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ish India, Vanilla



Forget prior engagements, cancel your plans
이전 서약 같은 건 잊고 네 계획을 취소해
Let's do something amazing while we still can
할 수 있을 때 뭔가 대단한 일을 해보자고
I'm floating above you, high on your kiss
난 네 위로 떠올라, 네 키스에 취해서
We're splashed like paint on the pavement: a beautiful waste
우린 도보 위 페인트처럼 흩뿌려졌어: 아름다운 낭비

I'll drop bombs in the family if he comes near you
만약 그가 네게 접근한다면 가족 한 가운데라도 폭탄을 던질거야
I'm gonna make something happen
뭔가 일어나게 만들테니
Watch what you do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봐

I can't breathe underwater
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어
I can't stand in the air
공중으로 떠오를 수도 없지
But I can tear up your whole world
하지만 네 세계를 산산조각 내고는
And then not even care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 수 있어

So make lists of your lovers, people you kiss
네 연인들의 목록을 작성해봐, 네가 키스했던 사람들의 목록을
And tear them to pieces and forget they exist
그걸 찢어버리고 그들의 존재를 잊어버려
My hometown's a wasteland frightened of ghosts
내 고향은 유령이 출몰하는 폐허야
We're splashed like paint on the pavement, this isn't my home
우린 도보 위에 페인트처럼 흩뿌려졌어, 여긴 내 집이 아니야

I'll drop bombs in the family if he comes near you
만약 그가 네게 접근한다면 가족 한 가운데라도 폭탄을 던질거야
I'm gonna make something happen
뭔가 일어나게 만들테니
Watch what you do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봐


I can't breathe underwater
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어
I can't stand in the air
공중으로 떠오를 수도 없지
But I can tear up your whole world
하지만 네 세계를 산산조각 내고는
And then not even care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 수 있어


Yeah, alright now
그래, 지금 당장

I can't breathe underwater
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어
I can't stand in the air
공중으로 떠오를 수도 없지
But I can tear up your whole world
하지만 네 세계를 산산조각 내고는
And then not even care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 수 있어


Yeah, alright now
그래, 지금 당장

-

  세인트 킬다 페스티벌 갔을때 진짜 우연하게 브리티쉬 인디아를 봤다. 난 거기에 얘네가 스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사회자가 나와서 다음 다음 공연에 브리티쉬 인디아 있다고 해서 뭐?!?! 이러고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니 또 펜스에 가 있었습니다... 나는 나를 말릴 수가 없어...

  아무튼 실제로 본 브리티쉬 인디아는 음악을 들을 때보다 훨씬 좋은 밴드였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라이브가 훨씬 좋았다. 노래 자체가 후반부에 내지르는 형식이 많아서 라이브에 적당한 노래들이 많았는데, 셋 리스트 전체 통틀어 버릴 노래가 없네?! 싶을 정도로 라이브가 좋아서 헐... 했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바닐라. 이날 데클란 사진만 이백장 찍은듯... 데.. 데클란....


2010/08/13 - 완득이 / 김려령 (창비, 2008)



완득이
감독 이한 (2011 / 한국)
출연 김윤석,유아인
상세보기

  어쩌다 보니 룸메랑 보았다. 원작을 좋아해서 보고 싶긴 했는데 이거 개봉일이 나 출국일이었나ㅋㅋㅋㅋ 그랬었음. 그래도 어떻게 보게 되네. 한국 영화 되게 오래간만에 보았다 싶다. 한국영화 싫어하는 거 아니고 오히려 좋아할 땐 몹시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는 것들도 꽤 많은데 이상하게 막상 보려 하면 한국 영화 피하게 된다. 왜 그런지 모르겠네.

  보고 난 느낌은 원작의 멀끔한 각색이라는 느낌이었다. 일인칭이었던 소설을 어떤 식으로 그려나가려나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원작 느낌이 더 많이 나서 좋았다. 일인칭이 가져다주는 사춘기 소년의 틱틱대는 말투가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꽤 재미있지 않은가. 도완득(유아인)이라는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는 좀 더 수줍고 청순한 느낌이 났지만 여전히 완득이었다. 개구지고 까불까불한 면도 강한 그런 십대 소년. 동주(김윤석)는 책보다 더 진짜 선생님같은 느낌이었다. 찾으려면 또 흔히 찾을 수 있는 고등학교 선생님인데, 동주라는 캐릭터의 가벼움과 진지한 면모를 둘 다 잘 섞어놓은 그런 모습이었다.

