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일요일. 오스트리아 빈.

 빈은 참 들렀다기에도 뭐하게 베네찌아보다 당일치기 느낌. 빈에는 여덟시 삼분에 도착. 빈 서역에 도착했을 땐 전날 야간열차의 악몽에 짜증이 가득했다. 프라하로 가는 표를 일단 예약하고(이건 서역이 아닌 남역에 가서 타야한다.), U반을 타고 신왕궁쪽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서 타야 했는데, 어떤 아저씨 무리가 엘레베이터를 잡고 기다려 주셨다. 약간 술에 취하신 듯 했지만 친절했다... 그렇게 지하로 내려갔는데, 헐. 바로 타는 곳이 나오는 거다. 황당했다. 우리 표 없는데...?

빈 지하철 티켓

  당황해서 어떡하지, 이러고 있으니까 아까 그 아저씨들이ㅋㅋㅋ 친절히도 무슨 문제있냐고 물어와서, 표 없다구 했더니 위에까지 데려가서 표끊는걸 도와주셨다. 윗층의 자동발권기에서 끊어야 하는거였는데, 1회권을 두장 샀다. 뭔가 유쾌한 아저씨들이었다... 친절하기도 친절했지만 되게 재미있었다. 어디서 왔냐길래 South Korea요, 했더니 아무래도 한국을 모르시는 듯 했다. 그런데도 내 팔에 자기 팔을 대 보며 South?!라고. 남쪽인데 왜 까맣지 않냐는 뜻이었던듯ㅋㅋㅋ 아무튼 신왕궁 쪽의 volkstheather에서 내릴 때까지도 기막히게 신경써주시더라. 사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 까지만 해도 이거 소매치기 아냐? 하고 좀 걱정했었는데...ㅋㅋㅋ 빈 인상이 이 아저씨들 덕분에 한번에 좋아졌다.

  역에서 내릴 때에도 하차하는 개찰구가 없어서 당황했다. 그저 스스로 개표하는 시스템인것 같다. 대신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하겠지? 난 새가슴이니까 그냥 표끊고 다닐듯.

자연사 박물관. 커서 다 안잡혀...
  

  내리고 보니 바로 앞이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물론 이른 아침인데다가 관심도 없어서(...) 들어가진 않았지만, 건물만으로도 꽤 예뻤다. 옆으론 오스트리아 미술관 건물도 보였다. 바로 앞엔 마리아 테레제아 광장. 산뜻한 정원이라는 느낌. 그 안의 분수 뭔가 희롱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미술사 박물관 쪽으로 가는길의 석상이 나체인데도 중요부위가 다 가려져 있어서 좀 웃겼다. 여태까지 나라는 전부 발가벗겨놓아서 여기가 오히려 독특해ㅋㅋㅋ 그리고 뭔가 석상들이 다른 나라보다 머리가 컸다...

신왕궁 모습. 썩 '신'왕궁 같아 보이진... 헉...

이게 신왕궁 바로 옆의 구왕궁 가는 길...? 그런거였음 아마도...


  쭉 걸어서 말발굽 모양의 건물인 신왕궁에 도착했다. 건물 자체의 양식이 다른 나라들과는 또 달라서 신기했다. 또 건물에 있는 석상 색이 바래져 있어서 그것도 신기... 구왕궁은 멀리서 슬쩍 보고 말았고... 왕궁 정원은 인상적이었다. 일요일 아침이데도 누워서 쉬는 사람이 꽤 있었다. 오스트리아 날씨도 따뜻하면서 시원해서 좋았음. 왕궁안으로 조깅하는 사람이 있어서 신기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복궁에서 조깅하는건가...

이게 아마 오페라 하우.. 맞나..? 맞나? 그냥 찍은건가?

대체 뭔가 신기했던 신호등.


  이건 그냥 지나가던 길들. 적막했다. 일요일 아침의 걱정을 가지고 번화가쪽으로 이동.

  오페라하우스를 지나서 케른트너 거리로 옴. 빈의 번화가는 우리나라의 명동 같았다. 물론 그보다 길이 넓고 더 밝은 느낌... 쇼핑거리고 카페도 많았다.



  중간의 한 카페에 들어가 비엔나의 커피인 멜랑에와 딸기케이크를 먹었다. 직원이 썩 친절한 느낌은 아니었는데ㅋㅋㅋ 케이크가 맛있어서 괜찮았다. 딸기는 항상 승리한다.

머물렀던 카페

윽 반짝반짝 한것이 멋이 났다!

하지만 밑에 벽돌은 역시 색이 이상했음.

공사중..ㅜㅜ

건물은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하는 것 같다. 이쪽은 되게 섬세했다.

관광객을 위한 마차가 여기에도 있었다.

  슈테판 성당은 공사중. 까만 건물이라 신왕궁때처럼 탄건 줄 알았다. 궁전도 그렇고 여기 석재가 좀 변하는 성질인듯. 성당 자체는 뭔가 화려한 모양새였다. 바로크풍? 조각조각이 섬세한 느낌이었다. 안엔 안들어갔다.

  빈에서도 젤라또를 사먹었다. 근데 이탈리아의 그 젤라또가 아니었다. 그냥 아이스크림..보단 좀 더 담백한? 아쉬웠다.

오스트리아엔 캥거루가 없지 말입니다.

  빈 역시 프랑스처럼 일요일엔 각를 안 여는 건지 카페와 기념품점, 초콜렛 가게를 빼고는 가게가 거의 닫혀 있어 아쉬웠다. 겨우 반나절 들리는 거라서 더욱 더. 기념품은 클림트와 모차르트에 관련된 것이 많았다. 다양하고 예쁜 것들이 있어서 빈 out이 아닌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no kangaroo in austria 라고 적힌 티셔츠들이 웃겼다ㅋㅋㅋㅋㅋ 서너시간 본 것 뿐이었지만 꽤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프라하행 기차를 타러 남역으로. 구내에 있는 간이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을 피자를 샀다. 은지는 또띠아 같은 걸. 이탈리아에서 먹은 피자보다 맛있었다. 간이 맞으니까요.

  열차는 또 역방향. 내부가 꽤 더웠다. 자다가 더워서 깰 정도. 게다가 어찌 된 건지 우리자리 쪽 창문은 열리지도 않아서 꽤 난감했다. 죽어가고 있을 때 은자가 콜라를 사와서 먹고 살아났다... 그렇게 약간은 악몽같은 기차 여행이었다. 프라하로 갈 수록 점점 시골로 가는 것 같았고, 프라하 근처까지 와서도 풍경은 변하지 않았으며 또... 날씨가 안좋아지는 걸 느꼈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3.60유로
              빈-프라하 구간 표 7유로
              피자 1/4 조각 2.7유로
              젤라또 기억안남

총 금액: 13.4+α유로
7월 31일 금요일. 스위스 인터라켄.


  야간열차에서 눈을 뜨니 벌써 스위스였다. 풍경이 아기자기하고, 뭔가 차분하고 아름다웠다. 산에 걸린 구름과 에메랄드 빛깔 바다가 인상적이었음. 프랑스의 집들이 깔끔. 하양 이런 느낌이었고, 이탈리아의 집들이 황톳빛이었다면 여기는 작고, 아기자기하고.. 세모 지붕이 많이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딱 봤을때 집들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내리는 시간을 연착된 시간을 더해서 생각하면서 은자와 나는 아침을 맞이했다. 그러다가 기차가 어느 역에 스길래, 아 아직 시간 남았지.. 이러고 있는데 같이 탔던 칸의 커플이 내리는거였다. 잘가 잘가, 이러고 있는데 그쪽 커플의 남자가 물었다. "그런데 너넨 어디까지가?" 우린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로잔." 남자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여기가 로잔인데...."

  ...감사합니다. 기차가 연착되어도 제 시간에 도착하는 거였네요. 누구보다 빠르게 짐을 챙겨서 내렸다. 어찌 되었건 간에 무사히 로잔 도착. 남은건 취리히-빈 구간의 예약 문제였는데, 떼르미니역에서처럼 안될 것 같아서 진짜 긴장했다. 근데 의외로 순탄하게 너무 바로 되는 것이 아닌가! 너무 기뻐서 얼굴에 방긋방긋 웃음을 띄우며 예약하는 언니에게 고맙다를 연발하니까 언니는ㅋㅋㅋ 애들이 너무 기뻐하니 영문도 모르고 같이 웃어주기만. 여튼 그거 예약을 하고 기차 시간표를 찾아서, 로잔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를 확인까지 하니 마음이 너무나 풍요로웠다. 걸리는 시간은 두시간 정도.

  풍요로운 것까진 좋았는데. 아놔 실수를 안하면 우리가 아니지. 베른 역에서 내려서 갈아탔어야했는데, 그걸 그대로 타고 취리히 HB 역까지 가버렸다...^_T? 시간 낭비 돋네. 시간표에 로잔-베른-인터라켄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그게 그대로 인터라켄 까지 가는 줄 알았던 거였다. 아오 바보들. 어쩔 수 없이 다시 베른 행 열차를 찾아 타고, 또 거기서 인터라켄으로 가기로. 왜 change라는 글자를 그 땐 보지 못했나ㅋㅋㅋ 다행히 첫날 일정은 시내구경이었던지라서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했지만, 참 지친 와중에 기차 타려니까 더지쳐.

  인터라켄으로 가는 길의 풍경은 초록색 들판의 연속. 인터라켄 자체가 원래 도심지라기보단, 융프라요우 가기 위한 시골 도시라서 크게 번화하진 않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풍경도... 가는 길의 도로에 큰 승합차들이 많이 보였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소형차, 오토바이(특히 이탈리아) 이런게 많았는데  여기는 큰 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들판에 여유 작작한 모습으로 뒹굴고 있는 소들이 많이 보인다. 왠지 캔디 생각나서 웃었음.

