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자는 고2때 만나서 여태까지 단 한번도 서로 얼굴 붉힌 일 없는 베스트 프렌드. 항상 실수만 하고 어리버리한 날 야단친 적 조차도 없다. (지누에겐 야단맞은적 많은데-_-ㅋㅋㅋ) 뭐랄까 서로 개그상성-_-; 이 잘맞아서 만나면 항상 즐겁다. 항상 나를 북돋아준다. 고 2때 나와 기무니의 꼬드김에 은자는 등수가 10배나 떨어지기도 했다. (물론, 그렇게 떨어졌어도 나보다 훨어어어얼씬 위였다.)

  '내 별자리의 비밀언어'라는 별자리 점성술 책에서, 은자와 나의 관계를 둔 챕터 제목은 '흥미로운 샛길'로, 행복한 만남은 우정이다. 강점은 장난을 좋아한다, 대담하다, 순수하다. 약점은 무책임하다, 불안정하다, 유치하다. 그 책에서는 우리의 우정을 두고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며, 둘 다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사람들이 유치하다고 비난할 경우에는 의외로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친구로서 우리 둘은 가족이나 모임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돋우거나, 둘만의 모래장난에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한다고 책에는 서술해져있다. 책에서 주는 조언은, 좀더 오랫동안 견뎌내라. 좀더 깊이 헌신하라. 출세를 위한 지나친 경쟁심은 위험할 수 있다. 좀더 진지해진다고 해서 나쁠건 없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 얼마나 굴렀던지... 완전 똑같아.

2. 기무니와 은자와 함께 만났다. 여기서 우리는 또 바보짓을 했다. 피자헛에 세 명이서 갔는데, 샐러드바를 주문했다. 그리고 셋이 룰루랄라 신나게 샐러드바에 갔는데... 은자가 샐러드를 챙기다가, 샐러드바 윗부분에 머리를 박았다! 엄청 웃었다. 80년대 개그같아! 와하하하하! 나는 특히 더 웃었다. 간만에 은자가 우리를 웃겨주는구나, 어떻게 저기에 머리를 박아. 킥킥. ...그리고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나도 샐러드 종류를 본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쾅! ...아 진짜 머릿속에 별 생각이 다지나가더라ㅋㅋㅋ 하나, 아. 이게 이렇게 부딪치기 쉬운 거였구나. 둘, 내가 그렇게 은자를 두고 웃어놓고 나도 똑같은 짓을...orz 

  누군가 우리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까 샐러드바를 내내 주목했지만, 아무도 그런 실수를 하지않았다...

3. 아무튼 그런 은자, 오늘은 메신저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고2때 일기장을 발견했단다. 그런데 그 중에 '양XX(이름삭제~)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일기가 있다고! 뭐야그게! 내용을 살피면 대충 이러하다. 괄호 안의 내용도 전부 은자가 일기에 쓴 내용이다.

눈썹을 매일 그리는 녀석. / 지금은 귀찮아서 잘 안그리지만, 고등학교땐 눈썹이 내 전부였다.
눈이 왕방울만 해서 사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오는 타입. / 지금도 통한다.
연기 (연영과 지원해도 될 듯) 무지 잘 하는 친구. (대체로 코믹 연기) / 한마디로 바보짓을 잘했다 이거지.....
매점 가는 걸 좋아하고 순간순간 재치가 넘친다. / 매점가는거 뭔데 데굴데굴데굴
일본가수 티엠알과 각트, 하이도를 특히 좋아한다. (노래방 가서 부르는 건 대부분 얘네들 노래) / 그래도 요샌 레퍼토리가 좀 늘었다.
싫어하는 사람에겐 독설과 티를 팍팍 낸다. / 유치하지만, 지금도 이러고 삽니다.
MSN 메신저에서 나랑 제일 많이 노는 녀석. (나랑이 아니라 내가이지만) / 괄호친부분 서글퍼... 근데 이당시 나또한 은자와 가장 많이 놀았던 것 같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가장 절친한 친구로는 "진우"를 꼽는다 소중한 친구인 듯. / 너도 소중해♡
한 등빨을 자랑. / 앞에 쓴말 취소 ㅋㅋㅋㅋㅋ
마무리. 양XX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양XX에 대한 내 생각의 열거인  것 같다.

  ...아니, 이건 고찰도 생각도 아니라 관찰묘사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고나니 나 고2때 도대체 어떤 삶을 산것인가....... 슬퍼진다.......... 항상 내 옆에 붙어있는 친구가 쓴 것이다보니 다들 맞는 말. 그렇지만 연기 잘하는건 ㅋㅋㅋㅋ 어디까지나 정말 친한 사람들 앞에서만.....

4. 마무리. 은자야, 정말 네가 있어서 내 삶이 개그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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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훔치는 자, 빌려서 돌려주지 않는 자, 그런 자들의 손에서는 이 책이 뱀으로 변하리라. 그런 자의 수족은 마비되고, 그런 무리들은 모두 역병에 쓰러지리라. 고통에 몸부림치며 자비를 구하는 비탄의 소리를 지르게 되리라. 그런 자들의 고통은 영원히 멈추지 않으리니, 책벌레들이 그들의 내장을 갉아먹으리라. 또한 최후의 심판에 이르러 마침내 지옥의 불길이 그를 영원히 삼키리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페드로에 있는 수도원의 기록)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 『젠틀 매드니스』 64~65p.

  거 참 섬뜩한 문구일세. 나도 빌려주고 못 받은 책이 몇권 있는데. 물론 그만큼 빌려주고 안돌려준 책도 있고... 생각해보니 주기적으로 할아버지 허용 하에(가지고 싶은 건 맘껏 가져가!) 할아버지댁에서 책을 훔쳐오는구나-_-;; 내 책도장 찍어버린 책들도 많다.