  스토리 진행 자체는 글쎄, 내가 원작을 봐서 그런가 신기할 거 하나 없었지만서도 이것 저것 뒤섞여진 이야기들을 하나로 잘 모아놓아서 좋던데. 완급이 괜찮은 드라마 한편을 본 기분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거 무거운 소재일 수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허투르지 않게, 그러나 가벼운 모습으로 그려주어 좋았다. 때로는 이런 것들을 무겁지 않은 시선으로 보아야 할 때도 있다.


세븐
감독 데이빗 핀처 (1995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모건 프리먼
상세보기

  흑흑 왜 파이트 클럽 같을 줄 알았지... 내가 뭘 믿고.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특유의 분위기나 편집방식은 좋았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약간 짐작가는 것도 있고 해서 좀 단순하다, 싶었는데. 스토리 진행이 약간 보였던 게 같이 본 언니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까 뭐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그렇다고 엄청 나쁜 건 아니었고 내 기대치가 좀 컸던 것 같다.

  그래도 영상미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은 꽤 좋았다.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일곱가지 죄악에 기반한 살인 사건들은 흥미롭긴 했다. 범죄 그 자체보다는 범죄가 꾸며진 모습들에서 드러나는 상징과 의미들이 재미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여전히 스토리 상으론 심심하단 느낌을 받았지만서도... 꾸며진 건 역시 참 잘 꾸며 졌더라.

  캐릭터도 영상처럼 흔한 캐릭터들을 멋지게 잘 포장했다는 느낌. 존 도(케빈 스페이시) 빼고는 설정 자체는 흔하지 않나? 사실 그 존 도 조차 너무 뻔한 사이코 캐릭터 느낌이라 난 좀 그랬다. 이 당시에는 신선한 캐릭터였을지 뭐였을 지 몰라도. 주인공인 열혈의 젊은 형사 데이빗 밀스(브래드 피트)와 생각 깊은 노형사 윌리엄 서머셋(모건 프리먼)의 조합은 흔하디 흔하지. 그래도 흔하다는 걸 재미없게 부리진 않았지만... 데이빗의 아내인 트레이시(기네스 펠트로)의 경우엔 역할의 용도가 좀 보여서 보면서 안쓰럽다기 보단 짜증이 났다.

  잘 모르겠음. 그 많은 살인과 그 많은 꾸밈수에도 불구하고 존 도가 그렇게 훌륭하고 짜여진 범죄자처럼 보이지 않아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택배 박스를 받아보았을 때의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거 외엔 내겐 이 영화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스토리 상으로 흥미를 크게 못느껴서 그런가...


  호주에 온 유네와 만나서 같이 갔다. 둘이 가니까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고 좋았음...ㅎㅎ 그래봤자 한두시간 기다렸나... 기다리는 동안 햄버거 사먹고 뭐 느긋하게 보낸 듯. 여기서는 힘들이지 않고 펜스 잡을 수 있어서 그거 하난 참 좋음... 공연도 많구. 그래도 한국 가고 싶다ㅜㅜ



  오프닝은 더 백신즈. 원래도 좋아하던 밴드라서 신났는데, 이 밴드 생각보다 활발하고 또라이 같아서 좋았다. 특히 보컬 완전... 미친줄 알았음. 그냥 또라이같이 미친 놈 느낌...ㅎㅎ 물론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요 땐 사운드가 특히 좋다는 느낌을 못받아서 그건 슬펐다. 보컬이 미친듯이 머리를 흔들어대는 밴드였고, 나는 앞에 있던 베이스가 좋아서 ㅎㅎ 이러면서 앞을 봄. 젤 좋아하는 곡은 If you wanna 이거인데 이거 나올 때가 관객들 반응이 젤 좋았었다는 느낌.


  그리고 또 하프타임 있다가 공연 시작하는데... 와 진짜 멜번와서 공연 세번째로 보는건데 이 때가 제일 쫄렸다. 카사비안 등장할때부터 밀리기 시작하더니 뒤로 갈수록 진짜 가관이 되었음. 세 번의 공연 중에서 진짜 미친 관객도 많았고... 근데 이게 마냥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음. 유네한테 붙는 이상한 영국인도 있었고 암튼... 여기서 내가 버티고 사진을 찍은 게 아직도 신기할 지경...

  셋 리스트는 이랬다.