숙소. 레알 펜션 분위기.

  머물게 된 숙소는 발머스 하우스. 아 근데 역에서 꽤 멀었다. 여태까지의 숙소들은 역에서 꽤 가까웠어서.. 짜증이났다. 잠을 설잔 데다가 기차에서 지쳤고, 짐은 무겁고. 걷는데 현기증이 확확 났다. 동역 옆에 있는 coop에서 1.5리터 짜리 물을 미리 사왔는데 이게 웬 걸, 인터라켄의 수돗물은 식음이 가능하단다. 아까운 돈. 발머스 하우스는 약간 펜션 풍이었다. 이탈리아의 너무 우울했던 숙소와 비교가 되었음. 시설 자체도 그보다 약간 더 나았다.

  발머스 하우스에 도착했을 땐 시간이 거의 두시 반이어서 배가 너무 고팠다. 적당히 옆에 있는 식당인지 뭔지 피쩨리아? 그런데서 햄버거와 콜라를 먹었다. 특별히 맛없진 않았고 맛있지도 않은 그냥저냥 단순한 버거였다. 먹을 때부터 어지러움이 너무 심했는데, 숙소에 돌아와 씻을 생각도 못하고 바로 뻗었다. 너무 아팠다. 서러웠음ㅋㅋㅋㅋ 이래서 외국에선 아프면 안돼.

  두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나아졌길래 은자와 서역 쪽으로 산책을 갔다. 이 때엔 현기증이 거의 사라져서 그럭저럭 기분도 좋았다. 인터라켄은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 한시간 정도면 온 마을을 다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골길을 걷는 걷 마냥 한적하고, 또 예쁜 동네였다. 예쁜 꽃들로 장식된 세모지붕의 집들. 도착하고 보니 8월 1일은 스위스 국경일이라고 하더니, 스위스 깃발도 꽤 눈에 띄었다. 

국경일이라 집마다 꽃장식. 예쁘다.


  서역에 도착해서는 migros라는 큰 슈퍼마켓에 가서 오렌지 주스와 기성품 빵을 샀다. 은자는 바나나와 초콜렛과 요거트 음료를 샀고. 남은 프랑이 얼마 없다. 기차 예약하느라 원래 예정한 돈보다 많은 돈을 써버려서 내일 환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경일이라 휴일인게 좀 문제...

  인터라켄은 조용하고 산도 많고 풍경도 좋아서 가족끼리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조용한 동네에도 캬바레나 섹시바가 있어서 좀 웃겼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세탁을 했다. 동전 넣는 세탁기가 숙소에 있어서... 근데 멈추고 문이 안열리길래 이게 뭐야 하고 헤맸는데, 알고 보니 돈을 더 넣으면 되는거였어 그냥. 뭐야 시스템이...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컴퓨터는 무료사용으로 5분을 할 수 있고, 그 외엔 30분에 5프랑. 아까워서 참았다.

소비금액: 취리히-빈 구간 예약 45프랑
              물 0.30프랑
              햄버거 7.59프랑
              음료 3.50프랑
              오렌지주스+빵 2.55프랑
              세탁비 2프랑
              음료 0.90프랑

총 금액: 60.94프랑


8월 1일 토요일. 스위스 인터라켄.

  악몽의 환전. 국경일이라 은행도 안열어서 그냥 역에서 바로 환전을 했다. 50유로를 했는데 71.2프랑. 써야 할 돈의 두배를 바꾼 셈이 되었다. 너무 화가나서 열내고 있느라 은자가 고생을 좀 했다. 난 한번 화나면 앞에 아무것도 안보여서 열만 내고 있는데... 아 내 거지같은 성격..ㅡㅜ 하지만 이 땐 진자 융프라요우고 뭐고 짜증나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여튼... 동전 안남기고 적절히 써서 남은 지폐를 또 유로로 환전해야 했다.

티켓. 펀치는 검표 표시.

융프라요우 기차 시간표.


  여튼 융프라요우 기차표를 샀다. 꽤 코스가 길어서, Interaken Ost-Lauterbrunner(20분)-Weagen-Kleine Scheidegg(46분)-Jungfraujoch(52분) 이렇게 역이 있다. 정차할 때마다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이번에도 내가 앉은 기차는 역방향. 지하철이면 지하철, 기차면 기차.. 이게 내 운명인가. 올라가는 풍경도 예쁘고 좋았다. 하이킹 하는 사람도 많았고. 내 체력엔 무리. 아, 티켓은 갈아탈 때마다 잘 검표하더라. 뭔가 귀찮기도 했지만 철저했다.



  융프라요우는 내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사실 난 K.I Scheidegg에서부터 이미 고산병 때문에 메스꺼움과 씨름해야했지만, 설경만큼은 너무 예뻐서 고산병을 잊을 지경이었다. 특히 여름에 보는 설경이니까. 눈을 만지고 그러는데 더 특별한 기분이었다. 기차로 오르는 길의 산 모습도 참 예뻤으니 고산병만 아니었으면 더 즐거웠겠지 싶었다. 고산병 탓에 너무 고생을 했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부럽기도 했다. 쿠폰까지 써서 127프랑이었지만 가격값을 했다. 고산병 감안하고서라도 와볼만 하다. 아, 쿠폰으로 먹을 수 있었던 컵라면은 수급이 잘못되어 떨어졌다고..ㅡㅜ 그냥 초코바로 대신 받았다. 그래도 맛났음.

  생각보다 안추웠다. 나시에 긴팔, 얇은 가디건 하나 입고 갔는데 얼어죽겠단 기분은 안들고 그냥 서늘하단 느낌. 오히려 통로 쪽에 있을 때가 더 추웠다. 바깥에 있을 땐 그냥저냥 견딜만. 필수품인 건 선글라스. 난 안가져갔는데, 밖에 나갔다 오니까 우와 시야가 망가졌다. 자외선이 눈에 반사되어 너무 많은 빛을 본 거였다. 색이 요상하게 보여서 기묘했다. 점점 나아지긴했지만.

  은자는 고산병이 전혀 없었는데, 막상 돌아다니다가 내려올 때쯤 갑자기 나보다 더 심각하게 몸이 안좋아졌다. 난 서서히 와서 오히려 적응할 차에, 은자는 더 안좋았던 듯. 무섭다 고산병.

  돌아올 때에는 Jungfraujoch-K.I Scheidegg-Grindeluald-Ost.로 내려왔고, 여전히 풍경은 아름다웠다. 내려올수록 기분이 나아지더라.

  스위스는 인상이 그냥 그랬던게, 물론 아기자기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자연의 모습도 좋았지만... 약간 심심했다. 물론 여기서 다양한 레저스포츠를 즐기면 다를 거다. 여긴 참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만 내가 즐기지 않을 뿐이야.

  저녁에 숙소에 들러 짐을 찾고, 다시 베른 행 기차를 탔다. 취리히로 가려면 거기서 갈아타야한다. 물론 어제 겪은 일 탓에 익히 잘 알고 있다. 내 기차는 또 역방향. 취리히에 일찍 도착해서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주변이나 돌아볼까 했지만 짐을 맡길 락커룸도 보이지 않고, 주변 자체가 약간 떨어진 역 주변이란 느낌...? 그래서 그냥 대기실에서 은자랑 노닥대면서 보냈다. 대기실 가는 길에 한 무더기의 이모키드를 봤는데 오.. 신기.

  이번 야간열차는 악몽에 가까웠다. 어떤 인솔자가 이끄는 청소년 무리와 방을 썼는데, 청소년 무리가 그렇다시피 몇몇은 예절발랐지만, 나머지는 극히 시끄러웠다. 내가 청소년일때도 그랬겠지만 얘들도 여행가니 얼마나 신나겠어. 좀 이해해야겠지. 근데 밤 열한시 넘어서의 쿠셋 안이라면 사정이 다르거든?! 피곤해 죽겠는데 잠을 설치게 만들더라. 거기다 도대체 우리 칸 안에 짐을 몇개나 두려는건지, 인솔자가 자꾸 짐을 통로도 없게 짐을 넣어서 결국 인솔자에게 말했다. 좀 빼달라고. 근데 이 인솔자가 개념을 어따 팔아먹은건지 안들린다는 제스춰를 취해서 저절로 입에서 이런 씨X새끼가.... 욕하며 싸울뻔. 내 표정이 너무 험악해져서 그런가 오히려 애들이 알아서 짐을 뺐다.

  우리 칸에 같이 자게 된 애들이 좀 안쓰럽긴했다. 내가 빨리 안자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창문 커튼 다내리고 문닫고 커튼치고 별짓을 다해서...ㅎㅎ.. 여자애들은 뒤로 욕을 하는건지 뭔지 대체로 얌전했고, 남자애 한 명이 되게 나대는 성격이었다. 쿠셋 안이 좀 더워서 그런가 모포가 없길래 내가 승무원에게 모포를 부탁했을 때, 승무원이 더운데 필요해? 이러고 물었는데 자기가 그러게 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대답해서... 시비걸려다 귀찮아서 참음. 가장 소란스러운 야간열차였다.