젠틀 매드니스』는 도서 수집가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굉장히 두껍다. 나도 읽어보진 못했음. 뭐 나는 심심하면 한 두권 사는 정도이지, 수집벽은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책을 이전만큼 사지 않게 된 것 같다. 처음 내 돈으로 샀던 책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향수』. 아직도 굉장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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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감독 이윤택 (2003 / 한국)
출연 강부자, 이재은, 김경익, 전성환
상세보기

  2학년 2학기 한국 민속의 이해 시간에 냈던 영화 '오구'의 감상문. 사실 몇몇 부분이 거짓말로 점쳘된 감상문이다. 종교는 안믿지만, 굿같은거 아주 재미있어 하거든. 구비문학개론의 도환님(ㅋㅋ완전 사랑하는 강사님)이 많이 생각의 폭을 넓혀주긴 했지만, 이전부터 재미있어 한것은 확실히 맞음. 감상 부분은 뭐... 판에 박힌 감상문이지만, 진짜 저렇게 느꼈음. 영화 보면서 막울었다. 연극도 꼭 보고싶다.

-

『오구』
; 산 자와 산 자의 화해와 만남.

  전 학기에 수강하던 전공 과목 중에, 구비문학에 관련한 과목이 있었다. 구비문학에 관련해 여러 가지를 배우던 중 ‘굿’에 관한 내용도 배웠다. 그러면서 영상자료도 하나 보았는데, 『영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그 다큐멘터리 영화는 나의 굿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굿에 대해 다소 편협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굿을 예전의 미신으로 치부하여 미개의 것으로까지 보았다는 소리이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실재하지 않는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거대한 종교에 대한 시각도 이러한데 굿에 대한 시각 또한 다를 바 없었다.
  『영매』는 굿을 하는 무당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굿은 민간신앙이다. 오늘날 우리는 무당을 두고, 단지 귀신을 불러들이는 터무니없는 존재로 볼 뿐이다. 『영매』에서는 이러한 부제가 붙어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무당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주고, 그들 사이에 묵혀진 한을 해소하게 해 주는 자이다. 그렇다면 굿이라는 행위 자체는,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가 된다. 영화 『영매』 속에서 보여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한 맺힌 모습, 죽은 혼들이 말하는 한의 모습. 모든 것이 굿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설령 저것이 사기라 하더라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마음의 위로가 된다면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더불어 사기꾼처럼 보였던 무당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영화였다. 굿과 무당을 하나로 전통 문화로 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오구』를 보았다. 처음에는 제목이 무엇인가 했더니, ‘오구굿’의 오구란다. 굿에 관련한 영화였다. 이전에 한번 광고를 본 적이 있었지만 재미없어 보여 보지 않았던 터였다. 지금에 와서 보자니 흥미가 생겨났다. 굿에 대한 시각이 바뀐 뒤였으니까. 그리고 굉장히 많이 울면서 보았다. 굿을 하는 모습 중간 중간에 눈물이 절로 났다. 정확히 이유를 설명하긴 힘들지만, 영화촬영을 위한 굿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그 한이 느껴졌다 하겠다.
  『오구』에서는 꿈에서 저승사자를 보고 죽음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나온다. 현대를 배경으로 굿을 하는 이 모습은, 황씨 할머니네 마을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황씨 할머니네 마을은 굿을 하지 않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미연은 마을 청년들에게 강간을 당해 마을을 떠나고, 미연을 사랑했던 황씨 할머니의 자식 용택은 자살을 한다. 미연이 마을을 떠난 시점부터, 황씨 할머니네 마을에서 굿은 하찮은 옛것이 되고 말해선 안 될 금기가 되어버린다. 미연은 임신을 해 아들을 용택이라 이름짓고 읍내에서 산다. 그러나 황씨 할머니의 굿을 통해 미연이 마을로 돌아옴으로써 마을에는 커다란 파장이 일어난다. 첫째로는 금기시되었던 굿을 한다는 것과, 둘째는 자신들이 죄를 짓고서는 외면해 버린 미연이 돌아온다는 것에서 그러하다. 영화는 여러 가지 사건을 복합적으로 다루지만, 총체적으로 그 이야기들은 하나로 묶여져 있다. 이 ‘묶여진’ 이야기는 결국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도 하는 듯하다.
  황씨 할머니의 저승가기 위한 준비는 노망 난 늙은이의 모습 같기도 하다. 오구굿을 할 때 꽃단장을 해 시집가는 모습을 한 데서는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마저 나왔다. 왜 그런 옷을 입나 해서 찾아보았더니, 오구굿이 저승의 오구 대왕에게 시집가는 의식, '사혼死婚식'이라고도 불리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알았다. 결혼식을 하는 것인데 그냥 옷을 입고 갈 수는 없을 테니까. 옛 민속신앙을 절대적으로 믿는 모습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이승에서의 죄와 한을 모두 씻고 저승의 사람에게 가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의 모습이었다.
  황씨 할머니의 이야기는 제목과 같은 ‘오구’의 의미를 나타내고 또한 ‘산 자와 죽은 자와의 만남’을 위해 등장했다. 그렇다면 미연의 이야기는 어째서 등장하는 것일까. 나는 『오구』라는 영화가 미연의 등장을 통해 ‘산 사람과 산 사람의 화해’를 이끌어 낸다고 보았다. 미연은 마을 사람의 범죄와, 마을 사람들의 침묵으로 희생된 이이다. 어쩌면 황씨 할머니가 굿을 한다는 것 보다는 미연이 마을로 돌아온다는 것의 파장이 더 컸을지 모른다. 자기 자식들의 범죄를 덮어놓기 바빴던 범죄자의 부모들과, 마을에 풍파가 이는 것이 싫어 무시했던 이들. 모두에게 있어서 미연의 귀향은 좋지 못하게 느껴졌을 테니까.