1. Days Are Forgotten
2. Shoot The Runner
3. Velociraptor!
4. Underdog
5. Where Did All The Love Go?
6. I.D.
7. Take Aim
8. Club Foot
9. Re‐Wired
10. Empire
11. La Fée Verte
12. Fast Fuse
13. Goodbye Kiss
14. L.S.F. (Lost Souls Forever)

Encore:
15. Switchblade Smiles
16. Vlad The Impaler
17. Fire


   관객의 질이 어쨌건간에 공연 자체는 정말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믿고 보는 카사비안ㅇㅇ 이런 말 당연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났다. 톰 메이건이 무대 왔다갔다 하는거야 예상했던 일인데, 써지도 틈만 나면 관객을 조련질... 깜짝놀람. 멘트 하는 것도 써지가 하는게 백배는 더 오글거리고ㅋㅋㅋ 그 큰 키로 무대를 휘적휘적 걸어다니는데 왠지 재미났다. 톰 메이건은 정말 최고의 보컬리스트다. 그냥 노래를 잘 하는 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관객을 휘어잡는 법을 아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약간 충격을 먹었던 건 공연 도중에 자기 중요부위 만지는 그런 퍼포...인지 흥분해서 그런건지 뭔지가 몇 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뒤에 남자애들이 발광해서(...) 약간 웃겼다.

  원체 밴드도 즐기고 관객들도 반쯤 미쳐있던 공연이라 재밌게 봤다. 사실 그래서 기억나는 게 없을 정도로... 그냥 뛰고 신나하고 그랬던 기억밖에 없어....ㅎㅎㅎ


  돈도 없는 와중에 미리 사뒀던 공연 날이 오니까 또 심장이 마구마구 뛰더라..ㅎㅎ 하하하 망했어요. 공연 값 세금이랑 뭐 이런거 수수료 다 해서 80달러였다.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엄청 싼 편이라고 생각했음... 요새 우리나라 공연값 왜 그리 미쳤는지; 멜버른은 확실히 호주에서 음악으로 유명한 도시라 공연이 엄청 많고 로컬공연도 발달하고 외국 밴드들도 자주 오는데, 쿡스 오길래 당장삼.. 내가 얘네를 언제 보겠어 하면서ㅜㅜ.. 악틱 단공도 있었는데 그건 집어치웠고. 암튼 보고싶은 공연이 엄청 많아서 고민된다고 내가 한국에서 있을 땐 안와서 고민할 필요도 없었는데! 하고 한탄하니 그걸 들은 카밀로 10(콜롬비아인, 공연 기획업계 종사. 폴 뱅크스 실제로 만났던 이야길 전해줘서 내가 배잡고 구르게 만들었다...)이 쿨싴하게 "내가 콜롬비아 있을 땐 모두 다 무료라 좋았지..." 라고 해서 멱살잡을뻔ㅡㅡ

  킹스 공연에서 배웠던 교훈을 바로 잡아 공연 시작 한시간 반 전쯤 도착. 전의 로드 아레나보다는 훨씬 작은 공연장이라 걱정도 안했지만 정말 무난하게 펜스를 잡았다. 그래 이거야...! 펜스 잡고 있는데 가슴이 두근두근ㅎㅎㅎ 오프닝 밴드는 투칸 이라는 밴드였는데 그렇게 취향이라곤 할 수 없었다만... 보컬이 되게 매력적이었음. 여자였는데 춤도 예쁘게 추고 목소리도 예쁘고... 근데 노래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미스핀트. 재밌게는 들었다. 여튼 이러고 나서 하프타임 있다가 쿡스 시작.

  이 공연의 셋 리스트는 이랬다. 어이쿠 많이도 불렀네...

1. Is It Me
2. Always Where I Need To Be
3. Sofa Song
4. Down To The Market
5. Rosie
6. She Moves In Her Own Way
7. Sway
8. Runaway
9. Eskimo Kiss
10. If Only
11. Seaside
12. Tick Of Time
13. See The Sun
14. How Do You Like That?
15. Mr. Nice Guy
16. Ooh La
17. Shine On
18. Do You Wanna?

