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y Winehouse, Back To Black



He left no time to regret
그는 후회할 시간조차 남겨두질 않고
Kept his dick wet
정사의 흔적을 가진 채
With his same old safe bet
예전처럼 날 안심시키며 떠나갔지
Me and my head high
여전히 황홀한 채로
And my tears dry
내 눈물은 말라버리고
Get on without my guy
그가 없이 살아가

You went back to what you knew
우리가 겪어왔던 그 모든 일들은 지워버린 채
So far removed from all that we went through
넌 네가 알던 곳으로 돌아가고
And I tread a troubled track
나는 고통의 자취만을 밟아
My odds are stacked
내 고난은 쌓여만 가지
I'll go back to black
난 어둠으로 돌아갈 거야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리는 고작 몇 마디 말로만 이별을 고했고
I died a hundred times
난 수백 번을 죽어가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나는...

I go back to us
우리에게로 돌아가

I, I love you much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It's not enough
그걸론 충분치 않아
You love blow and I love puff
우리는 다른 종류의  마약을 찾고
And life is like a pipe
삶은 마치 마리화나 담뱃대같아
And I'm a tiny penny rolling up the walls inside
나는 마약에 취해버리지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리는 고작 몇 마디 말로만 이별을 고했고
I died a hundred times
나는 수백번을 죽어가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나는...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리는 고작 몇 마디 말로만 이별을 고했고
I died a hundred times
나는 수백번을 죽어가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나는...


Black, black, black, black...
어둡고, 컴컴한 진창으로...
I go back to, I go back to
돌아가, 돌아가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리는 고작 몇 마디 말로만 이별을 고했고
I died a hundred times
나는 수백번을 죽어가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And I go back to...
그리고 나는...


We only said good-bye with words
우리는 고작 몇 마디 말로만 이별을 고했고
I died a hundred times
나는 수백번을 죽어가
You go back to her
너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고
And I go back to...
black
그리고 나는... 어둠으로 돌아가

-

 R.I.P. Amy Winehouse (1983.09.14 - 2011.07.23)

안녕, 이 바보같은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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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불안정과그밖의슬픈기상현상들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리브카 갈첸 (민음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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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도 특이하고 진행 방식도 흥미롭고, 그렇다고 감정 묘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어서 난 엄청 재밌게 읽었다. 어느 날 집에 들어갔더니 아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플갱어가 앉아있더라, 그래서 아내를 찾아 나서는 정신과 의사 레오의 이야기. 정신과 의사 아니랄까봐 정신의학, 분석학에 관련된 묘사가 생겨난다. 거기에 자칭 왕립기상학회 회원이라는 레오의 환자 하비의 이야기가 섞여들면서, 기상학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기상학 이야기가 나오며 기상학자인 츠비 갈첸이 소설 속으로 기묘하게 융합된는데, 이 츠비 갈첸은 작가 리브카 갈첸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한 번 더 웃게 만드는 소재였다.

  굉장히 즐겁게 봤는데 쓰려니까 뭘 써야할 지 모르겠다만... 모든 보이는 것은 '가짜 레마'가 '진짜 레마'임을 말함에도, 레오가 진짜 레마를 찾아나서는 과정이 가장 흥미로우며 또 주목해야 할 부분 같다. 레마의 모습과 레마의 기억을 가지고 있음에도 레오는 주관적인 판단 하에 현재 옆에 있는 레마가 가짜라고 믿는다.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 실제와 가상의 구분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도 의문을 갖게 하고, 또 내가 인식하는 타인에 관한 부분이 얼마나 맞을 수 있는지, 내가 인식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면 타인의 존재가치 또한 내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 뭐 그런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오게 하는 소설이었다.