  그러니 그들은 종당엔 ‘굿’을 통한 화해를 이끌어낸다. 미연은 일단 돌아와 아버지 석출과의 만남을 통해 말 없는 화해를 한다. 앞서 싸우거나 틀어졌다는 서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석출과 미연의 만남을 그렇게 보았다. 과거에 석출 또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자기 자식의 고통을 모른 체 했을 것이라고. 이제 와서 그들은 화합을 하는 것이라고. 미연은 굿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씻어낸다. 남이 좋은 곳을 가기를 빌어주면서 남의 죄를 씻는 동시에, 자신을 바로보고 용서하게 되는 것이다. 죄를 지은 자식을 둔 병규아빠는 훼방을 놓는다. 이제 와서 자기 자식의 죄가 드러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황씨 할머니는 병규아빠를 야단치며 미연을 자기 며느리라 한다. 그러면서 굿 노래를 신청한다. 미연의 이 한스러운 노래는 그녀의 마음을 씻기고, 황씨 할머니의 한을 씻기고, 마을 사람들의 죄를 씻는다. 굿을 통해 그들은 모두 순결하게 하나 되는 것이다. 이런 씻김의 효과는 장례식장에서 이루어지는 병규 일당의 사과와, 황씨 할머니네 며느리의 ‘동서’라는 말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오구』에서 굿은 ‘산 사람과 죽은 이의 만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더 크게는 ‘산 사람과 산 사람들의 화해의 만남’을 의미한다. 굿을 반대하던 이들도, 정작 굿판에 있어서는 같이 즐기며 함께한다. 굿판이 벌어졌다 알리는 행렬에서 마을의 늙은이는 신이 나서 춤을 추어댄다. 굿이 없어진 후 마을에는 어쩌면 하나 되어 즐길 장소가 없었던 것 같다. 옛 마을에 있어서 굿판은 서로가 함께하여 즐길 장소로 적당했을 것이다. 『오구』에서 굿은 적막했던 마을을 불러일으키고,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놓는다. 굿판 자체에서도 사람들은 굿판에 끼어들고 참견하며 굿판을 즐겁게 만든다. 『오구』에서는 굿이 단순히 죽은 이를 불러내고 산 사람의 한을 씻게 하는 본연의 일에 그치지 않고, 산 사람과 산 사람의 매개라는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한다. 이를 통해 굿은 단순히 민간 신앙이 아닌 전통 문화의 일부분이 된다.
  『오구』는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현실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 놓았다. 나는 이것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다. 현실의 이야기만 있으면 내용이 자칫 너무 진지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영화는 저승사자라는 환상적인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이것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알 수 없게 하고, 때로는 우습고 때로는 진지한 이야기가 되도록 강약을 조절해 준다.
  저승사자는 총 세 명이 나옴으로 인해 영화의 현재와 연결된다. 첫 번째 저승사자는 이미 해탈을 겪은 듯한 저승사자이다. 그는 황씨 할머니의 죽은 남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황씨 할머니를 보며 미소짓고 포근하게 다가오라 일러준다. 그는 굳이 산 사람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저승사자의 모습만 아니라면,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인 사람같다. 두 번째 저승사자는 미연을 사랑했던 용택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재를 살았던 기억마저 가지고 있어 다소 삶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저승에 있으면서 해탈하지 못한 인간의 모습 같다. 세 번째 저승사자는 아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에서 별 하는 역할이 없이 느껴지다가 마지막에는 황씨 할머니네 큰 아들의 자식으로 환생한다. 이것은 어쩌면 돌고 도는 인간의 윤회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세 저승사자는 죽은 뒤의 인간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오구』에서는 굿에 관한 것 말고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음을 바라보는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오구에서 황씨 할머니는 꿈에서 죽음을 보고 처음에는 두려워한다. 두려워서 나는 아직 죽을 수 없소 하다가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 이 과정 자체는 조금은 암울하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굿이 시작되고 나서 보면, 황씨 할머니도 마을 사람들도 굿판 자체를 즐기며 황씨 할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축원한다. 늘어지고 슬픈 분위기는 별로 없다.
  장례식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더하다. 황씨 할머니의 장례식 모습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한쪽에서 사람들은 고스톱을 치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낙들은 한쪽에서 음식을 만들며 이야기를 나눈다. 곡을 한창 해야 할 황씨 할머니네 장남과 며느리는 곡하는 이를 고용해 곡을 하지만, 엄청나게 슬프다던가 하는 분위기를 내뿜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장례식장은 장례식 자체를 통해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 같다. 거기다 황씨 할머니네 며느리가 아기를 낳는 장면까지 포함하여 웃음을 더 해 주었다.
  『오구』는 현실적인 요소와 환상적인 요소를 잘 섞어낸 작품이다. 그 둘의 섞음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우리네 삶이 바라보는 죽음에 대한 의식과 굿판의 화합을 담아낸다. ‘산 자와 산 자가 화합하고 죽은 자와 만나는’ 굿의 모습과, ‘죽음은 하나의 축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의식’이라는 의식. 두 가지 우리의 전통적인 생각의 모습. 그것이 잘 드러나 있다. 내가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런 것인지, 내가 한국인이어서 그런 것인지 이 연극을 몹시 재미있게 보았다. 많이 울고, 많이 웃으며 보았다. 죽음에 대한 의식도 그렇지만, 화합을 전통 문화를 통해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더 크게 점수를 주고 싶다. 본디 연극이라고 하는데, 그 연극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게 만든다. 볼 것 많고, 느낄 것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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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 유지. 1967년 12월 13일생. 벌써 오다 유지도 우리나라 나이로 41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일본 나이로는 39) 아직도 꽤 동안인 아저씨이다. 갑자기 왜 오다 유지냐, 라고 하냐면-_-;; 어제 꿈에 나와서... 난데없이 왜 나온건진 모르겠지만 꿈에서 굉장히 멋졌기에-_- 포스팅질... 