Encore:
19. Saboteur
20. Junk Of The Heart
21. Naive


  셋 리스트보면 알겠지만 진짜 엄청 많이 불러서 넘 좋았다... 물론 곡 길이들이 길지 않고 짧은거 안다만ㅋㅋㅋㅋㅋ 나는 계속계속 신이 났다. Naive가 앙코르 곡으로 갈 건 알고 있었고ㅋㅋ Ooh La나 Shine On 같은 건 꼭 부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지나도 안부르는거라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공연도 재밌는데 끝나지 않을 거 같은 기분이라 행복... 거두절미하고 이 공연은 내가 갔던 공연 중 세 손가락에 들 정도로 재밌었다. 나는 생각도 못했네. 루크가 이렇게 공연을 즐겁게 하는 사람일 거라고는... 어떤 식이었냐면 처음부터 무대의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를 미친듯이 돌아다녔고 멀리 있는 사람까지 신경쓰듯이 무대를 완전 장악함. 난 깜짝 놀랐다. 이런 식으로 공연했었나 루크가 이런 생각하면서도 미친듯이 행복해하고ㅎㅎㅎ 사람들 반응도 되게 좋았어서ㅋㅋㅋ 밴드 멤버들도 기분좋게 공연한듯. 근데 드럼이 새로 들어온 멤버도 아니고 그렇다고 폴도 아니어서 대체 뭔가 함... 모르겠다ㅋㅋㅋ 폴 얼른 치료하고 돌아와...

  몇 곡은 어쿠스틱으로 불렀는데 공연 호흡을 잠깐 늦췄다가 다시 빠르게 가는 느낌이라 난 좋았음. 평소에 그렇게 어쿠스틱 공연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즐거웠다. 어쿠스틱때는 루크만 왼쪽 끝에서서 혼자 스포트라이트 받으며 연주하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짠 했음... 내가 쿡스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건 Sway인데 막 슬프면서도ㅎㅎㅎ 좋아서 눈물날거같은 뭐 그런느낌 이었다. 요상한 기분. 기분 좋은 곡들도 즐겁게 들었지만 잔잔한 곡들은 더 즐겁게 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 곡이 예상하듯 Naive였는데 사람들 다 싱얼롱하고(다른 곡들도 그랬지만 이 곡 싱얼롱이 젤 심했던 건 당연하고) 즐거웠던 한시간 오십여분 정도를 마무리하는데도 좋았다. 뭔가 아 이제 이 공연의 마무리구나. 다 봤구나. 즐거웠다. 그런 기분이 들었음. 공연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엔 걸어왔는데 걸어오면서도 귀에서 나이브가 울렸다.

  재밌었다...ㅜㅜ 너무 재밌어서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는데 그래도 보니까 많이 찍긴했네...ㅋㅋㅋ...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감독 브래드 버드 (2011 / 미국)
출연 톰 크루즈,제레미 레너
상세보기

  너무너무 보고싶었는데 기회가 되어서 봤다. 멜버른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여기선 토요일엔 영화값이 싸져서 딱 맞춰서 가서 봤음. 그래봤자 13.5 달러...ㅜㅜ 큰 관이라 참는다... 영화가 액션이라서 자막없이도 내용 이해는 됐는데 말이 빨라지거나 전문용어 나오거나 하면 엉? 하면서 봐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다... 그래도 감상.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워낙에 좋아해서 일단 호감을 갖고 시작했는데 내용도 실망하지 않았다. 2편보다 당연히 나았고, 3편만큼 재밌었다. 1편의 오래된 감각이 여전히 1위긴 하다만 그래도ㅎㅎ 에단 헌트(톰 크루즈)라는 주인공을 여기까지 써먹을 수 있을 거라고 별로 생각 안했었는데 이젠 참 안정적이다. 거의 원맨플레이 위주다가 이번 편에서는 팀워크를 보여주는데 그게 또 쏠쏠하니 재미있더라. 처음 팀원이 어떻게 보면 참 빤한 구성이었던 게, 컴퓨터 다루는 까불거리는 캐릭터 벤지(사이몬 페그)와 매력적인 여성 요원 제인(폴라 패튼) 둘이 남아 있었으니까. 근데 요기에 정보분석가인지 뭔지 암튼 브랜트(제레미 레너)가 끼어들면서 꽤 재미있는 구성이 되었다. 구성이 복잡하진 않은데 아주 단순하지도 않게 캐릭터들 사이에 밸런스가 좋았다.