소비금액: 융프라요우 기차. 127프랑
              음료 0.9프랑
              빵+오렌지 음료 2.35프랑
             
총 금액: 130.25프랑
7월 30일 목요일. 바티칸 시국

  바티칸 시국을 가기로 한 날. 열시 반쯤 숙소를 출발했다. 간단히 점심할 거리를 슈퍼마켓에서 사서 바티칸으로 출발. A선 Ottaviano역에서 내리면 바티칸이 코 앞이다. 길을 헤맬까 걱정했지만 사람들을 쭉 따라가니 길찾기 수월했다. 찾은건가 따라간 것인가... 여튼 그렇게 가다가 바티칸의 싼 삐에뜨로 광장에 도착했다.



  넓고 탁 트인 정경도 좋았고, 겉에서 보는 싼 삐에뜨로 성당의 모습도 진짜 멋있었다. 이탈리아 와서 본 가장 멋진 풍경이었다.


  광장에 토착해서 처음 한 일은 우체국 들리기. 도착해서 우표를 열 장 샀다. 사는데가 어딘지 몰라서 좀 두리번 거리다 물어봤는데, 내가 말 못알아듣는다고 짜증내는 직원이 싫었다... 한 번 더 말해주기가 그리 힘들더나. 우표는 한장 당 0.85유로. 우표가 사뭇 예뻤다. 그렇게 사서 그냥 고 앞의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편하네.

  광장에서 밥을 먹고, 싼 삐에뜨로 성당에 입장했다. 역시 옷 차림새를 좀 보긴 하던데, 생각보다 복장검사를 꽤 철저하게? 하길래 좀 놀랐다. 신기했음.



  성당에 들어가니 역대 교황들의 무덤이 차례로 있더라. 거긴 사진 못찍음. 아마도... 사진이 없는 걸 보니 그랬던듯. 아무튼 요전번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의 무덤 앞에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나야 뭐 종교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봤는데, 사람들 표정이 진짜 진지해서 오...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톨릭 신자였다면 나도 남다른 기분이었겠지.


  아, 스위스 용병들도 봤다. 귀엽고 훈훈했다. 호박바지 귀여웡.


  파란 옷 입은 분들도 뭐 지키는 분들 같은데 뭔지 모르겠음.
 
  성당을 나와서는 바티칸 박물관으로 출발. 오늘도 젤라또를 먹었다. 젤라또는 이탈리아 음식 중 유일하게 사랑하는 것일듯.

바티칸 박물관 입장권. 카드형식.

과일 종류가 아무래도 새콤달콤하니 맛있다. 제일 좋아하는 건 딸기. 레몬.

  바티칸 박물관 입구는 꼭 던전같았다. 게임 캐릭터가 된 것 같아서 웃겼다. 일반은 14유로. 학생은 8유로였는데 국제 학생증 있었으니까 할인 잘 받았다.

  보는 내내 그럭저럭 볼만하네...(난 정말이지 미술 작품에 관심이 없다) 하면서 돌아보다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우의 심판을 보고서는 좀 벙쪄버렸다. 그 커다란 그림에 압도되어서... 뭔가 참 기분이 오묘했다. 박물관의 다른 부분은 촬영이 가능했지만, 그 곳만은 촬영도 불가능하고 사람들이 조용히 하도록 계속 제제를 하더라. 그래도 워낙 사람이 많으니 잘 되진 않았다. 촬영도 플래쉬만 안터트리지 다 하는 분위기였다.



  가톨릭 쪽 박물관이다 보니가 워낙에 그 쪽 작품이 많았고, 그 쪽 신자라면 가보면 느끼는게 더 많을 것 같았다. 아, 여기도 어김없이 이집트 물품이 있어서(...) 이집트의 수 많은 유물들에게 애도를..ㅋㅋㅋ


7월 30일 목요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을 다 둘러보고 나서는 해골사원으로 향했다. 기부제라지만 미니멈이 1유로라고 붙여놨더라. 1유로만 냈다. 사원 자체는 상당히 작았지만, 으스스하고 기괴한 분위기가 괜찮고 구경할 만 했다. 음악도 스산하고. 사람 뼈로 만든 장식들이다 보니까 좀 신기하고... 발상도 특이해보이고. 뼈들 보면 오싹하기도 하고, 저 뼈가 어디 뼈인가 생각도 해보고 그랬다. 워낙 작아서 10분, 15분이면 다 볼 수 있다.

  떼르미니로 돌아와 숙소에서 짐을 찾고, 저녁은 식당 찾기도 귀찮고 짠 음식에 질려서 맥도날드로 갔다. 외국이라 햄버거 크기가 클 까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다만 콜라는 컸다. 0.6~0.7은 되지 않을까 싶은 크기였다 이탈리아 와서 먹은 유일한 짜지 않은 음식이었다. 맛있었다... 하지만 감자튀김만큼은 짰다OTL

콜라가 약간 큼

소금돋네!


  먹고 나서 노닥대다가 스위스 로잔행 야간열차를 타러 갔는데, 우왕. 연착되었다는 소식이 화면에 떴다. 거의 한시간? 역시 이탈리아구나 싶어서 좀... 떼르미니에 볼 쇼핑몰은 많아서 시간 때우기는 편했다. 이 때 은자랑 나랑 대화했었는데, 은자가 나한테 "그럼 한시간 늦게 도착하나?" 라고 물어봤었고... 나는 한심하단 표정으로 "그럼 기차가 빨리가냐?" 했었다. 결과는 다음 편에.

  이번 야간열차는 저번 것과 달리 시설이 꽤 좋았다. 같이 탔던 이탈리아 커플의 성격도 좋았고, 밤에 춥지도 않았고, 물도 주고 아침밥도 주고 커피도 줬다. 헤헤...

소비금액: 지하철 표 3장 3유로
              점심 샌드위치 2.20유로
              바티칸 우표X10 8.50유로
              젤라또 5유로
              바티칸 박물관 8유로
              해골사원 1유로
              맥도날드 6유로

총 금액: 33.70유로
7월 29일 수요일. 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의 지하철 티켓

  더워서 잠을 설쳤다.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서 방황하다가 또 잠들고... 더위에 너무 쥐약이라서 이 나라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오늘 일정은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은자는 밥먹고 아침잠을 잤다. 나는 더워서 잠도 오지 않아...

  아홉시 쯤 포폴로 광장으로 출발. 어제처럼 햇볕이 쨍쨍대는 곳이 아니어서 체력이 좀 나았다. 그래도 뭐 상대적인 거고... 포폴로에서 내려오는 길에 옷가게가 굉장히 많았음. 시슬리 옷이 너무 싸서 하나 사고 싶었지만 막상 입으니 너무 길어. 내가 한국에서 작은 키는 아닌데...ㅡㅡ 흑흑.



  포폴로는 넓은 광장이지만 뭐... 느낌은 그냥 그랬다. 그냥 광활하기만 한 느낌. 좋았던건 오히려 이 뒤의 광장.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 가기 위해 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 상점이 참 많았다. 옷가게들. 스페인 광장 쪽이 훨씬 좋았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이었다. 계단들도 하얗고 아름다웠고. 위에 있는 성당? 같은 데 들어가려니까 옷차림새 주의하라고 써있어서 난 안들어갔는데(더워서 나시티) 들어갔던 은자가 모두다 옷 상관없이 입고 있다고ㅋㅋㅋ 들어오래서 들어감. 상관없더라.

이거 무슨 건물인진 모르겠는데 예뻐서 찍음.

이게 Palazzo di Giusizia

Castel sant Angelo
 

  스페인 광장에서 본래는 판테온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어쩌다보니 강을 건너서 그 쪽에 있는 유적도 좀 보았다. Palazzo di Giusizia는 공사중이었는데(진짜 수선중인 건물 참 많았다), 그래도 가면 여러 석상이 배치된 건물은 볼 수 있었다. 신기해 보였다.  그 옆으로 더 가면 있는 Castel sant Angelo는 아마 성 인것 같았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는 듯 싶었다. 괜찮았음.

정면에서 봐야 멋있는 판테옹

  바로 나보나 광장으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맸고 어떻게 판테온까지 찾아가게 됨. 판테온은 뒷모습부터 보면서 찾아갔는데 그땐 좀 이게 뭐야... 하다가 앞에서 보니까 인상적이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천장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는데 그게 좀 멋있었다.

참 시원해 보이는 나보나 광장

  이어서 간 나보나는 시원하고 청량... 해야했지만 보이기만 그래 보였고 사실은 태양이 날 죽이려고 작정한 곳 같았다. 고난... 이어서 식당을 갔다. 길에가다가 분위기 괜찮아보여서 들어갔음. 주변에 워낙 식당이 많아서 뭘 골라야할 지 난감한 지경이었다.


  들어가서는 까르보나라와 피자를 시켰다. 그리고 역시나 짰다! 이탈리아 음식이 짜다는걸 은자와 나는 세번의 고난 끝에서야 깨달았다. 망했어. 나와서는 역시나 젤라또를 사먹었다. 젤라또 너무 좋아.

  오는 길은 다시 포폴로 쪽으로 돌아서 왔다. 완전 지쳤다. 슈퍼마켓에 들러서 과일과 물을 사옴. 숙소로 돌아와 보니 발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여행 초반인데 벌써 물집잡혀서 약간 짜증이 났음. 내일은 더군다나 바티칸인데... 뭐 별 도리는 없으니.