  오다 유지를 처음 본 것은 역시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벌써 10년 전 드라마가 되어버렸지만, 아직까지도 일드 중에선 내 마음속 넘버 원이다. 촌스러운 녹색 코트를 입고다니던 아오시마 슌사쿠역을 했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어쩌면 아오시마를 보고싶은 마음을 오다 유지에 투영해서 좋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털털한 모습... 실제의 오다 유지가 그렇게 털털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얼굴의 선이 굵직굵직 하다던가, 웃는게 바보같다던가, 털털해 보이면서도 냉정한 모습을 할때 멋있다던가... 여러가지 매력을 가진 남자.

  올해 4월에 TBS 드라마 농담 아니야!(冗談じゃない!)에 우에노 쥬리와 공동 출연한다고 한다. 재미있을것 같다. 20세 연하의 아내를 맞이했는데, 알고보니 장모가 이전에 사귀었던 5살 연상의 여인이라는 설정. 직장에서도 일이 꼬여 여자투성이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는 이야기. 실제로 우에노 쥬리와 근 20살 차이가 나고... 재미있겠다. 장모 역할은 오오타케 시노부. 실로 오래간만의 홈드라마 출연이라 기대중이다. 20살 연하와 촬영하는 오다 유지가 부러운게 아니라, 20살 연상과 출연하는 우에노 쥬리가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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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카페 - 헐리웃 베스트 드레서

 
   매력적인 그녀, 산드라 오. 해맑게 웃을때가 너무 귀엽고 멋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뉴스에서 무슨 무슨 상을 탄 한국계 이런식으로 기사 나온것만 봤었다. 그떄는 그냥 외국애들이 신비하다 생각하는 동양인의 얼굴이구나... 그정도 감상? 
 
   그러나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고 완전히 반했음.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냉정하면서 자신감넘치고, 가끔은 오만하고 그러면서도 귀엽기 짝이없는 '크리스티나 양'역할을 맡고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수많은 캐릭터들 중에 버크와 함께 가장 마음에 든다. 굳이 산드라 오와 크리스티나 양을 동일화시키고 싶진 않지만-_- 투영해서 보고싶은게 또 사람 맘이잖아. 아무튼 좋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도 좋고, 작달막한 눈도 좋고, 살짝 화살코 같은 느낌의 코도 좋다. 독특한 페이스.

  몇몇 사람들이 산드라 오가 자기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 때문에 불쾌하게 여기는것 같더라. 그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겠냐-_-; 캐나다인이지. 이민 2,3에게 우리와 같은 애국심을 바라는것은 무리다. 잘되면 그제서야 한국계라고 갖다붙이면서, 뭘 바라는거야; 게다가 그 발언은 동양계면 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인줄 알고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자신은 한국계이지만,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도로 말한건데. 한국계인걸 부정한건 아니고, 국적 부정정도로밖에 들리지 않는데. 별걸 가지고 트집들이다 정말. 산드라 오가 김윤진처럼 한국에서 활동하다 간 사람도 아니고-_-;

  그레이 아나토미는 여전히 재미있게 보고있다. 그런데 왜 외국인들은 크리스티나 양의 양을 '옝'이라고 발음하는 것일까. 영어로 써도 Yang인데! 양씨의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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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옥탑방(99 이상문학상작품집 23)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상우 (문학사상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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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년도, 23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할아버지 댁에서 무심코 훔쳐오긴 했으니, 한국 소설을 잘 읽지 못하게 되어버려서-_-(부끄럽다, 참.) 읽는 것을 한참이나 미루고 있었다. 그래도 단편들의 묶음인지라 며칠 전부터 조금씩 읽고 있다. 여전히 한국 소설은 내게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다가온다. 인생을 쉬이쉬이 살아온 나의 모습이 느껴져서 부끄럽다. 대상 수상작은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

  다소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작은 옥탑방까지 도달하다 보면 정말 우울해진다. 가난이 범람하는 작디 작은 옥탑방. 꿈없는 시지프같은 주인공 민수, 화려한 지상으로의 추락을 꿈꾸는 주희. 모두가 슬프다. 중간 중간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도입하면서 우울한 결말로 치닫나 했더니, 웬걸. 결말은 의외로 희망적이다. 

  시지프들의 세계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이 나만 같아서, 슬펐던 소설. 그러나 민수는 말하네. 지금, 당신의 옥탑방에 불을 밝혀야 할 때. 라고.