  액션들도 전편들에 쳐지지도 않았고 신선하니 좋았다. 에단 헌트의 두바이 빌딩 액션도 좋았고, 후반부에 있는 브랜트의 공중부양ㅎㅎ 신선하고 즐겁게 보았다. 멋진 캐릭터 하나 더 투여된 것 만으로도 이리 즐거워질 수 있다니. 브랜트 캐릭터가 특히 좋았던 게 초반에 시침 뚝 떼고 얌전하고 순딩이인척 하다가, 또 자기는 그냥 헬퍼일 뿐이라고 깐족대다가, 또 본격적으로 액션하고 이런 변화들이 보기 재미있었다. 벤지 같은 캐릭터야 내가 원래 좋아하는 캐릭터고... 제인은 약간 모르겠다. 좀 한 방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막판에 다같이 합동해서 일할 때 느낌이 넘 좋았다. 지구멸망에 가까운 일이 한 발치 앞에 있는데 다들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다다다다 달려나가는 모습들이ㅎㅎㅎ 긴박하고도 좋았다. 거기다가 그런 주제에 이 밝은 느낌은ㅋㅋㅋ 뭘까 싶을 정도로 암울하지 않았다. 음 이건 마치 엑퍼클을 볼 때의 느낌이야... 이전까지의 무거운 느낌이 감소되긴 했는데 그 나름의 맛이 있어서 즐겁웠긔.

  액션만 믿고 머리를 아주 안 쓴 각본도 아니어서 난 참 아기자기하고 재미나구나 그 생각을 했다. 아기자기한 부분은 벤지만 믿고 가고ㅎㅎ 보면서 사람 한 눈 팔지 않게 하는 각본이었다. 물론 숨떨리게 하는 부분들은 거의 액션에서 나왔지만서두 스토리가 보잘것없는 것이 아니라서더 집중하게 하더라.

  난 재밌었다. 아 간만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다 다시 보고 싶네....ㅜㅜ


  혼자서 갔다. 막 앞에서 볼 생각은 없었고 슬렁슬렁 앞자리에서 보자 싶어서 출입 시간 두시간 전에 출발. 근데 이나라 애들 엄청 쿨해... 두시간 전에 갔는데도 스무명 남짓밖에 없었다. 충격. 두시간 동안 땡볕에서 기다림. 앞에 있던 싱가폴 커플이랑 킹스 좋아하냐고 뭐 그런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바깥문 오픈 시간은 6시 15분이었고 안쪽 문 오픈 시간은 7시. 오프닝 밴드로는 Band Of Horse가 있었는데 7시 반부터 공연했다. 9시에 킹스 공연 시작 예정이었다.

  어떻게 들어가는 것도 빨리 들어갔고, 안쪽 문 줄 스는 것도 잘 서서 펜스 가운데를 잡았다(...) 난 정말 펜스 잡을 생각 없었는데. 그래서 슬렁슬렁 간건데 어깨서 나 펜스요... 어째서 나 정가운데 잡은것인지ㅋㅋㅋㅋ.... 여러모로 잡고나서도 황당했다. 일곱시 반에 Band Of Horse 공연할 때까지 좀 멍때리며 앉아있었다. 여기는 신기한게 사람들 밀지 말라고 바로 앉게 시키고ㅋㅋㅋ 자리확보 시키고 지치지 않게 그런거 해주더라. 가드들이 대체로 친절했음... 나도 부탁해서 내 사진 찍고ㅋㅋㅋㅋ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는 되는데 전문가용은 안되고, 전체곡을 영상녹화하면 퇴장시킨다고 했다. 대신 사진은 자유. 영상도 짤막하게 하면 걸리지 않는 뭐 그런거 같았다.


  일곱시 반부터 Band Of Horse 공연 시작. 되게 킹스 느낌 나는 밴드였는데ㅋㅋㅋ 그래도 여러 모로 다르기도 했다. 목소리에 힘있고 좋았으나 내가 열광할 거 같진 않음 음악스타일. 하지만 그거야 뭐... 공연장에서 들은 거니까 깨끗한 음질로 다시 들어봐야 아는거고. 얘네 공연할 때까지도 공연장이 꽉 차진 않았었다. 아 여기 애들 쿨해...ㅋㅋㅋㅋ 플로어 쪽 사람들은 재밌게 즐기고 놀았음. 내 뒤쪽에 밴드 오브 호스 팬이 있는지 엄청 따라부르고 그러더라.