  저녁때 세탁소 가서 세탁을 했다. 도미토리를 이용하다보니까 거기서 빨래를 할 수가 없었다. 은자랑 나랑 합치니 빨래거리가 꽤 되어서 빅사이즈 세탁을 했다. (스몰이랑 빅 두가지 있었음.) 드라이까지 다 하는 코스로 이용했는데, 11유로. 절반씩 부담했다. 세탁소에서 컴퓨터를 15분간 쓸 수 있어서 잠시 사용했었고. 홈페이지로 애들에게 짧게 글 썼었음. 오래간만에 컴퓨터 하니까 설레였는데 세탁소 아저씨가 15분만 이용할 수 있어요. 이렇게 계속 눈치를 줘서 짜증이 났음. 나도 알어... 써놨으면서 뭘 그렇게 걱정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숙소에서 너무 더워서 늘어져 있는데 식당 쪽의 방에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다. 거기서 은자랑 같이 쉬었음. 시원한 곳이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다른 나라 아이들도 거기서 노닥거렸는데, 한 커플을 보고 은자랑 나랑 경악을 했다. 야 너네 신발....안 신고 다니니? 발이 완전 까만 수준을 뛰어 넘어 있었음. 처음엔 경악하다가 한참을 웃었다. 걔들은 우리가 자기를 보고 웃었다는 걸 모르겠지. 차라리 알고 씻어줬으면...

  여튼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옴. 밤에 동유럽 쪽에서 온 듯한 여자애 둘이 샤워하느라 들락달락거려서 좀 열받았다. 밤 늦게 그러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어찌나 조심성이 없는지 쿠당탕탕탕.. ㅡㅜ 더워서 잠도 설자는데.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2유로
              물+사이다 3유로 (나는 2유로 부담)
              까르보나라+피자 (각자 팁까지 9.50유로)
              젤라또 2.50유로
              과일+물 4.74유로 (큰 물이 0.49유로, 작은 물이 0.29유로X2. 사과 0.97, 오렌지 1.09, 자두 1.55, 봉투 값으로 0.06유로 였다. 나는 2.74유로 부담)
              세탁비 11유로 (나는 5.50유로 부담)

총 금액: 24.24유로
7월 28일 화요일. 이탈리아 로마. 

열악한 숙소ㅋㅋㅋ 뭔가 참 덥고.. 2층은 흔들거리고.

  27일에 도착해서 한 거라고는 밥사고 숙소에 박혀서 우울해 있던 거밖에 없네요. 숙소가 너무 열악해. 첫날이지만 뭐.. 더욱 우울할 수밖에 없었던 게 취리히-빈 구간의 열차를 예약하지 못해서. 여기 와서 예약해야하는 구간이었는데 표가 없다고 그러니까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걸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스위스 가서 생각하자.. 하고 일단 미뤄뒀다.

 
  이탈리아는 참 덥다.... 햇볕이 날 구워 삶을만큼 뜨거웠다. 그나마 그늘은 낫지만 그늘 자체가 많을리가... 아침부터 난 날씨에 지쳐서 콜로세움도 포로 로마노도 안들어갔다. 그래도 도시 전체가 유적같아서 그런가 난 괜찮았다. 돌다보면 별로 아쉽지도 않았다. 역사에 별로 관심도 없는 자의 여행은 이렇습니다. 날씨만 좀 더 서늘하면 좋으련만.


  관광지답게 사람이 정말 많고, 호객꾼도 엄청 많다. 가만히 서서 분장하고 있는 사람도, 로마의 병사로 분장하고 사진을 찍고 돈받는 사람도 참 많았다. 장사꾼들의 천국 같아 보이는 그런 곳. 그에 비해 식당은 눈에 잘 안띄어서 의외였다. 유적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았다.


  콜로세움에서 걷고 걷다 보니 예상치 않게 트레비 분수 도착. 시원해보이는 분수였다. 하지만 이 땐 이미 난 죽어있었어... 관심도 없이 아, 트레비네. 이러고 봤다. 실제로 보니 그렇게 크지 않았다.



  물을 사고 나서 식당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트레비 근처의 Al Picchio 라는 식당.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짜.

  이 땐 잘 몰랐는데 이탈리아 음식은 짜다. 정말 짜다... 더운 지방이라서 그런가? 나 짠거 잘 먹는데 여기선 진짜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여튼 이 식당에서 시킨 건 햄이 올려진 피자와 뽀모도로. 피자에서 햄을 걷어내고 먹어야 했다. 너무 자서 햄을 손댈 수도 없었다. 뽀모도로는 그나마 토마토때문에 약간 나았지만... 맛 없는건 아닌데 짜서 못먹는 음식이었다.

  이탈리아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걸 고르라면 당연히 젤라또가 아닐까! 으으응 달콤시원하고 맛있어서 좋다. 청량한 느낌이 든다. 쫀득쫀득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막 청량하다. 오늘 들어간 가게의 청년은 "아가씨 빨리빨리 많이많이 골라"를 한국어로 남발했다... 당황스러웠다... 근데 생긴게 카사비안의 써지 닮았어. 써지가 음식을 권유하네.. 이러면서 젤라또를 샀었다. 어쨌거나 맛잇었음.


  걷다가 보니 또 트리톤 분수까지 갔다. 트레비를 본 뒤라 더욱 시시했다. 이거 진짜 작다. 이 앞에서 외국인들이 우리에게 길을 물어봄. 야 왜 하고 많은 사람 두고 동양인한테 물어보니...? 그나마 트레비 물어보길래 왔던 길 더듬어서 알려줌. 잘 찾았을까ㅋㅋㅋ

  더 돌아볼까 하다가 내 체력이 바닥나서 포기할 수박에 없었다. 너무 덥고 피곤하고 지쳤어. 오는 길에 떼르미니 역에서 콜라 하나 사왔는데 이건 은자가 값을 치렀다. 감사합니다. 더위에 약한 나라 죄송합니다...

소비금액: 지하철 표 2장 2유로
              엽서 1
              물 1.20유로
              파스타 7.90유로, 피자 8.30유로. (각자 팁까지 9.20유로)
              젤라또 5유로

총 금액: 18.40유로
* 백년동안 업데이트 할 예정인 유럽 여행기를 다시 기억해내고 시작...
* 처음에 쓰는 걸 까먹었는데 사진들은 내가 찍은 거 + 은자가 찍은거 섞여 있음... 한 폴더에 넣어놔서 구분 못하겠고 하면서 쓰기 헷갈리니^.^ 은자 미안... 사랑해 알지? 모르면 말고ㅡㅡ

7월 27일 월요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게 유레일 예약했던 표. 나머지도 이런 식이다. 잘 보면 차 번호랑 쿠셋 번호가 적혀있다.

  베네치아. 시간이 촉박해서 혼났다. 도착하고 나서 짐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나니 벌써 오전 열한시. 짐보관소에 줄이 꽤 길었는데.. 기다리면서 엄청 커다란 아이를 봤다. 농담이 아니고(...) 아무리 봐도 얼굴은 초등학교 6학년 생 정도인데, 엄마랑 형 둘다 체구가 크더라. 엄마는 나 다섯개 들어갈 거 같은 덩치셨고(나는 결코 작지 않다), 애는... 팔다리 보니까 우왕ㅋ 너는 조금만 있으면 190은 그냥 넘을듯ㅋ 이런 기분이... 그냥 애기 체형에 키가 나보다 컸다. 170 넘었던 듯.


  아무튼 짐 맡기고 로마가는 기차를 예약함. 우리가 타고 로마로 이동할 기차는 오후 2시 43분 것이었다. 으익 세시간 반정도밖에 없잖아...!

  시간이 너무 없어서 급한 마음을 가지고 바로 바포레또를 타고 싼 마르코 광장으로 출발했다.  한 번 타는데 6.5유로나 하는 바포레또. 그래도 물위의 도시를 구경하는 데에는 바포레또가 저렴한 편이다. 곤돌라는 운치있지만 비쌉니다. 시간도 얼마 없어서 선택권도 없었고...

바포레또 승차권. 그냥 코팅된 종이카드고 반납할 필요도 없다.

바포레또 승착장에서 찍은 거

건너편 바포레또. 사람이 바글바글.

역마다 이렇게 이름이 쓰여 있다.

  베네치아는 프랑스와 달리 날씨가 꽤 덥고 햇살이 따가워서 모자가 간절했다. 물론 저는 모자가 어울린 적이 없는 여자이므로 가져갈 생각도 안한 물품입니다.

  바포레또를 타고 보는 베네찌아 풍경은 꽤 좋았다. 청량하고 그랬다. 물이 깨끗하단 생각은 안들었지만서두 바다니까 뭔가 쾌청하구... 그리구 건물들이 다 물에 잠길듯 말듯하니 있어서 아 얘네 여름에 비오면 큰일이겠다 이런생각이 막 들구ㅋㅋㅋㅋ 그렇잖아도 홍수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고는 하는데. 글쎄?



  싼 마르코 광장엔 사람이 득시글. 이렇게 사람많은 데는 처음인 것 같았다. 건물들도 특색있고 좋았지만, 유리 공예품과 가면들이 특이하고 예뻤다. 독특해서 기념품 사기 좋은 듯. 유리공예품은 보관때문에 못샀고 가면 관련해서 열쇠고리 기념품을 샀다. 흔하지만 예쁘다. 베네찌아만 온 거라면 가면이라던가 유리공예품을 사갔을 것 같다.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 빵의 피자는 너무 짰다. 하지만 젤라또는 엄청 맛있었다. 아 이때 알았어야 했다. 이탈리아의 음식은 짜고, 젤라또만이 진리임을. 하지만 곧 경험으로 알게 되는걸.

   곤돌라니 뭐니 구경하다가 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 길을 잃어서(..) 미칠뻔. 미로같은 동네다. 지도도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모저모 엄청 헤매고 뛰어다녔다. 차 놓칠까봐 쫄았다. 결국 어떻게 승착장 찾아서 바포레또 탐... 나중에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와보면 좋지 않을까...



  이탈리아 로마로 가는 기차는 그냥저냥 쾌적한 편이었다. 예약비 10유로 든것 빼고는 유레일 패스 덕에 따로 돈도 안들고 괜찮았다.