  지난 십 년 동안 나는 시지프들의 세계에 안주하고 있었다. 몽타주로 재현되는 무수한 시지프들의 세계, 산정을 향해 바위를 밀어올리는 불굴의 의지를 상실해버린 시지프들의 세계, 희망 없는 노동을 죄악시하고 도로(徒勞)를 무능의 결과로 치부해버리는 시피프들의 세계, 신을 향한 멸시를 두려워하고 운명을 극복하려는 반항적인 분투를 상실해버린 시지프들의 세계―그곳에 안주하며 하루하루 종말적인 인간의 시간을 살아온 것이었다.
  아주 가끔, 신화 속의 시지프가 기억에서 되살아날 때가 있었다. 늦은 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다가 문득 형네 집에 얹혀살던 시절을 떠올리게 될 때, 새벽에 뜻하잖게 잠에서 깨어나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될 때―그럴 때마다 찡그린 얼굴, 바위에 부벼대는 뺨, 진흙에 덮인 돌덩이를 멈추려고 버틴 다리, 바위에 받아 안는 팔, 흙투성이의 손 같은 게 생생하게 되살아나곤 한 것이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의 멸시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시지프가 깊이 잠든 오관을 후려칠때마다 쩡, 쩡, 어디선가 빙벽을 꺠는 듯한 소리가 날카롭게 귓전으로 밀려들곤 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나는 낯선 지상에 서 있었고, 손가락을 헤아려 보면 나도 모를 나이가 되어 있었다. 옥탑방으로부터 현재까지의 거리, 그리고 옥탑방을 떠나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세월.
  십 년 세월이 지난 지금, 그녀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남겨진 시간에 대해 깊은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지나간 시간보다 남겨진 시간이 두려운 건 변화가 아니라 불변하는 것에 대해 느끼는 끈끈한 채무감 때문이리라. 주어진 형벌의 바위를 부정하고, 지상에 안주하기 위해 인간의 숙명까지 부정하는 시지프들의 지옥―무슨 이유 때문인가, 추억이 망각의 늪으로 잦아들 때가 되었는데도 내 마음의 옥탑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곳에서 살았던 한 여자의 존재감 때문이 아니라 옥탑방이라는 상징, 그것이 하나의 생명채가 되어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리라. 불완전한 지상의 주민, 숙명의 전모를 간파하지 못하는 인생의 장님들에게 그 빛은 무엇을 일깨우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주 우연히 지상에서 다시 마주치게 될지라도, 부디 행복한 시지프의 표정을 당신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편지,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력을 느끼게 하는 주시(注視)의 언어로 나의 기억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언젠가,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올지도 모를 필연의 시간에 나는 어떤 시지프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게될지라도, 편견과 모순과 아집에 사로잡힌 불행한 시지프의 얼굴이 아니라 자기 운명에 당당히 맞설 줄 아는 행복한 시지프의 얼굴을 나는 그녀에게 보여 주고 싶다. 내가 그녀를 알아보거나 그녀가 나를 알아보는 순간, 혹은 내가 당신을 알아보거나 당신이 나를 알아보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 그러면 옥탑방에서 밀려 나오는 불빛의 의미, 준비된 자세로 항상 깨어 있으라는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
  지금, 당신의 옥탑방에 불을 밝혀야 할 때.
東方神起, Choosey Lover



호우!

We're T.V.X.Q
Party, let's party, it's party time
freaky freaky  Boom Track
Set the base
(Wanna make you mine yeah)
My Sexy Boo!
Yo! Choosey Lover and Start!

舞い降りた天使
마이오리타텐시
춤을 추듯 내려온  천사
君の踊る様は重要無形文化財
키미노오도루사마와쥬요무케이분카자이
너의 춤추는 모습은 주요무형문화재
パパとママに感謝
파파또마마니칸샤
아빠와 엄마께 감사

しなやかなmove
시나야카나 move
부드러운 move
君は知ってか知らずか
키미와싯떼까시라즈카
너는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もやす competition どうにかして欲しいよ
모야스 competition도-니카시떼호시이요
무르익는 competition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어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どんな刺激もかないやしない
돈나시게키모카나이야시나이
어떤 자극이라도 상관없어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Hey gotta make you mine

Please, come dance with me ?
tears 微笑で すべて投げ出しそう
tears 호호에미데스베테나게다시소우
tears 미소로 모두 벗어던져버릴 것만 같아
Please その瞳 bright 見つめたい
Please 소노히토미 bright 미츠메따이
Please 그 눈동자 bright 바라보고 싶어
僕だけとchoosey lover 迷わずに
보쿠다케또 choosey lover 마요와즈니
나하고서만 choosey lover 망설이지말고

もし僕が君のパパならとっくに外出禁止令
모시보쿠가키미노파파나라톳쿠니가이슈츠킨시레이
만약 내가 너의 아빠라면 진작에 외출금지령
危険すぎのBeauty
키켄스기노Beauty
너무 위험한 Beauty

柔らかな肌に 煌くGolden chain
야와라카나하다니키라메쿠Golden chain
부드러운 피부에 반짝이는 Golden chain
ジュアーリに妬くほどかなり禁断症状
쥬아리니야쿠호도카나리킨단쇼오죠오
쥬얼리에 질투할 정도로 상당한 금단증상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どんな刺激もかないやしない
돈나시게키모카나이야시나이
어떤 자극이라도 상관없어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Gotta make you mine

Please don't make me down
tears 眼差しで全て望むまま (please don't baby~)
(tears 마나자시데스베테노조무마마)
tears 시선으로 전부 원하는 대로
please 夜明けまで tight 抱きしめて
(please 요아케마데 tight 다키시메떼)
please 날이 밝을 때까지 tight 꼭 껴안고
唇で夢心地その先まで 
(쿠치비루데유메고코치소노사키마데)
입술로 꿈 꾸는듯한 황홀경 그 앞까지

Please let me take you a dance
tears 微笑に 全て捧げるよ
tears 호호에미니스베테사사게루요
tears 미소에 모든걸 바칠께
please 永遠に right 誓うから
please 에이엔니 right치카우카라
please 영원히 right 맹세할테니
僕だけに give me your love 今夜こそは
보쿠다케니 give me your love 콘야코소와
내게만 give me your love 오늘밤에야말로

Hey Listen Uh
Choose me baby Uh
Sexy Lady Uh

We got this dance music fight
move your right the basic style
Eastern, Western, Southern and All, Everybody
We got this dance music fight
move your right the basic style
Eastern, Western, Southern and All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どんな刺激もかないやしない
돈나시게키모카나이야시나이
어떤 자극이라도 상관없어
nothing come close but you’re Choosey lover
Hey Gotta make you mine

Please dont' make me down
tears 眼差しで 全て望むまま
tears 마나자시데스베테노조무마마
tears 시선으로 전부 원하는 대로
please 夜明けまで tight 抱きしめて
please 요아케마데 tight 다키시메떼
please 날이 밝을 때까지 tight 꼭 껴안고
唇で夢心地その先まで 
쿠치비루데유메고코치소노사키마데
입술로 꿈 꾸는듯한 황홀경 그 앞까지

Please let me take you a dance
tears 微笑に 全て捧げるよ
tears 호호에미니스베떼사사게루요
tears 미소에 모든걸 바칠께
please 永遠に right 誓うから
please 에이엔니 right치카우카라
please 영원히 right 맹세할테니
僕だけに give me your love 今夜こそは
보쿠다케니 give me your love 콘야코소와
내게만 give me your love 오늘밤에야말로

-

  고화질이라 그런지 좀 끊기네..-_- 후, 공들여 한 포스팅이 날아가서 난 지금 몹시 슬프다... 포스팅 두번 쓰는건 딱질색... 왠지 동방신기가 미워질라그래...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차고 넘치는 마당에, T.M.R을 하기 전에 (a.b.s는 했지만-_-그래도..) 동방신기 포스팅을 하는게 옳은가 하는 의문이 아주 잠깐 들었다. 근데 어차피 음악란에 있는 가수들을 다 내가 '팬'으로서 좋아하는게 아닌지라, 좋은게 좋은거 라는 마음가짐으로 포스팅을 시작한다.