  근데 뭐 철학적인 이야기 안해도 그냥 재밌다. 난 판타지로 시작해서 현실로 끝나는 이 결말까지도 좋았다. 약간 서스펜스 읽는 느낌도 들었고ㅋㅋㅋ 좋았음. 근래 읽은 소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감독 데이빗 예이츠 (2011 / 미국,영국)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루퍼트 그린트,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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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 보고 왔다. 나의 유년기가 끝나버린 이 느낌ㅋㅋㅋ... 인데 뭐 슬프고 그런 건 아니고 기분이 약간 미묘하긴 했다. 영화는 재밌게 보았다.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지만 뭐 큰 기대도 안했고, 원체 긴 이야기니까 요약본을 보는 기분으로 보았다. 중간 중간 개그컷들도 괜찮았고(아 사랑스러운 네빌(매튜 루이스)!) 요약도 괜찮게 되었다. 연애감정이 너무 축약되어서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의 키스 장면,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지니(보니 라이트)의 키스 장면 모두 뜬금없다 싶게 진행되긴 했지만... 나는 뭐 이미 책을 봤기에ㅋㅋㅋㅋ 귀엽네 하고 말았다.

  작년에 개봉했던 1부에 이어지는 편이라서, 작년에 이어진 클라이맥스이며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클라이맥스인지라 2부는 정신없이 빨리 진행되더라. 사건 해결의 연속.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는 스토리 진행이었다.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은 전부 출동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고... 하는 쉼 없는 진행이 나는 좋았다. 중반 까지는 계속해서 나오던 개그 컷들이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와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들을이 길게는 다루지 않더라도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살려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짧은 단역들도 낭비되지 않고 쓰였다.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의 캐릭터가 그 짧은 과정에서도 톡톡히 드러나더라. 주인공들은 길게 보아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생략하고, 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였던 세베루스 스네이프(알란 릭맨)는... ㅎㅎㅎ 좋았다. 아 진짜 엄청 울음. 다 아는 장면인데도 왜이렇게 슬프니. 회상 하는 장면에서부터 펑펑. 역시 세베루스께서는 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 아닐까... 순정남ㅜㅜ

  진행이 너무 휘몰아쳐서 볼드모트(랄프 파인즈)가 죽고 사건이 모두 해결된 직후의 진행이 허무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그 허무함은 이 시리즈가 끝나버리고, 모든 사건이 종료된 것에서 비롯한 것이기도 한 듯. 뭔가 참... 아 이제 끝이구나... 뭐 그런 느낌을 주인공들 뿐 아니라 나도 느꼈다. 근데 19년 후 모습은ㅋㅋㅋㅋㅋ빵터짐... 제발 분장 좀....ㅋㅋㅋㅋㅋㅋ

  해리 포터 시리즈에 단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할 수도 없고. 이번 영화에서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전부 가둬버리는 맥고나걸(매기 스미스)의 태도에 약간 발끈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그건 원작에서 발현된 성격이라 말하기도 그렇네. 하여튼 선악을 다루는 기준점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즐겁게 보았다.

  재미있었다. 1편이랑 이어서 또 보고 싶네...

"I was born after sunset".. by nattu 저작자 표시

뼈아픈 후회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을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 황지우 (1952.01.25 - )
The Kooks, Sway



Say whatever you have to say
네가 말해야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말해
I'll stand by you
네 옆을 지킬게
And do whatever you have to do
네가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
To get it out and not become a reaction memory
모든 걸 털어놓는거야, 기억에 의존해 반응하진 말아
To hurt the ones you love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주기 위해서
You know you never meant to but you do
네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국 그 일을 저질렀단걸 알거야
Oh yeah you do
그래,
넌 그랬지

Be whoever you have to be
그게 누구든 네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돼
I won't judge you
널 판단하지 않을게
And sing whatever you have to sing
네가 노래해야 한다면 무엇이든 노래해
To get it out and not become a recluse
털어놓는거야, 숨어버리지만 마
 About your how to come out
네가 어떻게  벗어났었는지
I know you never meant to but you do
네가 의도치 않았단 걸 알아, 하지만 결국 넌 그 일을 저질렀지
Oh but you do
결국 넌 그랬어

Still I need your sway
여전히 난 너의 지배가 필요해
Cause you always pay for it
넌 항상 대가를 치렀으니
And I, and I need your soul
그리고 난, 난 네 영혼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soulful
넌 언제나 풍요로운 영혼을 가졌잖아
And I and I need your heart
또 나는 네 심장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in the right places
넌 항상 알맞은 장소에 있었으니까