  저녁 때 도착한 로마 첫인상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도미토리 룸의 불편함과 길거리의 더러움은  마이너스 인상. 세탁소에 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고... 슈퍼마켓에서 사온 샐러드는 기가 막히게 맛이 없었고.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 마자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엄청 했다. 처음 방에 도착했을 때 옆방의 남자애가 클럽가자고 그랬는데 은자나 나나 피곤에 쩔어서 거절함. 일단은 관광부터 해야지 클럽부터 가면 쓰겠어요... 하지만 이 날이 클럽 레이디 데이날이었다고. ㅡㅡ망했네 망했어.

  이러저러한 걱정 속에서 이탈리아 첫날을 맞이했다.

  아놔 점점 대충 쓰고 있어.. 아직 두 번째 나라도 안갔다는 사실이 호러... 작년 여행기라는 사실도 호러...

소비금액: 유인 물품 보관소 4유로
              바포레또 2번 13유로
              기념품 열쇠고리 다섯개 정도.. 10유로
              점심 피자빵 2.8유로
              젤라또 2.5유로
              이탈리아 기차 10유로
              엽서 10유로

총 금액: 43.1유로

(사실 샐러드 값이니 뭐니 그런건 안적어 놔서 모르겠다...)

  너무 일이 많아서 피곤하거나, 아니면 쓸 게 없거나(없다고 생각하거나 - 여행기), 아니면 덕질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놔 내가 왜 생각없이 본 영국 드라마에 발려서 배우 팬질 하고 있냐고;;;;; 어쩌다 이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 제발 미스핏츠 보실래요? 스킨스+히어로즈 라고 많이 불리우는데... 설정 때문에 그렇지 보면 두 개랑은 완전 다름ㅋㅋㅋ 하 1시즌의 빛나는 병신력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랑에 빠져버렸는데...

  이완 리온 너무 귀여워서 돌아버릴거같다;;; 이러다 이완 카테고리를 만들고 말지... ㅠㅠㅠㅠㅜ 처음엔 로버트 시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봤는데 와 완전... 이완 살아 움직이니까 이건... 너무 심하게 취향이다.... 난 배우로는 팬질만하지 덕질은 안하는데(제레미...?) 이게 덕질이지 싶다... 일주일 내내 회사에서 일하면서 한 거라곤 이완 관련 정보 찾아본거 뿐이야... 텀블러 털기뿐이야......

  보고 온 뮤지컬이랑 영화랑.. 오늘 본 헬로루키 2010은 나중에 차차 감상을 올리겠지^^;; 그리고 난 대체 언제 2009 유럽여행기를 완성할 셈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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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는 완료되었고 양지후의 잔고는 바닥의 바닥을 쳤습니다.
돈없다고 락페 안가고 쌓인 스트레스는 지름으로 해소 뿐이야ㅋ.ㅋ
올해는 서점 사이트를 다시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한국 소설을 하도 안 읽어서 내 취향을 바탕으로 추천을 받았고 그 중에서 추려냄.
추천목록에 없던 책도 다섯 권 정도 있다. 기형도라던가, 그리스인 조르바.
한강 소설집 같은 것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단편 '어느날 그는'은 너무 거지같이 내 취향이다)

아 물론 이건 쇼핑샷일뿐 실제 꽂아둔 배열은 다름ㅎㅎ 테마가 있는 내 책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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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류가 그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허벅지를 가진 줄수 돋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마르지 않았다는거 빼곤 레알 저렇게 생겼(었)음... 지금은 파마를 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어깨서 만화에서조차 줄스 내꺼일수 없어... 줄스도 아니고 줄수인데 시발ㅡㅡ 물론 내 상상속에서라니... 물론이지 말았으면...........


이건 애들이 그린 나... 알콜/다류/유네가 그림. 유네가 그린 거 레알 똑같음.......... 셋다 일관된 턱묘사를 하고 있다ㅡㅡ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6월 30일 수요일. 스웨덴 가는 날. 도착 예정은 6시 25분 하지만...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스웨덴 가는 날. 회사 다니면서 내가 해외 갈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급하게 사고를 쳐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이 만도 디아오 보러 스웨덴 간다고 했을 때도 ㅇㅇ호... 이랬는데 갑자기 급 가고 싶어져서-_-; 표를 막 알아보고 하루만에 표 사고 해서... 거의 열흘간 준비한 여행. 말이 열흘이지 막상 준비한 시간은 4, 5일 정도?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굳이 고른 건 아니고 그 때 남아있는 표가 이거 밖에 없었다. 표를 구하고 항공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물먹을 줄은 이 때는 몰랐다. 한 마디로 예정은 오후 6시 25분 스톡홀름 도착이었지만, 실제로 이 날 나는.... 아 눈물이 앞을 가려.

  어쨌든 당일. 한국에서는 비가 왔다. 비행기 못뜨는거 아냐 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공항 가니 비도 좀 멎었고, 항공기들도 잘 뜨는 듯 해서 안심했다. 아에로 플로트 쪽으로 가서 표를 발급받았는데,


  나는 모스크바 경유라서 표를 두 개 받아야 하는데 하나만 주는 거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이랑 코드쉐어 하는 비행기라 나머지는 그 쪽 가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여기서부터 좀 불안하긴 했어...-_- 내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좀 불안했는데... 어쨌든 아 네 그러고 표 받고 짐 부치고 다 함.


  그리고 나서 공항에서 대기 하는데... 난 보딩 시간이 한시간 밖에 안되는데 왜 비행기가 딜레이 되고 난리... 30분이나 딜레이. 불안감이 증폭하는 가운데 비행기를 탐...

삼계탕 고기 같은 저 고기는 생각보다 맛있음. 회는 패스. 브라우니 매우 달음.

만두 느끼...하지만 서너개는 먹음. 햄은 맛이 없어서 야채만 쏙쏙.

  비행 시간은 모스크바까지 8시간이 약간 넘는 정도.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 까지는 딱 두시간이다. 모스크바까지 가는 동안 기내식을 두 번 먹음. 점심이랑 점심...인가..? 첫번째 기내식은 선택권이 없었고 두 번째껀 만두랑 햄버그 중에 선택할 수 있었음. 약간 느끼했다... 맛은 뭐 그냥저냥한 기내식 맛. 첫번째 기내식에서의 회는 먹지 못했다. 붉은 살 생선회 싫어해...

  아에로 플로트 비행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탔던 케세이 퍼시픽은 자는데 너무 불편한 의자였는데 여기 의자는 상대적으로 편했다. 비행기가 신식인 건 좋았는데 8시간을 버틸 수 있는 컨텐츠는 케세이 퍼시픽 쪽이 월등하게 좋았다. 우리나라 TV컨텐츠도 있었고, 우리나라 영화도 꽤 있었는데 여기는 우리나라 영화 하나 뿐이고... 영화 갯수도 훨씬 적었음. 컨텐츠를 채우는 게 앞으로 도움이 될 듯...

퐁퐁 걸을 수 있을 거 같은 구름

  그렇게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을 땐 원래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연된 시간이었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환승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와 미친 사람들 내리는 시간도 길었고, 내리고 보니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어서 도저히 앞으로 빠지질 않는 거라. 트랜스퍼 트랜짓 분리해서 내보내는 것도 안하고 한참을 안하고 줄은 줄대로 길고; 게다가 직원은 두 명 뿐.

   사람들 줄이 진짜 길었는데 염치불구하고 막 앞에가서... 그때가 5시 55분 이었다. 내가 비행기 타야 할 시간은 20분이었음... 직원한테 나 늦었다 나 비행기 타야한다고 하니까 하는 말은 무조건 wait here뿐이었다. 내가 다섯번인가를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그것 뿐... 막 전화 어딘가로 하고 길게길게 답변 듣더니만 왜 나한테 하는 말은 단 두마디냐고-_- 그것도 계속 두들겨대야지 그 말을 해줬다.

  그렇게 시간이 가서 일단 비행기는 놓쳤고 나는 너무 패닉이고-_- 내 짐이며 숙소며 어쩌나 이러고 거의 울거 같이 됐는데... 주변에 한국인 관광객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날 막 챙겨주심.. 내가 한국의 정을 이런데서 느끼다니ㅡㅡ 빵이랑 물도 주시고.. 나 거진줄 알았다. 근데 감사했음 진짜로... 은자한테 문자 보내서 막 물어보기도 하고 진짜.. 패닉이었는데... 나중엔 그나마 여유를 찾아서 한국 분들이랑 이야기 하고.. 터키 가시는 어떤 학생이신 군인ㅋㅋㅋ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전화번호 교환하고 그랬음.

  한참 기다리고 나니까 한시간 쯤 지나고 나서야 설명을 해주더라. 너는 이미 비행기를 놓쳤고, 그렇기 때문에 아에로 플로트 쪽에서 호텔방을 마련해 주겠다. 내일 아침 일찍 스톡홀름 행 비행기가 있으니 그걸 타고 가면 된다... 야이... 호텔이고 나발이고 날 스톡홀름으로 보내줘 이것들아...ㅜㅜ

  게다가 난 무비자 입국이라고; 내 주변 한국인 관광객 분들도 그랬지만... 무비자 입국은 도망갈까봐-_- 감시원이 붙는다. 호텔까지 가는 것도 그쪽에서 버스 해줘서 감시원 붙어서 타고, 호텔에서도 방문 앞에 감시카메라 있고 복도에 감시원 있고 호텔 방 안에서 나오질 못함. 일처리도 진짜 어지간히 느려서 호텔에 갔을 때가 8시 다되서였고, 호텔에서도 한참 수속이 걸려서 내가 호텔 방에 들어갔을 때의 시간은 9시 반이 넘어서였다. 이게 무슨 개고생이여...

