찌와로 패턴을 바꾸더라...), 어떤 아저씨는 쓰바시바? 인지 러시아쪽 인사를 건넸고, 또 어떤 사람은 음식을 권하기도. 물론 먹진 않았다. 황당한데 재미있는 산책길이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여덟시 사십 분. 여전히 하늘은 오후 다섯시 정도.

  숙소 건너편에 아파트가 있었다. 그냥 평범한 아파트인데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커튼을 안치면... 굳이 기를쓰고 보려고 안해도 다 보인단 소리. 덕분에 가슴을 내놓은 아주머니도 봤고, 애정행각에 젖은 게이커플도 봤다. 교훈은 커튼을 닫고 살자.


  이렇게 하루 일정 마무리!

소비금액: 루브르 박물관 9유로

              치킨꼬치 세트 9.9유로 + 치즈 추가 2.9유로
              샌드위치 세트 6.3유로 + 치즈 추가 1.5유로
              콜라 두 개 7유로
              각자 팁까지 15유로씩 냈다.

              바나나+체리 7유로
              타르트 5.8유로
              물 0.21유로
              아무튼 내가 낸 돈은 6.6유로

총 금액: 30.6유로
다류 협찬. 앞으로 함께 할 인자한 여행자의 얼굴. 안경을 씌우면 은자가 됩니다.

  일년 뒤에 쓰는 여행기^^.... 게으름이시여. 나로서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여행 코스는 신발끈 여행사에서 잡았고, 4월부터 이미 비행기를 결제해놓고 여행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상 여행 전에는 이것 저것 챙길 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지만 어쨌든 당일 날 만큼은 기분좋게 출발했다.

  파리-베네치아-로마-인터라켄-빈-프라하-뮌헨-암스테르담-런던. 이 코스를 오며가며 비행기 빼고 20일만에 소화하는 기가 막힌 일정.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일정이 그렇게 힘든 일정인지 몰랐는데, 여행 다니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기함을 하더라... 여유롭게 잘 보려면 2주에 3개국 정도가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그야말로 극기 여행을 했고, 중반 이후엔 힘이 딸려서 죽을 뻔 했다.

  여행 가면 남는 건 사진 뿐이라던데, 막판 나라들은 사진도 얼마 없다.. 그렇지 뭐.

  가기 전에 준비해 간 건 많이는 없고... 유레일도 다 여기서 예약해 갔다. 예약 불가능한 두 구간 빼고는. 그 날 그 날 일정을 짜서 적은 여행플래너와 여행책 국가별로 분권한 걸 가져갔음. 비상 연락처랑, 뭐 그딴 것들.

7월 22일 수요일. 인천.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케세이 퍼시픽 항공을 이용했다. 첫 비행기는 CX419로 20:00 인천 출발, 22:45분 홍콩 도착. 두번 째 비행기는 CX261로 23:45분 홍콩을 출발해서 파리에는 아침 6시 35분에 도착하는 코스였다.

경유하기 때문에 티켓은 두 개.

  인천에서 홍콩 가는 길엔 난기류 때문에 조금 무서웠다. 내 인생 두 번째 비행기. 창가에 앉을 수 있었는데, 바깥 풍경이 내게는 마냥 신기했다. 홍콩에 도착할 때 쯤엔 홍콩 야경이 기가 막히게 예뻤다. 케세이 퍼시픽의 비행기는 뭐 내가 이코노미 석이긴 했지만 엄청 좋다는 느낌도 아니었는데, 앞 의자에 딸린 LCD를 이용해서 게임이나 영화, 잡다한 것을 즐길 수는 있었다. 저녁이랍시고 기내식이 나왔다. 파스타와 빵, 과일. 뭐 그 정도. 그럭저럭 맛있었다.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었다. 그런데도 여행을 하는 나와 은자는 뭐지...

  홍콩에 도착해서 비행기에서 내렸을 땐 후덥지근한 공기 탓에 숨이 막혔다. 공항이 인천공항에 비해 안좋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 공항이 신설 공항이니 어쩔 수 없지만. 비행기에서 활주로로 내려서 거기서 공항 버스를 타고 공항 안으로 이동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승 시간은 고작 한 시간 남짓이라서 어딘가를 구경할 생각은 못했다. 다만 굉장히 다양한 쇼핑몰이 공항 안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쇼핑 천국!

  아무튼 그래서 대기장소에서 얼마 기다리지 않다가 바로 다음 비행기를 탔다. 여기서는 이제 거의 외국인 밖에 보이지 않아서 외국에 온 게 실감이 났다. 중간엔 현지 시간에 맞춰 기내식을 먹어서 기내식을 두 번 먹었다. 방금 밥 먹은지 얼마 안됐는데...? 했지만 어쨌든 먹었다. 처음 기내식은 햄버그 소스에 버무려진 고기, 감자, 빵, 애플파이, 샐러드. 어라 본격적. 다음날 아침에 파리 근처에서 먹은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요플레였다.