  얘네 공연이 한시간 쯤 했고, 30분 동안 세팅했다. 세팅하는 동안 나초ㅋㅋㅋㅋㅋ가 나와서 신기했음. 나초는 킹스의 또다른 사촌으로 밴드 매니저 일을 하구 있다ㅎㅎ 팬사이트에서 나름 유명함ㅋㅋㅋㅋㅋㅋ


  조명이 바뀌고 이제 시작의 분위기. 그리고 곧 킹스 오브 리온이 등장했다ㅠㅜ 고대하던 킹스 공연의 시작. 으으으 현실감 안느껴졌음ㅋㅋㅋㅋㅋ 바로 앞에 케일럽이 있는데 현실감이 없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서 노래 첫 곡인 Crawl이 시작되자마자 가슴이 뛰었다. 이 공연이 셋리스트는 이랬음.

Setlist
1. Crawl
2. Taper Jean Girl
3. Four Kicks
4. The Immortals
5. Fans
6. Back Down South
7. Milk
8. Radioactive
9. My Party
10. McFearless
11. No Money
12. Molly's Chambers
13. Be Somebody
14. Closer
15. Pyro
16. On Call
17. Knocked Up
18. Sex on Fire
Encore:
19. The Bucket
20. Use Somebody
21. Black Thumbnail

  ㅋㅋㅋㅋ아 며칠이 지났는데 설명하기가 힘들어ㅋㅋㅋㅋㅋㅋ 진짜 기타소리 웅웅 울리자마자 헉...ㅋㅋㅋㅋ하면서 펜스붙잡고 사진을 막 찍기 시작했다. 그래 남는것은 내 눈과 사진뿐이니라ㅋㅋㅋㅋ 공연장이 너무 어두워서(당연하지만) 사진이 잘 안나왔는데ㅋㅋㅋㅋㅋ 그거 때문에 영상이랑 사진 돌려가며 계속해서 찍었다. 공연 내내 찍어서 나중에 확인해보니 사진만 1530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정신나갔었나보네..... 미쳐... 흔들린거 제해도 절반은 건졌다. 아쉽게도 영상은 전곡 찍은건 없다... 놀아야 했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사진 다 올리고 싶은데 인간적으로 넘 많아서ㅡㅡ... 게다가 여긴 호주인터넷이죠 아놔. 위에 거 올리는 데만 몇 번 오류 났었음.... 아 엄두가 안나네ㅡㅡ..

  올리다가 지쳐서 엄선한 삼백장 가량으로 대신하겠습니당ㅎㅎㅎ... 하... 비슷한 사진은 다 솎아냈음ㅜㅜ 한국의 인터넷으로 즐기세영...



  공연 전체적인 감상평은 킹스 오브 리온 전체가 되게 만족하면서 한 공연 같았다는 거. 케일럽이 진짜 이성적으로 자기가 잘난 거 아는 나르시시트여서 깜짝 놀랐다. 말이 엄청 많은 공연은 아니었는데 쉴때마다 멜번 칭찬하면서도 자기 만족을 늘어놓음ㅋㅋㅋㅋ 어떤 식이냐면 몇년 전에 멜번에서 공연했을때 난 참 많이 걱정했었지. 하지만 더이상 걱정하지않아. 왜냐하면 우린 세계 최고의 밴드니까! 이런식...이었다... 나 오그라들어서 펜스 부러뜨릴뻔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소리질렀단거...^^ 넘 정면이라 네이쓴 얼굴이 별로 안보여서 좀 슬펐지만... 반면 나머지 세명 너무 잘보였다ㅠㅠ 내가 매튜 팬이라서 진짜... 넘 행복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일럽은 많이 찍긴했는데 내가 얠 좋아해서 찍는게 아니라 바로 앞이라 찍나? 이런 생각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곡들로만 셋리스트가 이뤄져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좋았던 공연은 My Party. 넘넘 신났다. 그 특유의 후~후 이거 소리 할때 다들 따라해서 재밌었음ㅋㅋㅋㅋ Radioactive는 씨디로 들을때도 좋았지만 라이브로 들으니 왠지 더 감칠나구ㅎㅎ Molly's Chambers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곡이라서 더 신났었다. Be Somebody듣고 좋아하다가 나중에 Closer 넘어가는데... 나 클로저 넘 좋아해서ㅡㅡ 환장. 매튜가 기타 입으로 연주하는거 내눈으로 보다니 이게 현실 아니겠지! 엉엉엉 이러고 있었고ㅋㅋㅋㅋㅋ Pyro도 괜히 감성적이 되어서ㅡㅜ 막 좋아하면서 봤다. 그 다음에 On Call 나오니 괜시리 더 센치해져버려ㅎㅎ Sex on Fire 나올 땐 공연장 부서지는 줄ㅎㅎ 다들 그렇게 떼창하다니 신기신기. 쉴때 다들 앵콜 외치고 있다가... 앵콜 시작됐는데 다들 참 만족한 얼굴로 나와서 좋았음. 앵콜로는 The Bucket, Use Somebody, Black Thumbnail. 당연히 Use Somebody때 사람들 목소리 장난아니었고... 블랙 썸네일 때엔 사람들이 다 마지막 곡이란 걸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가 더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케일럽이 공연 내내 혼자 엄청 즐거워하면서 공연하기도 했지만 팬서비스도 쩔었던 것 같다... 피크 날리기의 달인이셨음ㅋㅋㅋㅋㅋ 미친듯이 사람들한테 피크 날려주고 표정도 하 어서 받아봐 이런 표정이고ㅋㅋㅋㅋㅋㅋ 나는.... 나는 물병을 받았다.... 앵콜 직전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어쩌라고 일년 보관해서 한국가져가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 피크랑 교환신청할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닙니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튼 재밌었다ㅠㅜ 혼자 가는거라 걱정도 좀 하긴했는데ㅋㅋㅋㅋㅋㅋ 다필요없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미 내가 좋아하는 애들 공연 다보고싶고나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사진 올리는 데 대체 며칠이 걸린겅미.....