한국 분들이 챙겨주셨던 빵이랑 음료수.

호텔 방 풍경. 트윈 베드가 두개나 있다... 편하긴 한데.. 맘이 안편하고 난 여분 옷도 칫솔도 없어...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1층 풍경. 난 나갈 수도 없다...

10시 반에 저녁 식사라고 나온 거. 저 튀김 안엔 이상한 닭고기가. 샐러드는 해산물 샐러드인데 한 입 먹고 안 먹음.
식욕도 없는데 맛도 더럽게 없어서 거의 안먹었다.

  아에로 플로트에서 돈 내준 거였지만 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어서 진짜 녹초가 되어 있었다. 방이 공짜고 뭐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나쁜놈들아 나를 스톡홀름으로 보내달라고ㅡㅜ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나만 잇는게 아니라 다른 외국인도 둘이나 있고, 심지어 독일 커플은 방도 못받고... 어떤 한국 남자분도 숙소 방 없다고 방을 안줘서 공항에서 밤을 새야했다...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거였음...

  방에 혼자 있고 아무리 편하다 한들 쉽게 잠이 오지 않았고, 계속 한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 하면서 잤다. 마음껏 씻을 수 있다는 것만이 위안... 그나마도 갈아입을 옷은 없었지만-_- 여행 다니면서 씻는게 나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날씨랑 씻는거. 샴푸랑 그런건 다 있었는데 칫솔이랑 치약은 호텔방에 없었다. 칫솔은 가지고 있었는데 치약은 다른데 놔둬서... 식사때 나온 소금으로 이빨을 닦음. 비참 뿐이야...

7월 1일 목요일. 모스크바에서 스톡홀름으로.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 찍은 1층 풍경. 손님들이 저 부페에서 밥먹더라... 일단 맘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게 부러웠음.
무비자 입국한 한국 사람들은 그냥 이상한 홀로 데려가서 간단한 빵 식사 제공.

  아침에도 일찍 깼다. 네시 반 쯤....? 또 일어나자 마자 씻고... 준비하고 있으니 감시원들이 식사하라고 부름. 6시 반에 식사를 하고, 7시에 다시 작은 봉고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송되었다. 이 때 아침에 어떤 한국 남자분 만났는데 그분이랑 진짜 서러움의 공감을 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분도 보딩 한시간이었는데 나와 똑같이 웨이트 히어만 들었다고 미친 직원들이라고ㅋㅋㅋㅋㅋㅋ 아놔 진짜 둘이서 러시아 저주를 한바가지 함ㅋㅋㅋㅋㅋㅋ 웃긴게 같은 상황인 사람을 만나니까 그나마 서로의 불행을 털어놓고 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

비행기 확인. 내가 타는 건 SU219.

아침이라 한적했던 게이트 입구.

표... 흑흑 내가 널 받으려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니.
원래 나는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이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표가 바뀌어서 다시 아에로 플로트 이용.
작은 비행기라 뭐... 시설이 엄청 좋진 않고 그럭저럭 했다.

아침 기내식. 이미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상태라 끼적끼적 먹다 말음.

  모스크바에서 아침 8시 50분 비행기 타고 아침 8시 50분에 스웨덴 도착했다. 시차가 두 시간이라서 두 시간 비행하니 쎔쎔ㅋㅋㅋ 왠지 시간 절약한 기분이네요.

  입국 심사하는데 좀 웃겼다. 숙소 예약한 바우처랑 입국날짜가 다르니까 입국심사 직원이 "날짜가 다른데...?" 내가 비행기 딜레이되서 고생함ㅜㅜ 이랬더니 동정의 시선을 보내줌. 그 다음 질문이 "근데 너 4일 머무르는데 나머지 날은 어디서 자?" 그래서 내가 보랭예에서 하는 페스티벌 간다고... 하니까 "거기 숙소는 어딘데?" 나의 답은 "없어... 나 거기서 안 잘거야" 그랬더니 ㅇ_ㅇ... 이런 눈으로 날 바라봄. 나도 알어 더이상 말하지마... 니가 뭘알아...

  짐 찾는 게 좀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비행기를 놓친 경우 짐이 먼저 출발하면 공항에서 맡아두거나 한다고. 나 같은 경우는 짐이 나와 같이 스탑되어서 같은 날 보내짐. 무사히 짐 옮겨지는 벨트에서 내 짐을 찾고 나니 그제야 안심이 됐다. 화장실 안에서 옷도 다 갈아입고 세수도 깔끔히 하고 그랬다. 사람이 없는 화상실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함ㅋㅋㅋ 민폐를 끼친 건 아니라구요!

  스톡홀름 시내까지 갈 땐 버스를 타도 되고 알란다 익스프레스라고 기차를 타도 되는데,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타면 20분이면 간다. 이미 이 때 내 상태는 돈보다 시간..! 이 상태였기에 미련없이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탔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표. 240 크로나. 둘이 사면 더 싼 게 있는데 난 혼자니까...ㅋㅋㅋ
학생용도 있는데 그건 매표소 가서 끊어야 함. 나는 그냥 기계에서 생각없이 끊음...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는 곳. 동굴같고 한적하고 그랬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내부. 그냥 지하철 같음ㅋㅋ

이런 시골길을 지나지나 스톡홀름 중앙역으로 갔습니다.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며 느꼈던 건 내게 기차 역방향의 저주가 걸려있다는 거. 아, 이쪽으로 왔으니 역방향은 이쪽이 아니겠지 하면서 탔는데 기차가 거꾸로 출발.... ㅎㅎ...

SL카드. 그냥 톡 찍으면됨ㅋㅋ 학생용은 보라색이었던 거 같다.

  스톡홀름 시티 도착해서는 Pressbyran 편의점 가서 SL카드를 샀다. 스톡홀름 내의 편의점은 Pressbyran과 세븐 일레븐이 대세. 스톡홀름 여행할 때에는 사람들이 교통편 무료+여러가지 관광할 곳 무료인 스톡홀름 카드를 많이 끊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고, 들어갈 곳이 별로 많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교통권만 된 SL카드를 삼. 1일 SL카드는 성인 100크로나. 19살이라고 할 걸.... 어차피 신분증 확인은 거의 안한다.

  내가 묵을 숙소는 Crafoord Place. 그냥 호스텔 월드 이런데서 평점 높은 데 아무데나 고름(...) 중앙역에서 버스로 세, 네 정거장 정도. 걸어도 무리 없는 거리인데 처음이라 잘 모르니까 그냥 버스를 탔다.


  이런 식의 버스 내부. 우리나라 버스보다 약간 더 크고, 중간엔 유모차를 놓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리는 문은 가운데와 뒤쪽 문 하나. 버스에 따라서 내릴 때 버튼을 눌러줘야 문이 열리는 버스가 있다.

  버스를 탄 건 좋은데 역방향을 탔어(...) 후후.. 초행길 길치니까요... 아 지도는 스톡홀름 내에서도 구할 수 있긴 한데 나는 그냥 구글지도를 작게 뽑아서 이어붙여 가져감. 내가 길치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상세 지도가 필요했다. 여튼 역방향 타고 가다 세르겔 광장에서 내려서 그냥 걸어서 가기로 함. 그렇게 멀진 않았고 다 좋았는데 가는 길에 동양인은 나 뿐이었다. 사람들이 진짜 다 한번씩 쳐다봐서 기분이 묘했다. 특히 애들은 대놓고 쳐다보고... 그래 신기하니...
 
  숙소 와보니 이미 이틀째 숙박비는 결제완료된거라 환불이 안되고 눈물이 남ㅋㅋㅋㅋ 직원이 왜 연락안해줬니 그러는데, 내가 딜레이되서 공항에 갇혀있었어... 했더니만 그냥 날 동정하는데 그렇다고 돈주는건 없었다. 동정할 거면 돈을 주라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린넨 빌리는 데는 또 돈이 따로 들고, 아무튼 숙소는 이런 식이었다. 깔끔하고 조용한 숙소였다. 내가 숙소 다니면서 이렇게 깨끗한 호스텔은 독일 이후로 처음. 가구나 베개 이런 건 당연하다는 듯이 이케아ㅋㅋㅋㅋㅋ 4인 룸이었는데 내가 갔을 때 내 방엔 나밖에 없었다; 밤에 여성 여행자 한 분이 오시긴 했는데 나 잘때 오고 해서 아침에만 잠깐 인사함.

숙소쪽에서 본 시내. 숙소가 약간 고지대였음.

생각보다는 밋밋했던 길. 심심했다 건물들이.

  숙소와서 짐 풀고 정리하고 그러니 열두시 쯤이었다. 몸이 약간 피곤하긴 했는데 악으로 일정을 다 소화하기로 마음먹음. 먼저 시청사 쪽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스톡홀름은 버스가 진짜 잘 되어 있어서 정류장에 붙은 버스 시간표대로 버스가 딱딱 온다. 그리고 상세하게 다니려면 버스 쪽이 월등하게 편함. 노선도 같은 것도 잘 붙어있긴 한데, 인터넷에서도 SL홈페이지에 가면 다 확인할 수 있음. 자기가 출발지랑 목적지 입력하면 시간이랑 날짜 맞춰서 노선도 알려준다. 한국에서 미리 다 알아감.

정류장에 이런 식으로 버스 시간표가 다 붙어있다. 그리고 정말 저대로 온다.

이건 정류장에 따라 다른데 이런 식으로 버스가 몇 분 후에 온다고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긴 함.