And take whatever you have to take
네가 가져가야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져가
You know I love you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알잖아
And come however you have to come
네가 와야만 한다면 얼마든지 와
And get it out and get it out
그리고 털어놓는거야, 털어놔
Take it out on me
내게 분을 풀어
Take it out on me
네 모든 화를 내게 풀어
I'll give it you all
모든 것을 줄게
I give it you all, I give it
내 모든 것을 줄테니
I give you all I give it you all
내 모든 것을, 모든 것들을
Yes I will give it you all
내 모든 것을 네게 줄게

Still I need your sway
여전히 난 너의 지배가 필요해
Cause you always pay for it
넌 항상 대가를 치렀으니
And I, and I need your soul
그리고 난, 난 네 영혼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soulful
넌 언제나 풍요로운 영혼을 가졌잖아
And I and I need your heart
또 나는 네 심장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in the right places
넌 항상 알맞은 장소에 있었으니까

Oh yes I will
네게 모든 것을
I will give it you all
모든 것을 줄게

Still I need your sway
여전히 난 너의 지배가 필요해
Cause you always pay for it
넌 항상 대가를 치렀으니
And I, and I need your soul
그리고 난, 난 네 영혼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soulful
넌 언제나 풍요로운 영혼을 가졌잖아
And I and I need your heart
또 나는 네 심장이 필요해
Cause you're always in the right places
넌 항상 알맞은 장소에 있었으니까
 
-

  쿡스 2집보다는 1집을 좋아하지만, 또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2집에 있는 이 노래. 비오는 날 들으니 또 막 좋다... 가사 너무 슬퍼... 별거 아닌데 되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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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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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다니엘 켈만 (민음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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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피가 흥미로워서 샀던 소설. 컴퓨터, 인터넷, 전화 등의 소재를 통해 '나'를 규정하는 게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교묘히 뒤틀려 있어서 그 부분도 흥미롭다. 맨 처음 소설을 읽고 당황했던 게 이게 단편집이었나? 였는데, 서로 연결된 부분이 있으면서 또 각개의 소설로서도 말이 되는 연작 소설 모음집이더라. 그래서 그런가 크게 가로지르는 주제는 비슷한 듯 하다. 소재는 전부 다르고 각개의 소설로서도 매력이 있다.

  모든 단편들이 다 만족스러웠다 말하긴 힘들지만, 내게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온 단편들도 있어서 좋았다. '토론에 글 올리기'와 '내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며 죽어 갔는지'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전자의 경우 남 이야기 같지 않은(...) 트롤의 모습에 감탄했다. 인터넷과 현실 사이에서의 갭이 그리 크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이중적인 캐릭터보다는 이렇게 적당히 약점에 빠진 캐릭터가 좋다. 후자의 경우엔 모든 사람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거짓말과 그에 따른 결과들이 폭풍우처럼 몰아닥치는 점이 아주 좋았다. 파멸밖에 남지 않은 미래를 앞둔 주인공의 태도도 마음에 들었고. 그 외에 마음에 들었던 건 '탈출구'와 '목소리' 정도. 이 두 소설은 소설집 안의 소설 중에서도 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는데, 두 소설이 떠맡고 있는 주제가 '나'를 만드는 부분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비슷했던 것 같다. 전화를 통해서 랄프가 될 수 있었던 에블링이나, 이미테이션 랄프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또 잃게 되는 랄프의 이야기나 둘 다 재미있었다. 나머지 단편들도 무난무난하게 괜찮았지만 썩 취향이랄 건 없었고... 여튼 난 이런게 좋더라.

  구성이 가장 흥미롭고, 소재도 괜찮고. 마음에 든 편이었다.

트랜스포머 3
감독 마이클 베이 (2011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로지 헌팅턴-휘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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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로 보고 왔다. 평이 워낙 안좋아서ㅎㅎ 집에 모든 기대를 놓고 갔다. 그래서 좀 덜 실망한듯. 실망 안했다는 건 아닙니다. 일단 로봇 싸우는 거 보러 가는 영화니까 3D로 봄. 내 돈.. 내 돈...