  순전히 노만이 나와서 보기 시작한 영화. 아 근데 킬 때부터 당연하게도 B급의 냄새가 폴폴 나서 당황했다. 1998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런 화면에 초반 스토리 진행에서부터 아 이건 망했다 이런 느낌. 그래도 노만이 예쁘니까...ㅜㅜ... 그냥 음성 끄고 노만 얼굴만 봐도 될 그런 영화.

  나름대로 반전을 준비해놓고 좋아 이건 멋진 반전이야! 이걸 드러내주는 좋은 시나리오만 쓰면 된다! 하고 신나했을 누군가가 보이는데 그 좋은 시나리오에서 대실패한 영화였다. 소재는 좋았다. 그걸 어떻게 엉망으로 잇는지 보여주었을 뿐... 대사들도 되게 뜬금없는 것이 많고 전체적인 연결이 미흡해서, 복선을 열심히 깐 게 눈에 보이는데도 눈물날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반전을 다 알고 난 후엔 좀 황당하다 뿐이지 아 이 영화 대단하다 이른 느낌도 안 든다... 왜냐면 캐릭터들에게 당위성이랄 게 없거던!

  특히 데이빗(알란 릭맨)은 용서할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그냥 젊은 남자(노만 리더스)를 끌어들일 필요도 없는 일을 이렇게까지 벌인 건 결국 돈때문이잖느냐.... 알렉시스(폴리 워커)는 무슨 죄인데. 유혹에 넘어간 죄? 그러 수도 있겠는데 이미 한 번 잘 거절한 걸 사람의 약점을 끄집어내어 그런 상황을 만든 게 가장 어이가 없었다. 여기서 가장 나쁜 놈은 너예요... 젊은 남자 캐릭터는 많은 설명이 될 게 없다. 옴므 파탈 쯤으로 여기면 되나.... 네... 뭐 노만에게 마릴린 먼로 분장을 시킨 데 큰 점수 드리겠습니다. 그 이상은 엄서... 더 이상 드릴 점수가 엄서... 알렉시스에게는 묵념.

  뭐 그냥 황당함ㅋㅋㅋ... 하지만 노만 리더스를 좋아하신다면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너무 예뻐..ㅜㅜ

꿈꾸는책들의도시
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발터 뫼르스 (들녘, 2005년)
상세보기

  발행된지 좀 됐고 베스트셀러였던 것도 알았지만 꽤 늦게 읽었다. 사실 별 관심 없었는데 사촌오빠네 집에가서 몇 장 보고 마음에 들어서 샀음. 결과는 대만족.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상상력이 돋보인 소설책이 아니었나 싶다. 판타지와 현실이 묘하게 뒤섞여서 어느 한 쪽도 버리지 않은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난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판타지가 가득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판타지가 아니라 기존 문학의 형식에 가까웠다는 느낌이 있었다.