  사실 난 동방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유없이 싫어했다. 데뷔 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동방신기가 내가 고3떄인가, 고2때인가 데뷔했었나... 당시는 왠지 찬란했던 아이돌의 시대는 가고 실력파 가수들이 판을 주도하던 시기였다. 소몰이로 유명한 애들은 그때 다나왔다. 빅마마도 그때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가수는 실력!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 동방신기는 뜬금없이 등장한 애들이었다. 

  sm도 이제 한물 갔구나, 싶은 시점에서 sm이 새 아이돌을 내놓은 것이 동방신기였다. 그때 나와 놀던 무리들은 모두가 동방신기의 등장을 비웃었다. 이름도 이상한 동방신기에다가 살짝 느끼한 느낌의 타이틀이었던 Hug. 게다가 실력파 가수들이 판치던 배경.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우리는 HOT와 젝스키스의 격돌-_-을 보고자란 세대였다. 왠만한 아이돌은 우스웠다. 우리보다 어린 애도 들어있는 그룹이었는걸. 그렇게 좀 있다가 가라앉을 애들-_- 정도로 인식했는데 의외로 얘들이 뜨는거다. 10대 소녀팬들을 이끌고. (우리도 10대였지만, 우리는 자신들을 20대처럼 여기는, 공부에 찌든 고3이었다.)  그래서 더욱 비웃었다. 유치하게. 애들이나 좋아하지. 이런 기분이었달까.

  그리고 각자 공부에 몰두-_-하던 도중, 변절자는 생겨났다. 날도 맑았던 때, 나는 쫄래쫄래 옆옆반-_-의 은자에게로 놀러갔다. 그리고 은자의 책상에서 발견하고 말았던 것이다. 유노윤호의 사진을...! 다른 한명은 기억이 안나네-_-; 아무튼 거기다가 비닐까지곱게 씌워 책상 덮개가 되어있었던 그들. 무리들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네가 그럴수가. 너는 UN의 팬이잖아! 저런 애들을 좋아하는건 어른스럽지 않아;ㅁ; 그래도 은자는 굴하지 않았다. 반 애들의 유혹에 넘어가다니, 악마들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중에서야 알았다. 우리의 은자가 보균자였으며, 악의 우두머리-_-였음을. (하아, 그때의 충격이란...)

  아무튼 가장 친한 친구녀석이 동방신기의 파슨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는 좋건 싫건(싫었다...)간에 동방신기의 이름이나 얼굴, 자료등을 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매번 자료를 접하다보니, 자꾸보면 정든다고-_- 다섯 명 모두의 얼굴과 이름을 분간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실망했었나...<-진심. 

  이렇게 되고나서야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쵸큼 철든 시기라고 해주라. 동방신기나 내가 좋아하는 그들이나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 나의 팬력이라는 것도 춈 다양해서-_-; 다양한 부류의 가수들을 '팬'으로서 좋아했는데, 그들과 동방신기나 다를 게 없다는거다. 똑같이 노력하고, 연습하고, 열심히 무대에 서는 사람들인데 내가 동방신기를 비웃을 이유가 전혀 없는거였다. 컨셉이 가끔 이상한거? 옷 이상한거? 그거는 그냥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우스울 떄가 있는거고. 그걸로 얘네를 폄하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거였다. (솔직히 우리 니시카와 아저씨, 우스운 옷 많이 입었다.... 지금도 입는다.... ) 그걸 정말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동방신기를 유치하다고 욕한다면, 네이버 덧글다는 리플러랑 다를게 뭔가... 솔직히 얘네는 철없는 팬들 때문에 욕먹는거고. 개개인의 품성이 문제된다고 해도, 가수를 품성으로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돌은 아이돌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내가 그들을 비웃을 이유가 어디있는데. 끊임없이 싫어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힘든거다. 

  ...이렇게 해서, 나는 동방신기를 폄하-_-하거나 하지 않고 바라보게 되었다고. 그렇다고 팬이된건 아니고ㅋㅋ (은자 실망했어?) 그냥 은자가 보내주는 자료를 편견없이 바라보며 비웃을 수 있는 정도? <-

  으악, 원래 츄지러버-_-Choosey Lover만 포스팅 하려던건데 길어졌다.  Choosey Lover는 동방신기의 일본 발매 싱글이다. 은자가 보내줘서 들어본, 동방신기의 다른 일본음악들은 발음이 영 거슬리게 느껴졌는데 이건 팝-_-의 느낌이 강하고, 클럽분위기라 발음의 어색함이 거의 안느껴진다. 게다가 내가 들어봤던 동방신기 노래들 중에서 가장 나의 취향에 맞는 노래. 물론 가사가 조금 안습이고(보면 안다), 뮤직 비디오에서 유노윤호의 모자가 조금 거슬리지만... (다른 애들은 관심이 없어서 안거슬린다.) 괜찮은  노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사랑 심슨. 나도 짤방으로 얻은거라 몇 시즌 껀지 모르겠다-_-;