  내 감상을 세가지로 요약하자면 1. 너무 쓸데없이 길어. 2. 차라리 인간 나오지마... 3. 나의 미카엘라쨔응을 돌려줘 로 요약 가능. 혹은 이것은 장편 미국 홍보영화인가... 싶은 뭐 그런 기분이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많은 기대를 하면 안되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1편의 그 재기발랄했던 느낌이 사라졌다는 게 너무 아쉽다. 이모저모 모든 것은 미국과 관련되어 있고...ㅎㅎ

  샘(샤이아 라보프)은 왜 그렇게 정나미 떨어지는 청년으로 자랐는지 모르겠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았다. 복사나 하란 말이에요? 하면서 면접보는 회사의 브루스(존 말코비치)에게 대드는 걸 보면서 아니 그럼 신입사원이 뭘 한단 말인가? 하고 되묻게 하질 않나. 여자친구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와의 관계에서도 영.. 칼리도 말이지, 이렇게 무매력한 여자 주인공은 처음 봤다. 뭐야 하는게 없다... 시몬스 전직 요원(존 터투로)도 이전에 비하면 역할이 하잘것없어졌고, 켄 정은 그래... 개그하러 나왔겠지. 그래도 싸구려 게이조크 좀 지겹지 않나. 국방부쪽 인물인 샤롯 미어링(프란시스 맥도맨드)는 답답의 극치라서 이게 뭐야 싶었고. 보는 사람이 이게 뭐야 싶을 정도인데 대체 시나리오 쓰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인간 쪽 악역이었던 딜런(패트릭 뎀시)은 그 상황은 이해가 가면서도 뒤로 갈수록 역할 이상으로 찌질해졌다는 느낌. 많이들 등장하는 군인들은.... 음... 그래요 수고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가족 좀 제발 안나왔으면 했다. 엄마(줄리 화이트)고 아빠(케빈 던)고 대체 왜 나왔는데...? 아 내가 인간 나오는 거에 질려버렸나.

  그러나 이것은 로봇이 싸우는 영화가 아닙니까. 아무리 인간이 삽질을 해도 로봇끼리 싸우는 장면만 많으면 괜찮다 이거야. 근데 이건 뭐 중반까지 지루의 극치를 달려서 참 그랬다. 그 이후의 싸움장면도 썩ㅎㅎ 나의 옵티머스는 그런 냐냐냥이 아닌데 말이죠.

  센티널 프라임(레너드 니모이)가 등장하면서 뭔가 활기차지려나 했는데 엉엉 이런 허접한 배신자 컨셉 좋지 않아. 게다가 센티널 덕에 메가트론(휴고 위빙)의 역할이 엄청 눈물나게 되어버렸고, 옵티머스(피터 쿨렌)가 이끄는 오토봇 쪽의 사상도 썩 이해가 되진 않아서 슬펐다. 아 그래, 인간 쪽에서야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 근데 내가 오토봇이라면 센티널 쪽에 긍정하지 않았을까...ㅎㅎ 너무 정의만 내세우는 것도 좋지 않아요. 게다가 막판 마무리..를 확실히 해 준 건 좋은데 그닥 설득력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상만 보면 총체적 난국이네요. 아 근데 실제로도 그랬지!
중세는살아있다그어둠과빛의역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 서양사일반
지은이 장 베르동 (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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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역사 이런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외우는 게 싫으니까) 서양 중세, 근대 생활사가 궁금해져서 이거 찾아서 봤다. 어렵지 않고 그냥 그럭저럭한 흥미+지식 충족용으로 괜찮았다. 나같은 초보에게는 딱 걸맞는 책. 전공자나 이미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봉건사회에 대해서 나는 머리로는 알아도 그 생활은 잘 알지 못하니까 쉬이 공감하지는 못하는데, 요건 개인의 생활사를 담고 있어서 그런가 소설처럼 읽을 수 있었다. 몇 가지 재미있는 파트도 있었고, 몇 가지 역겨운 파트도 있었고 뭐 그랬다. 근대 부분도 이런 생활사 책 있으면 읽어보고 싶다. 아 그리고 이 책은 프랑스의 중세 생활사에 대해서만 나와있어서 다른 나라에 관한 거라면 또 다른 책을 보아야 할 듯 하다. 이런 건 길잡이가 좀 필요한데ㅎㅎ... 나중에 친구한테 물어봐야지.