  반지의 제왕 식의 뻔뻔한, 이 책은 번역서다 라는 식의 말로 시작하는 '번역'에서부터 군더더기없는 결말까지 마음에 들었다. 순전히 작가답게 그러나 다른 작가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점이 정말 즐거웠다. 현실을 적당히 버무려진 큰 상상력이 빛나는 이야기. 게다가 단순히 상상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진행 방식에 있어서도 쫀득쫀득하니 읽는 맛이 살아있더라. 1권 중반의 그 반전 부분에서는 책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나도 같이 놀라고 말았다.

  린드부름 요새의 어린 작가,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자신의 대부시인 단첼로트를 통해 위대한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작가를 찾기 위해 책의 도시 부흐하임에 가서 겪게 되는 일들이다. 여기에는 현실에도 있는 서점상 뿐 아니라 책사냥꾼, 부흘링이라 불리우는 지하도시의 책난쟁이들, 또 그림자제왕까지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가득 증장한다. 그 누구도 지나칠 만큼의 역할을 하지 않고 적당히 그러나 매우 즐겁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부흘링들과 함께 있었던 때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부흘링들은 각자 존경하는 작가의 이름을 따 자기의 이름으로 삼고 그들의 모든 작품을 암기한다. 책을 대하는 부흘링의 모습을 보면 아주 책을 사랑하는 그런 장인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림자 제왕과의 만남은 약간 슬프기도 했다. 그랬던 것 같다. 그 존재 자체가 좀 슬펐다. 작가가 책을 쓰면서 경지에 이르는 '오름'의 경지를 단첼로트에게 힐데군스트에게 알려주는 부분은 물론 즐겁기도 한 과정이었지만 그가 지상으로 올라갈 결심을 하고 그 뒤에 벌어지는 여정은 씁쓸하고도 슬펐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뭔가 벅찬 감동과 그런 쓰라림이 뒤섞여 이상한 감정을 만들어내더라.

  마지막 장 즈음에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라는 이름의 부흘링이 나왔을 때 이상하게 눈물이 날 뻔 했다. 이 책은 모험을 다룬 이야기치고 내 감정일 절절하게 메우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 읽는 것이 아주 즐거우면서도 심정을 건드리는 것이 꼭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들 읽을 때 같아서 묘했음.

  난 아주 아주 좋았다. 연이은 시리즈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작가란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 있는 거지, 체험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만약 네가 무엇을 체험하려면 해적이나 책 사냥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네가 글을 쓰고 싶다면 그냥 써야 한다. 만약 네가 그것을 너 자신으로부터 창조해낼 수 없다면 다른 어디에서도 찾아낼 수 없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2』, 들녁, 2005, p. 308
좁은문
카테고리 소설 > 소설문고/시리즈
지은이 앙드레 지드 (웅진씽크빅, 2008년)
상세보기

  기대를 많이 했는데 즐겁지 않았어요... 너무 기독교적인 정서가 묻어나서 그런가. 주인공 제롬 팔리시에와 사촌인 알리사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 둘 다 첫사랑이며 뭔가 아득히 짙은 감정들이 느껴지는데, 행복한 커플이 되지 못했던 이유가 너무 내게는 가당찮아 보여서 그랬다.

  제롬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구애하는 편이지만 어려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알리샤는 속을 모르겠었고, 알리샤의 동생인 쥘리에트는 너무나 제롬을 좋아하는데도 알리샤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꽤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리샤의 속을 알고 나서는 사실 짜증이 났다. 제롬이 자기에게 너무나 빠져서 신을 멀리하게 될까봐 그렇게 군 것이라구요?! 그렇게 죽어서 하늘에 가면 퍽이나 하느님이 예뻐해주시겠네 싶었네... 아 내가 너무 무신론적인 관점에서 바라본건가? 아무리 알리샤의 일기를 읽어도 감동이 느껴지지 않아서리. 내가 제롬이었으면 사랑이고 뭐고 당장 잊어버렸을텐데 책의 제롬은 끝까지 알리샤만 생각하고 살아가긴 하더라... 목적은 이루었네요 알리샤씨...ㅜㅜ 아 근데 이건 사랑같지 않아 너무 고차원이야... 너무 머나먼 일까지 생각하는 거 같아서 보는 내가 답답했다. 이런 사랑은 봐도 썩 뭐 아릿하거나 그렇지가 않단 말이지...

  난 별로. 내가 공감할 만한 것이라고는 상대방의 마음을 몰라서 헤매는 제롬의 조급한 감정 뿐이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