  내가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어린애라는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특히 화에 있어서, 나는 내가 화났음을 제대로 감추는 편이 못 된다. 우울한 상태보다 화난 상태를 감추는 것이 더 힘든 것은 아무래도 '화'의 성격 자체가, 격하고 흥분되는 것이라 그런 것 같지만... 뭐 새삼스레 나의 자기통제불능상태에 대해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오늘 병원에 갔다. 아파서 간건 아니고, 라식 수술 결과를 지켜보는 진단이다. 집에서 뭉개고 있다가 안돼, 더 이상 꾸물거렸다간 병원에 가지 않는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대충 옷을 입고 나갔다. 병원에 한시 이십 분 쯤 도착했나? 아-_- 누구따라 시트콤 인생이 되어가는건지. 점심시간이더라. 1시부터 2시까지. 집에 나올땐 전혀 생각못했다. 거기서 멍하니 음악이나 듣고 있다가, 2시에 진료 시작했다. 그리고 오분만에 종료orz 어차피 정기검진이라 시간 얼마 안걸리는건 알았지만, 40분 기다려서 5분 진료 받으려니 쵸큼 슬프던데.

  근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말 타이밍 좋게, 내가 처방전 받아야하는 그때에 컴퓨터가 다운되셨다. 전산처리로 이루어지는 곳이라, 나는 처방전 받는 곳 근처에서 멀뚱히 기다렸다. 30분이나! 아무리 간호사들을 쳐다봐도, 이러저러해서 처방전이 늦는다는 말조차 없었다. (다운된건 간호사들을 지켜보며 알아낸거다-_-) 그리고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처방전을 받아가는것을 보고 급분노해서, 그제서야 말했더니 전산오류때문에 누락됐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끊어주더라. 그러나 나는 이미 분노... 정말 화났다. 멀뚱히 30분동안 기다릴동안 몰랐다고 한다면 그 간호사들이 문제있는거다. 환자에 대한 관심이 눈꼽만치도 없었나. 그러나 나는 소심하니까-_- 다시 볼 간호사들에게 버럭버럭 얼굴 붉히며 화내지는 않았(못했)고, 3000원짜리 진단서 끊으면서 카드긁는 심술 정도를 부렸다. 집에 돌아오면서도 너무 기분 나빴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 범위 내에서는 친절하다. 정말 싫어하는 사람 아니면 항상 웃으려 노력한다. 반대로, 모르는 사람의 경우에는 엄청 낯을 가리고, 불친절을 선보이는데(내 친구들에게 내 첫인상이 문제있는 이유) 그 병원에 내가 다시 안가도 되는 거였다면(아직 정기검진 3번이나 남았다.) 엄청 화내고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3000원을 카드로 긁는 심술 정도가 아니라, 볼펜 던지는 정도는 했을 것 같다.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나는 화나면 그자리에서 너무 티내는 타입이니까. 이런 부분이 어린애. 참으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 (아, 전에 화냈던 롯데시네마 직원 너무 미안함...-_-;; 그땐 전혀 그 분 탓도 아니었는데.)

  우쨌건, 나는 30분동안 처방전 받는데서 얼쩡거린 나를 무시한(사정 설명 하나도 안하는) 그 간호사들이 너무나 싫었고, 또 소심하게 블로그에 적는다. 유후. 지금은 시간이 흘러서 기분이 좀 나아졌어. 금방 화내고 금방 잊는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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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초콜렛. 사실 먹은지 좀 됐다. 언제나 포스팅은 당일 이후라는 법칙... 내 포스팅들은 시간도 날짜도 제각각이다. 생각날 때 포스팅을 많이 해놓고, 예약기능으로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혹은 일주일 정도 후로 잡아놓는다-_-;; 00시 포스팅이 많은 이유(...). 그래도 분들은 다 다르게 설정해놨음. 

  민징과 회기에서 만났을때, 경희대 근처에서 밥먹고 회기역으로 걸어내려오던 중 우연히 발견하고 질렀음. 커다란거 99% 하나를 살까, 미니초콜렛 모음을 살까 하다가 미니로 낙찰. 하도 99%에 관한 악평을 많이 들어서 겁이 좀 났었다. 

  집에 와서 동생에게 99%한 조각을 시험삼아 먹였다. 마루타. ㅋㅋ 한 조각이래봤자, 미니초콜렛이라 새끼 손톱 반만한 크기였다. ...그리고 나서 63%짜리를 뜯어 내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들었다. 낄낄. 당장 63%를 주지 않고 86%를 줬는데 목졸림을 당할 뻔 했다. "둘다 쓰잖아 어래랴버디ㅏ러ㅣ아ㅓㄻ이ㅣ이악마야!" 정도의 평을 들었음. 72%까지는 괜찮단다.

  그리고 나서 내가 먹었는데, 슬금슬금 녹여먹었더니 꽤 괜찮았음. 인터넷의 수많은, '크레파스 씹는 기분'이라던가의 느낌은 아니었다. 그냥 써. 써서 사먹기는 싫고, 그냥 녹여먹음 초콜릿 향 정도는 난다. 86%는 쌉싸래하면서 좋았다. 72%도 좋고. 뭐 돈주고 사먹을건 못되어도, 크레파스는 아니었다고.

  아, 물론 부모님께도 드렸다. 아빠에게 99%를 줬더니 화를 냈고, 엄마는 말없이 인상을 찌푸림...  