  열 시간이 넘는 죽음의 비행시간. 그 동안 우리는 잠을 자야 했다. 우리의 생체 시계는 잘 시간이었으니까. 사실 좀 졸립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잘 수는 없었다... 이코노미 석이라지만 의자가 엄청 불편했다. 목이라도 젖힐 수 있게 해주던가. 기묘하게 목을 받치는 의자라서 엄청 불편. 케세이 퍼시픽만 이런 건 아니겠지... 거의 한 시간마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당연히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죽을 상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7월 23일 목요일. 어쨌거나 파리 도착!

공항 본 건물에서도 한참 떨어진 RER 및 버스 타는 곳. 여기서도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공항 사진이 내가 나온거밖에 업서...

  샤를 드 골 공항은 매우 컸다. 부랴부랴 짐을 찾은 은자와 나는 공항 내에서 헤매는 데에도 시간을 꽤 쏟았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갈 요량이었는데 당최가 길도 못찾겠고... 결국 버스 타러 공항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 갔다가 버스는 안타고 R.E.R (지하철과 똑같다.. 다만 비쌀 뿐..)을 타고 파리 북역까지 왔다. 편도로 8.5유로.

  북역에서는 꺄르네를 샀다. 10장 당 11.6유로. 은자와 절반씩 나눠서 5장씩 가졌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Voltaire역으로. 중간에 한 번 환승을 해야 했다.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만 해도 외국 느낌은 아니었다. 물론 외국이고 외국인만(그들 입장에선 우리가 외국인이었겠지) 가득했는데도 아직 뭐 실감은 안났던 그런 단계. 그냥 지하철이 되게 후지다는 생각만 했었다. 특히 문고리가 있어서 자기가 문을 열어야 하는 파리 지하철은 정말 충격이었다. 환승로도 좁고...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오는 곳은 그냥 문을 손으로 밀어 열기만 하면 됐다. 한마디로 표는 들어갈 때만 필요.

이게 파리 지하철 내부ㅋㅋㅋㅋㅋ 딱봐도 좁지 않은가!

  Voltaire역에서 바깥으로 나왔을 때, 처음으로 아 여기가 외국이구나! 했다. 정말 우리나라와는 달랐던 특이한 건물들. 들뜬 것과는 반대로 숙소를 못찾고 헤맸다는 것만 빼곤 좋았다(...) 은자와 내가 길치라는 걸 여행을 통해 깨달았노라. 이 때 길 잃었던 건 그냥 애교였다. 우리는 여행 내내 길을 잃었다. 뭐 일상이라 나중에는 괜찮았다.

  어쨌건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헤매고 있던 두 동양 여자가 안쓰러웠던지 친절한 마담께서 스스로 말을 걸어(!) 우리에게 숙소 위치를 알려주셨다. 누가 프랑스 인이 불친절하댔니. 우리가 묵게 된 곳은 <Hotel Nouvel Opera> 호텔이지만 뭐 모텔에 가깝달까(...) 어쨌건 역에서 가까웠고 깔끔한 편이었다. 우리의 긴 일정 중 유이한 호텔(다른 한 곳은 체코 프라하.)이었는데, 사실 여기 묵을 때는 몰랐지. 도미토리에 비하면 트윈룸은 시설이 아무리 후지더라도 천국이라는 것을...

  프런트에서 예약 확인. 흑인 마담이 있었고, 친절했다. 뭐 예약 확인이야 다 바우처 뽑아갔으니까 편했다. 다만 피곤해 죽겠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체크 인 시간은 12시 부터인데 우리는 파리에 6시 반에 도착했었고(...) 호텔에 도착했던 게 고작 9시 정도였었나. 사실 짐 맡기고 그 근처 어디 카페에라도 들어가 있다가 체크인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여행 첫 날이었고, 우리는 좀 더 느긋해도 된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짐만 맡기고 일단은 나왔다.

  여행 일정을 표로 다 정리해서 가져왔었음. 사실 문제는 여기에도 있는데, 지도 축적이니 뭐니를 잘 생각 안해서 우리의 하루 일정은 굉-장히 널널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스케줄을 마음대로 바꾼 적도 많았다. 거기에 후딱후딱 아침에 나가는 편이니까네, 여행 내내 모든 스케쥴은 늦어도 세시면 끝났던 것 같다. 사실 이게 은자와 나의 저질 체력에는 맞았으니 이 점에 대해 새삼스레 불만을 토로할 생각은 없다.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스케줄이었음.

  아무튼 그래서 맨 처음 일정은 콩코르드 광장. Voltaire역에서 Concorde 역으로 가려면 환승을 해야했는데, 은자랑 나랑 둘다 정신팔고 있다가 환승 역을 지나침OTL 아 방송이 안나오는 프랑스 지하철이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다시 Nation역으로 돌아가서 콩코르드로 갔다. 구불구불한 지하철 통로를 나왔더니 웬 드넓은 광장이!