어디서 3번을 타야 하나 날 헷갈리게 만들었던 Tegelbacken 정류장.

  숙소 근처 정류장인 Tegnergatan역에서 에서 53번 버스를 타고 Tegelbacken에서 내렸고, 다시 3번 버스로 환승해서 한 정거장 걸려서 Stadshuset에서 내리면 시청사. 내리면 바로 앞이 시청사 건물이다. 시청사는 내부를 보려면 투어신청을 해야만 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다. 나는 1시 투어를 신청했는데, 기한 지난 국제학생증을 내밀었는데도(...) 학생 요금으로 관광할 수 있었음. 60크로나. 신청해 놓고 남는 시간에 시청사 외부 관광을 조금 했다.

으으 탑이 너무 높아...


시청사 투어 가격.

  시청사는 외부는 심심하고 내부를 봐야지 재미있었다. 영어 가이드 들었는데 어렵지 않은 영어라서 알아먹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노벨상 만찬 회장으로 이용되는 블루홀이랑,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된 무도회장, 황금의 방, 바이킹 양식의 목조천장이 있는 회의장, 프레스크화로 장식 된 왕자의 갤러리를 구경. 투어 시간은 45분 정도.

  블루 홀 들어갔을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블루 홀이 왜 블루 홀인가 했더니 처음에 블루로 장식할 예정이었어서서ㅋㅋㅋㅋ 그런데 하늘을 보이게 하고, 그런 식으로 바뀌면서 블루 자체는 벽에 있는 약간의 장식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탑의 위치도 예정했던 것보다 높아졌는데... 그건 그때 덴마크에 무슨 탑이 생겼는데 예정된 탑보다 높아서ㅋㅋㅋㅋㅋ 덴마크 탑보다 1미터 올렸다고. 그리고 천장은 원래 다 유리로 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기둥을 세워야 해서.. 그건 포기하고 약간 드러내는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

블루홀에서 블루가 남은 곳이라곤 왼쪽에 있는 하얀 기둥쪽에 있는 블루 선...


그냥 이동 중. 별로 신기한 것은 없었다.


  블루 홀을 보고 기억이 잘 안나는(..) 작았던 방을 지나 회의장으로 갔다. 실제로 지금도 쓰이는 회의장인데 천장 장식이 목조로 이뤄져 있고 약간 특이했다. 여기서 설명 많이 들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고... 인상적인 건 사람들 시간에 맞춰서 회의한다고. 풀타임 정치인이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어서 밤 시간 쯤에 회의를 한다고 했다.

사실 특이한 건 이보다는 천장.


  회의장을 보고는 탑 아래 쪽으로 가서 약간 설명 들었음. 별 건 아니고 이 탑이 왜 덴마크의 탑보다 높은지...ㅋㅋㅋ

탑 천장. 높음. 매우 높음.

옆쪽에 있던 장식물... 의미 있었는데 물론 까먹음.


   탑 설명 듣고나서는 사진을 찍을 때 플래쉬를 터트리지 말아달라는 왕자의 갤러리로 이동. 무슨 왕자였더라.. 아무튼 이 나라 왕자가 만든 갤러리인데, 왕자면서 아티스트였다고. 이방에 있는 커다란 프레스크 화를 왕자 혼자서 2년인가... 3년인가 걸쳐서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칭찬했지만 왕자 자신은 그 칭찬이 자기가 진짜 훌륭한 예술가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아니면 왕자라서 칭찬해주는 건지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3년에 걸쳐서 또다시 작업해서 완성한 게 이 방이라고. 대단하다 이걸 혼자 하고 있게...

프레스크 화. 가까이서 보면 되게 섬세함ㅋㅋㅋ 단순한 그림이긴 하지만...


  그리고 나서 또 이것저것 보면서 이동. 시청사 꾸미는데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여자 예술가는 한 명 뿐이라고 한다. 커튼 짜는 사람이었는데... 회의장 커튼도 그 여자가 짰고, 뭐 무슨 커튼도... 그랬다나 뭐라나.

이거 무슨 도큐멘트 함이라고 했나...? 서류함인가 그랬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노벨상 시상식때 무도회장으로 쓰이는 황금의 방. 벽에 네모네모난 반짝이는 돌들이 붙어서 그림을 만들어 내는데 진짜 황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특수처리 되어서ㅋㅋㅋㅋ 떼서 황금을 건지긴 어려울 거라고 가이드가 그랬다.

무도회장이라고 넓음.

화려하다.. 진짜 금이니까.

솔직히 이 벽화는 나도 좀 징그러웠다.

  저 벽화를 그린 예술가가 진짜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저 벽화에 그려진 게 무슨 여왕인데(...) 머리를 메두사처럼 그려놓지를 않나, 여왕인데 여성스럽지 않게 해놨다고 욕먹었다고. 예술가의 변은 이 여왕이라는 사람이 동과 서를 화하게 하는 강한 존재였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강조한 거라고 그랬다. 왼쪽 아래에 있는 부분은 서양의 모습, 오른쪽 아래의 모습은 동양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뭐 썩... 아 그리고 여왕의 무릎에 있는건 스톡홀름이랬나 아무튼 스웨덴의 모습. 보호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듯 싶었다.

  황금 방 설명 들으면서 웃겼던 게 이 예술가가 일을 느릿느릿하다가 급하게 하느라고ㅋㅋㅋㅋ 벽화 실수를 꽤 했다고 한다. 모자 씌워야하는 인물에 안씌운다던가 뭐 그런거... 그래 급하게 하면 안된다니까.

  이렇게 시청사 관광을 끝냄ㅋㅋㅋ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투어였다. 나올때 기념품 상점에서 기념품을 약간 샀다. 물가 때문에 비쌈... 근데 기념품은 여기 거가 제일 나았다. 나중에 감라스탄 가서 본 기념품들은 너무 허접해서 여기서 더 안산 걸 후회했다. 바사호 박물관 기념품들도 별로였고.

  끝나고 나서는 배가 고파서 세르겔 광장 구경도 하고 밥도 먹기로 했다. Bolinders plan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69번 탑승. Sergels torg 하차했다. 두정거장 걸림.

세르겔 광장 전경.

주변엔 다 쇼핑가다.

저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거리와 쇼핑가는 진짜 명동 같은 느낌이었다.

  밥먹으러 간 거긴 한데 내가 찾아왔던 식당은 다 감라스탄 쪽이기도 하고, 그나마 위 쪽에 찾아왔던 식당들을 찾아 헤맸으나 한곳은 없어지고ㅜㅜ 한 곳은 너무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라 소란스러워서 그냥 나왔다. 길거리 헤매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기로 함. 타이 식당 이런거 되게 많았는데 그런 덴 가고 싶지 않았다. 스웨덴 와서 타이 음식 먹기 싫어...

오드리 햅번이 일했다던 PUB근처에 재래시장이 스더라. 꽃도 있고 가방, 식품.. 여러 종류가 있었음.

영화관이었는데ㅋㅋㅋㅋ 으익 거대 슈렉! 깜짝 놀라서 찍음.

  헤매다가 그냥 아이리쉬 식당을 들어감. 타이 식당 피해서 들어간 게 아이리쉬 식당이라니... 하지만 적당한 식당이 안보였어ㅜㅜ... 더블린 이라는 이름의 식당+펍이었는데 그냥 혼자 앉아서 먹음... 치킨 샐러드. 맛은 평범. 스프라이트까지 포함해서 189크로나.


이게 무슨 건물이더라.

여기가 메탈의 나라... 라고 느낀 게 길에 이런 메탈 관련 물품 샵들이 되게 많았다.
길에 완전 고딕 스타일로 차려입은 애들도 엄청 많았고... 우리나라라면 좀 신기하게 볼 텐데.

  잠을 설친 것도 있고 피곤해서 바사 뮤지엄을 갈까 말까 했는데 결국 가긴 갔다. 세르겔 광장에서 47번 버스를 타고 Nordiska museet/Vasamuseet에서 하차하면 된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예뻤다. 물의 도시 스톡홀름인지라 페리 같은것도 보였고, 중간 중간 마음에 드는 건물들도 몇 개 보였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노르디스카.. 북방민족 박물관이 보인다. 건물이 예쁨.

그 옆쪽으로 가면 바사 뮤지엄 가는 길이 나온다. 바로 나오진 않고 들어가서 약간 걸어야 한다.

바사 뮤지엄 바로 옆도 바다인지라 이런 보트들 많이보임ㅋㅋㅋ

  바사 뮤지엄에서도 기한 지난 국제 학생증을 잘 써먹어서(...) 80크로나를 내고 들어갔다. 일반 어른은 110크로나. 사실 큰 배가 있대서 간건데... 오 진짜 들어가자마자 큰 배가 있다....

장난 아니게 큼.

  거의 이 배 하나만을 위한 박물관에 가까워서... 이 배가 거의 4층 높이? 정도로 크고... 그 외 배에 관한 것들, 이 배에서 발견된 해골에 관한 이야기.. 복원 이야기 이런것들로 채워진 박물관이었다. 나는 큰 배 하나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안에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사진 쫌 찍고ㅋㅋㅋ 앉아있다가 예쁜 아기 발견해서 가져갔던 한복 입은 테디베어 인형 줬더니 애기가 막 부끄러워했다. 귀여워... 애기가 짱...

  바사 뮤지엄 내의 기념품 파는 데는 별 거 없어서 실망. 그냥 그랬고... 뭐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나옴.


  바사 뮤지엄을 다 보고 이젠 감라스탄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시간이 늦어서 왕궁 관람을 못하게 된 게 아쉬웠지만 그냥 저냥... 감라스탄은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 느낌으로, 여러 잡화점이 모여있고 음식점, 그런 것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길 구경 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세르겔 광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가면 감라스탄.