  아직도 세 조각이 남아있다. 룰루, 나중에 친구들 줘야지. 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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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ingdon boys school, INNOCENT SORROW



裂けた胸の傷口に 溢れ流れる PAIN In the dark
사케따 무네노 키즈구찌니 아후레나가레루 PAIN In the dark
찢긴 가슴의 상처에 넘쳐흐르는 PAIN In the dark
重ね逢えた瞬間の 繫がる想い 融かして
카사네아에따 슈은카은노 쯔나가루 오모이 토카시테
거듭되는 순간의 이어지는 마음을 녹여줘

醒めない熱にうなされて 最後の聲も聞こえない
사메나이네츠니 우나사레테 사이고노코에모 키코에나이
식지 않는 열에 가위눌려서, 마지막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Don't cry 壞れそうなほど抱きしめたら
Don't cry 코와레소오나호도 다키시메타라
Don't cry 부서질 정도로 껴안았더니
君が震えていた Oh…
키미가 후루에떼이따 Oh…
네가 떨고 있었어 Oh…
そっと かざす掌に觸れてみせて Never…Until the end
솟토 카자스테노히라니 후레떼미세테 Never…Until the end
살며시 들어올린 손에 닿아봐 Never…Until the end

零れ墮ちる砂のように はかない願いを Close to the light
코보레오찌루 스나노요오니 하카나이 네가이오 Close to the light
흘러내리는 모래와도 같은 덧없는 소원을 Close to the light
閉じた君の面影に かれない淚 渗んで
토지따 키미노 오모카게니 카레나이 나미다 니지은데
닫혀버린 기억 속 너의 모습에 마르지 않는 눈물이 고이고

ほどいた指の隙間から 祈りが深く突き刺さる
호도이따유비노 스키마카라 이노리가후카쿠 쯔키사사루
느슨해진 손가락 틈 사이로 기도하는 마음이 깊이 박혀와

どのくらい 果てない痛みと悲しみから
도노쿠라이 하테나이이타미토 카나시미카라
얼마나 끝없는 아픔과 슬픔으로부터
君を救えただろう Oh…
키미오 스쿠에타다로 Oh…
너를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일까 Oh…
もっと 强く掌に觸れてみせて Ever and never end
못토 쯔요쿠테노히라니 후레테미세테 Ever and never end
좀 더 강하게 이 손에 닿아봐 Ever and never end
解き放つ So far away
토키하나츠 So far away
해방시켜 So far away

刻む命の翼で 生まれ變わる來世を 待ち焦がれて
키자무 이노찌노 츠바사데 우마레카와루 토키오 마찌코가레떼
마음 깊이 새긴 생명의 날개로, 다시 태어나는 다음 생을 간절히 기다려

Don't cry 壞れそうなほど抱きしめたら
Don't cry 코와레소오나호도 다키시메타라
Don't cry 부서질 정도로 껴안았더니
君が震えていた Oh…
키미가 후루에떼이타 Oh…
네가 떨고 있었어 Oh…
そっと かざす掌に觸れてみせて
솟토 카자스테노히라니 후레테미세테
살며시 들어올린 손에 닿아봐

きっと 探していたんだ色褪せない 君という名の奇跡を
킷토 사가시떼이타은다 이로아세나이 키미토 이우나노 키세키오
분명 찾고 있었던 거야, 빛바래지 않는 너라는 이름의 기적을
もっと 强く掌で僕に觸れて Ever and never end
못토 쯔요쿠테노히라데 보쿠니 후레테 Ever and never end
좀 더 강하게 그 손으로 나에게 닿아줘 Ever and never end

* うなされて - 가위 눌릴 엽. 완성형에는 없는 한자입니다.
* かざす - 깃일산 예. 완성형에는 없는 한자입니다.
* はかない - 사람 이름 맹. 완성형에는 없는 한자입니다.
* れない - 마를 학. 완성형에는 없는 한자입니다.

작사 : 西川貴敎 (니시카와 타카노리)
작곡 : 柴崎 浩(시바사키 히로시)
편곡 : abingdon boys school


* 가사 출처 : e.R.BLUE, Clyde님

-
 
  나온지 꽤 지난 곡이라 포스팅하기엔 늦은 감이 있다.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다른 포스팅의 노래들도 신곡들은 아니었으니까-_-;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구나.

   abingdon boys school의 싱글 INNOCENT SORROW.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니시카와 타카노리(西川貴敎), T.M.Revolution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분께서 보컬을 하고 계신다. T.M.Revolution쪽 음악이 약간 통통거리는 테크노 락이였던데 비해, a.b.s.는 좀더 펑크한 락을 하는 것 같다. T.M.R도 a.b.s.도 엄청 좋다. 뮤비는 교복에 홀려서;_; 환상적. 근데 저 할머니는 왜등장...

  니시카와를 알게 된 건 고1때, nhk의 팝잼을 보면서부터였다. 내가 처음 보았을 때의 니시카와는 오래간만의 컴백이었던건지, 앞에 인터뷰를 살짝 했었다. 당시에 나는 니시카와를 전혀 몰랐으나, 그 짧은 인터뷰는 어느정도 인지도 있는 가수들만 했었으니까 인기 많은 사람이려니 했다. 솔직히 첫인상이 별로였다. 머리는 가득 층을 쳐서 왁스질을 이쁘게 해놨었지만 앞머리가 다소 길어서 답답해 보였고, 게다가 여자 인터뷰어보다 짧.았.다. 얼굴도 굳이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라고 말하긴 힘들었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보는데, 아니 이건 뭐... 그런 가슴뛰는 라이브는 처음보았다. 그때 불렀던 곡이 건담 Seed의 오프닝으로 쓰인 INVOKE였다. 단 한곡, 그 라이브 만으로 니시카와는 나를 압도했다. 만사가 귀찮던 내가 니시카와 일본 웹진까지 가서 펜팔까지 했으면 말 다했지.

  그때부터 쭉 좋아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헤어의 이전 모습마저 귀여워 보일 정도로 좋아했다. 객관성을 잃어버렸다. 애정이 잠시 식을라치다가도, 라이브를 보면 마음이 바뀐다. 저 작은 몸뚱아리(니시카와의 프로필상 키는 160이다.)에서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나오는 걸까 궁금해한다. 동경에 가깝다.

  아, 파슨성 게시물이 되어버렸다-_-;; abindon boys school에 관한 포스팅만 하려고 했는데. 뭐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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