  한 마디로 마냥 신기했다. 이상한 돌바닥도 탁트인 광장도, 이상한 탑도 분수도 다 신기했다 이 때는. 왼쪽으로는 튈르리 정원이 있었고 오른 쪽으로는 샹젤리제 거리를 타고 올라가 개선문을 볼 수 있었다. 정원에서 쉬다 가도 되었을 텐데, 분수에서 사진 좀 찍고ㅎㅎ 샹젤리제 거리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분수 이뻤다. 내가 사진을 못찍어서ㅋㅋㅋㅋㅋ 찍는거 귀찮아함...

이 문은 상상 이상으로 컸습니다ㅋㅋㅋㅋ

이런 조각 되게 많더라...

이건 콩코르드에서 샹젤리제로 걸어가는 도중에 봤던 건물. 이땐 마냥 신기해서 찍었던 거 같다ㅋㅋㅋㅋ

이거 무슨 박물관인가 그랬음

샹젤리제 거리 가는 길. 네모 반듯한 가로수를 보시라ㅋㅋㅋㅋ

메트로 표시. 내려가면 당연하게도 지하철.

정말 많이 보았던 영화 브루노 포스터.

개선문 쪽으로 가는 길에 있던 영화관. 별다를 건 없었고 그냥 영화관이었다...

  샹젤리제 거리엔 많은 음식점과 상점들이 있었지만 크게 관심은 두지 않았고, 적당히 한 음식점을 골라 들어가 밥을 먹었다. 비행기에서 조식을 너무 일찍 먹었기에, 11시쯤에 이미 위장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페리에+오믈렛+햄 치츠 샌드위치. 이렇게 시켜 먹었다. 총 25유로. 은자랑 반씩 나눠 팁까지 14유로씩 부담했다.

  식당의 웨이터 아저씨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해주고 유쾌하기도 해서 돈이 아깝진 않았는데 나중에 여행하다 보니 비싼 가격은 비싼가격ㅋㅋㅋ 근데 우리 둘 다 개같이 벌었으니 환전한 건 열심히 쓰자...! 이런 마인드였어서 그런지 먹는데 크게 돈을 아끼진 않았던 거 같다.

외국오니까 페리에도 신기한거다... 물론 처음만... 탄산수를 마실 때마다 울었다.

막상 밥먹고 밥사진은 안찍었어...

  날씨가 시원해서 식당테이블 대부분이 거리에 있었는데도 나쁘지 않았다. 파리 날씨는 청량 그 자체였다. 걷기도 좋았고 그래서 많이 걸었다. 샹젤리제에서 개선문까지, 개선문에서 또 사이요 궁까지 마냥 걸었다.

그놈의 개선문... 사람도 많고 올라가려면 돈내야 했나? 안갔다...

이런 조각들을 보면 김지가 한 말이 떠오른다. 예술은 절대 권력아래서 더 발전한다고...ㅎㅎ 안하면 죽으니까.

사람들이 의외로 관광버스를 많이 이용하던데 걷기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간이 없으면 이것도 괜찮은 방편인 듯.

사이요궁 가는 길에 그냥 아무렇게나 찍었던 건물들.

말했다시피 이런 조각이 참 많았다...

사이요궁!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사이요궁은 기대도 안하고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이곳에서 보는 에펠탑은 고철덩어리라기에는 너무 아름다웠다. 날씨가 꾸적꾸적했는데도 하늘과 에펠탑이랑 분수가 어우러져서 너무너무 예뻤다. 사진으로 찍었지만 실제 본 것과는 차이가 많은 것 같다.

가까이서 본 것보다 사이요에서 본 게 더 예뻤던 에펠탑
가까이 가서 봐도 별 거 업ㅂ다

사이요 분수에서 놀던 어린애ㅋㅋㅋㅋ

사이요에서 잠시 쉬었다...

  이 뒤론 뭐 에펠탑 보고 에펠탑 뒤의 Champ de Mars정원에서 노닥거렸다. 넓고 안락한 잔디밭이었다. 파리엔 참 벤치도 많지만 편한 공원도 많았다. 가족 뿐 아니라 그냥 한 사람 한 사람이 책 한권씩 들고 와서 쉬는게 보기 좋았다. 날씨가 더워도 눅눅한 게 아니라 그냥 햇살만 따스한 정도라 그런가 상쾌했다. 여름날씨 우리랑 바꿨으면ㅋㅋㅋ

  이 모든 일정은 2시까지 소화. 가뜩이나 수면 부족에 샤워가 간절했던 탓에 숙소로 먼저 돌아왔다. 저녁은 근처에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일기에 써두고 오후 다섯 시 반에 은자와 나는 나란히 잠들었다(..)

소비금액: RER - 8.5유로 (편도)
              꺄르네 5장 - 5.8유로 (열장 사서 은자랑 반띵)
              식사 - 14유로
총 금액: 23.8유로

  이렇게 1편 마무리. 2편 언제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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