  길 구경은 좋았는데 다만 기념품 가게들이 너무 후져서 고르는데 애먹었다. 비싸기도 비싸서... 사실 난 환전해 간 돈은 아끼지 않는 편이고 첫날 러시아에 갇혀있느라 돈을 못써서 모자라진 않았는데, 예쁜게 없어. 유리 공예품은 사가면 깨질 거 같기도 하고... 뭐 어떻게 기념품을 사긴 삼. 시청사에선 기념품 사는데 240크로나 썼고 여기선 234크로나. 둘다 텍스프리 되기 때문에 표 받아서 공항에서 신청하면 되었다.

좁은 길도 있고 큰 길도 있고...



  길 가는데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먹길래 나도 갈증나서 사먹었다. 39 크로나. 먹긴 먹었는데... 난 이탈리아의 젤라또 같은 걸 기대했건만 여기 건 쫀득쫀득하고 당도가 몹시 높은 아이스크림이었다. 베스킨보다 더달아; 결국 더 갈증이 나서 쿱 가서 에비앙을 사먹었다. 다른 물 사고 싶었는데 대체 뭐가 스파클인지 알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맛없는 에비앙을 삼. 15크로나. 물 병 값 1크로나 포함이다.

스톡홀름 물도 별 수 없이 더럽고나.

큰 길 두고 이쪽으로 가면 법원 쪽.

반대 쪽이 왕궁이다.


  왕궁 지나서 또 감라스탄 골목으로 내려오며 여러가질 보았다.

스벤스카... 뭐일까. 무슨 건물일까.

그냥 여유로워 보여서 찍은 풍경.

  이렇게 감라스탄 구경을 마무리... 감라스탄에서 생긴 일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이라면.... 나 헌팅당함ㅋㅋㅋㅋㅋㅋㅋ기념품 가게 주인한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중동인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어깨서 내 인생 헌팅 3번 중에 3번이 다 중동인인 것인지? 스웨덴에서도 중동인인것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공예 기념품 보는데 맘에 안들어서 나가려는데... 가게 주인이 잠깐만 이야기 하자고 날 앉히고ㅋㅋㅋㅋ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뭐다... 어디서 왔냐, 학생이냐... 혹시 자기랑 커피 마시지 않겠냐고ㅋㅋㅋㅋㅋㅋ 내가 커피 싫어한다니까 그럼 밥먹자고 저녁 계획 있냐고ㅋㅋㅋㅋㅋㅋ 막판엔 껴안으려고 하길래 그냥 도망감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놔 근데 이것도 혼자라고 약간 무섭더라ㅋㅋㅋㅋㅋ

  감라스탄에서 원래 밥먹으려고 했는데 점심을 늦게 먹고 밥먹을 힘이 없어서 그냥 패스. 숙소로 일곱시 쯤 돌아온 듯... 방에 들어와서 있으려니 내가 5번 방이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림. 문 여니까 헐벗은 남자애가ㅋㅋㅋㅋㅋ 이닦으면서 너 저녁 계획이 뭐냐고ㅋㅋㅋㅋㅋㅋ 없다니까 막 놀라면서 자기네랑 놀러 나가자고 함. 피곤해서 안가려다가 그래 그럼 가자 했더니 50분에 보자고 함. 내가 알았다고 그때 봐^^ 이래놓고... 잤다.... 미안... 내가 너무 피곤해서... 잠든 새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지만 잊을게.

  이렇게 스톡홀름에서의 관광이 마무리 되었당ㅋㅋㅋ 막판의 헌팅이 내게는 제일 웃겼다...

7월 2일 금요일 아침. 스톡홀름 산책

  일찍 자서 그런가 일찍 깨서 숙소 주변부터 위쪽 쭉 돌았다. 한 시간 정도 산책한 듯. 원래 애들이 오기 전에 그 위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예행연습이나 할까 했는데.. 결국 그 위쪽 레코드 점은 안감. 대신 세르겔 광장 쪽에 있는 레코드 점을 애들 만나기 직전에 갔다.
 

첫날은 추웠는데 이 날은 또 기가 막히게 좋았던 날씨.



  지나다가 빵집 있길래 아침 사려고 들어갔다. 사실 별로 먹을 생각 없었는데 또 있으니까 먹고 싶더라. 밥먹던 사람들이 날 다 쳐다봄... 그래 여기서 아시아인은 신기 대상이니... 아 근데 사려는데ㅋㅋㅋㅋ 대체 속에 뭐가 든건지 모르겠엌ㅋㅋㅋㅋㅋ 다 스웨덴어.. 그래서 생각없이 달걀이 들어있던 걸 골랐는데 이게 에그 & 캐비어... 나 먹다가 비려서 처음에 버릴 뻔 했다. 근데 먹다 보니까 버터 짭쪼름한 맛이 나면서 맛있어지길래 결국 다 먹음ㅋㅋㅋ

  아침 먹고 산책 끝내고 체크아웃 하고 나왔다. 애들하고는 스톡홀름 중앙역 쪽 메트로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전에 레코드점을 들리려고ㅋㅋㅋㅋ 서둘러 체크아웃 해서 나옴. 레코드점 오픈 시간은 10시.

중앙역 건물

세르겔 광장에서 감라스탄 쪽으로 쭉 아래로 내려오면 있는 레코드 샵.

  레코드 샵에서 한국에서 못 구했던 하이브스 앨범사고.. 슈플 1집은 없어서 못사고ㅜㅜ 그 외에 몇가지 더 샀다. 앨범이 꽤 쌌다. 미드프라이스 행사도 많이 하고...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켄트 박스셋. 우리나라에선 십만원이 넘는데 여기선 199크로나일 뿐이야... 나는 팬은 아니라서 안사고 멘타 사다줌ㅋㅋㅋㅋ

충격의 켄트 박셋 199크로나! 삼만 이천원 정도. 나는 안사고 멘타를 위해 삼ㅋㅋㅋ

  이렇게 다 사고ㅋㅋㅋ 메트로에가서 애들을 기다리기로 함. 메트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마켓 들러서 요거트 샀다. 이거 덴마크 산인가 그렇던데 신기한게 물병은 물병값이 있는데 이건 없었음; 고민하다가 더 싼거 산건데ㅡㅡ 암튼 요게 14크로나.

맛남ㅋㅋ

메트로 풍경... 평범하네요.

  이렇게 저렇게 아침을 보내고 애들을 무사히 만나서ㅋㅋㅋ 그 애들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보랭예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7월 2일 금요일 오후부터 7월 4일 일요일 새벽. 보랭예.


7월 4일 일요일. 공항과 기내 풍경

  보랭예에서 폐인의 모습으로 돌아옴. 스톡홀름 도착 시간이 7시 50분. 원웨이 티켓 사서 걔네 숙소로 갔다. 원웨이 티켓은 19살이라고 말하고ㅋㅋㅋㅋㅋ 사서 18크로나. 거기 가서 샤워하고 짐챙겨서 나왔다.

또 알란다 익스프레스 타고 공항갔고.. 공항가는 길에 샀던 초코우유. 이게 12크로나? 기억이 잘 안나네.

  알란다 공항에서는 좀 특이했던 게 항공사 위치가 없고; 거의 자동화 기계를 이용한다. 기계에 여권번호 넣으면 표가 띡리링!하고 나옴ㅋㅋㅋ 완전 짱편함! 그리고 짐 부치는 것만 그 창구 이용하면 된다.

자동화 기계.

아 이번 표는 보딩 패스 받을 필요 없이 한번에 나옴ㅜㅜ

  공항에선 남은 돈을 2크로나 남기고 다 씀. 만족했는데... 집에와서 20크로나 지폐 발견하고 울었음....
 
  여튼 또 모스크바까지 두시간 타고 이동했는데... 와 스칸디나비아항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1시 비행기니까 당연히 밥을 줄 줄 알고 먹을거 안샀는데 밥을 안줘ㅋㅋㅋㅋㅋ 기내식이 유료야.... 그래서 안사먹음... 왠지 화가나서ㅋㅋㅋㅋㅋㅋㅋ

  모스크바에서 보딩 기다리는 동안엔 배가 고파서 조그만 파이 하나랑 콜라 작은 페트병 사서 먹었다. 70루블. 환율을 몰라서 얼만지 모르니까 떨렸는데... 나중에 카드 고지서 보니까 2800원 정도 나왔더라. 괜히 걱정했네.

걍 오뜨같았음ㅋㅋㅋ

  다시 8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웃긴게 아에로 플로트 이번에도 딜레이됨; 딜레이 안되는 날이 있긴 한거니... 이번 여행으로 나의 아에로 플로트에 대한 불신은 매우 커졌다.


  먹었던 기내식. 저녁용, 아침용. 저녁용 밥은 더럽게 맛이 없었고... 빵이 매우 달아서 또 못먹음. 아침용은 오믈렛이었는데 그럭저럭 했는데 문제는 오른쪽 회와 연어구이.. 한입 먹고 또 토할뻔 함.

  이번 비행기는 심지어 시설이 좋지도 않고 여행 즐길 것도 없어서ㅡㅡ 내가 피곤에 쩔어서 기절하지  않았다면 매우 괴로운 여행이 될 뻔 했다. 여튼 시간은 자느라고 후딱 지나갔다.

  이렇게 짧은 여행기 마침! 음 스웨덴은 내 생각만큼 매력있는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고생을 또 많이 해서 그런가... 하지만 머리 비우고 오는 데에는 좋은 여행이었다. 재미는 있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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