  적어도 내가 필요했던 부분은 얻었다. 좀 더 자세한 건 알고 싶지 않고, 다른 나라나 다른 시대에 관한 거라면 좀 알고 싶네. 근데 소설처럼 읽었다고 하더라도 소설 아니라고 진도 무진 안나가더라... 역시 나는 흥미 위주의 독서밖에 못하는 사람...ㅎㅎ


  인터넷으로 정보를 알게 되어 보러갔다. 대학생들이 하는 이런 연극실습 과제 재밌고 좋은듯. 무료기도 하고... 게다가 이 공연의 각색자는 오태석 아니신가. 검색하니 이전에 로미오와 줄리엣 각색 했었던 거 학생들에게 과제용으로 내주신 거 같다. 토요일 약속이 있어서 겸사겸사 보기로 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냥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라 우리나라 과거를 배경으로 각색한 연극. 대사 하나하나가 우리나라 식으로 바뀌어서 감칠맛이 나고, 음악과 의상, 춤 등이 모두 우리나라 식이라서 아주 재미있었다. 처음 시작 직후에는 약간 대사도 연기도 어수선한가 싶었는데 한 10분 지나서는 금세 집중할 수 있도록 바뀌더라.

  이야기 틀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전통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진행 방식을 따르지만 세세한 부분은 한국이 살아있는 연극 같았다. 간간히 들어가는 웃음섞인 장면들도 아주 좋았다. 가장 좋았던건 아무래도 신방 장면인데... 그 부끄럽고 또 떨리는 감정의 표현이 정말 잘 됐었고, 그 이후로 이어지는 개그의 향연도 너무 즐거웠다. 아오 답답해, 하는 대사에서 빵빵 터졌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군무가 잘되었다 말하긴 힘들지만 연기자들의 열정이 느껴졌고, 개개인의 연기가 결코 떨어지지 않았고, 이야기도 참 즐거웠던 그런 연극이었다. 풋풋하면서도 참 열정적인 좋은 연극이었다.
나는전설이다(밀리언셀러클럽18)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리처드 매드슨 (황금가지,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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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도 전에 읽은건데 지금 감상을 쓰는걸 보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없다는걸 알 수 있구나... 하여튼 다류한테 빌려서 읽음. 전부터 읽어보고는 싶었는데 도서관 가기는 귀찮고 사기는 왠지 돈아까울 거 같아서... 장르문학은 안읽는 건 아닌데 사는 건 좀 망설이게 되더라. '나는 전설이다'가 중편으로 맨 앞에 있고, 뒤에는 단편들로 배치. 다 읽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전설이다'가 가장 재미있었고, 단편들은 그럭저럭하게 읽었지만 대부분은 취향이 아니었다. '매드 하우스'만 조금 재미있었다. 호러 소설은 썩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전설이다 쪽은 호러라기 보단 나름의 고찰이 있어서 좋았지만. 설정 만든것도 지금 읽어도 재밌고.

  나는 이런 좀비물이 딱 질색인데, 원체 디스토피아물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그런 막연한 두려움을 공감하기가 싫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말이 허무로 끝난다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주인공의 비참함을 즐기는 타입도 아니고... 비참함이 있는 건 좋은데 언제나 행복한 결말이 좋고, 혹은 주인공 본인이 담담하게 넘겨버리거나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좀비물 같은 건 거기와 완전 동떨어져 있다. 주인공들은 꼭 살아남으려 발버둥치고 그 끝에 구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는 전설이다'의 중편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네빌이 가진 삶에 대한 욕구가 일단 마음에 들었고, 네빌이 죽는 과정까지도 꽤 낭만적이었기 때문이다. 몇몇 판단이 아쉽기는 했지만 네빌은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과거를 무작정 그리워하지 않았고, 미래를 받아들였다. 그런 일련의 사고과정이 나름의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게 지구 최후의 마지막 세대가 된 네빌의 사고를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 끝이 구원은 아닐 지라도 뭔가... 의미있지 않은가. 새로운 인류의 전설이 된 게.

  좀 편식하는 편인데 장르 소설치고 느낌이 좋았다. 다만 다른 단편들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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